딱 좋은 때 글을 올린다고 기뻐하고 있는데
프리님께서 계실줄이야..
괜히 지금 왔어, 괜히 지금 왔어~~,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
"새벽 두시에 다시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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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5월 이벤트 선정자, 미모에요. 넙죽~.
엄청나게 쟁쟁한 분들이 많으셨는데 제가 건조기를 받다니
혹시 아직도 꿈..................?
진작에 감사하다는 글을 올렸어야 했는데
너무 늦었어요. 흑.
인증샷을 찍으려면 박스를 뜯어야하는데
저희 어마마마께서 그런 택배 박스 열어보시는 걸 좋아하셔서
엄마오실 때까지 한쪽에 모셔두느라고 늦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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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큅 전체샷은 많으니까 전 안쪽 채망 보여드릴께요.

이게 제일 굵은 채망이에요.
채망 위에 올려놓은 것은 모기향매트인데 크기 보시라고 올려뒀어요.
저걸 말려먹지는 않았답니다. (@.@ );;

이것이 두번째 채망.
채소나 과일 등이 마르면서 부피가 줄어들면
망 사이로 떨어지기도 하기 때문에 이렇게 촘촘한 채망도 같이 주더라고요.

세번째 채망.
이건 채가 아니라 그냥 트레이에요.
젤리류나 물기가 많은 것을 말릴 때 쓴답니다.

저 통은 청국장용 통이에요. 총 4개가 들어있어요.

제가 건조기로 제일 처음 해본 것은 매실물기 거두기였어요.
매실청을 담그려면 매실을 씻어서 물기를 없애야하는데
보통은 채반에 널어 말리지만 저희 집은 10개월둥이 우주무법자 만두군때문에
그럴수가 없어서 건조기에 켜켜이 넣고 말렸어요.
37도에서 30분정도 윙~.

30분 후 뚜껑을 여니 이렇게 보송보송하게 마른 매실들이 자태를 보입니다!
이제 저녁에 대형알콜 흡수기가 돌아오면
살살 깨서 과육이랑 씨랑 분리하라고 할거에요.
올해 매실청 작업은 82쿡 덕분에 행복하게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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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82쿡의 성격에 정반대되는 못된 재료들의 만남을 선보이겠습니다.
제가 땅콩버터맛이 진하게 느껴지는 '버터구이 오징어'를
참 좋아해요.
하지만 결혼하고 지방으로 내려오니 그걸 파는 곳이 없더라고요.
인터넷을 뒤지며 레시피찾기를 어언 3년..
제 입맛을 맞춰주는 것은 여전히 없어서
눈물을 흘리며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재료는 반건조 오징어가 더 좋겠지만 없으니 아쉬운대로 진미채,
간장, 땅콩버터, 사과청(설탕으로 하면 더 시판 오징어 맛을 낼 수 있어요.)입니다.

간장병이 정말 고급스러워보이지 않나요?
중남미 배낭 여행 때 멕시코에서 사와서 애지중지하던 술인데,
다들 아시는 저희 집 대형알콜흡수기에게 당했어요.

일단 물을 팔팔 끓입니다.

그리고 진미채를 한번 데쳐요.
이런저런 양념을 해야하는데 그냥 쓰면 너무 짜게 되고,
이런저런 잡냄새도 날아가거든요.
간혹 몸에 좋아야지.. 라던가
그렇게 하는게 더 좋아.. 라면서 생강이나 마늘을 넣어서 향을 더하시려는 경우가 있으신데
이건 길거리 맛이라구요.
너무 '엄마표 영양반찬'틱하게 하면 안돼요.
진미채가 많이 저렴버젼이라서 비린내가 심하다.. 하실 때만
소주나 청주를 약간 넣어주세요.

다 데쳤으면 물을 따라내고 센불에서 가볍게 기름없이 가볍게 볶습니다.
대충 물기가 날아가면 간장을 조금 붓고 계속 볶아요.

어느정도 간장이 배어든 색깔이 나오면 땅콩버터를 넣습니다.
처음부터 많이 넣지 마시고 조금 넣고 전체를 섞는 방식으로 해야
땅콩버터가 떡지지 않아요.

계속 땅콩버터를 넣으면서 맛을 보세요. 그리고 중간중간 사과청(설탕)도 넣으시고요.
땅콩버터만 넣으시면 맛이 아주............. 므흣해져요. 설탕을 꼭~ 넣으세요.
이걸 만들면 땅콩버터가 꽤 많이 없어집니다.
집에 땅콩버터가 있는데 우린 잘 안먹는다.. 하시면 만들어보세요.

계속 볶다보면 이렇게 땅콩버터가 뭉치는데
더 볶으면 오징어가 땅콩버터를 흡수하면서 포슬포슬해져요.
마치 편강처럼요.
(편강만들어 보신 분들은 이 부분에서 아하~! 하실 듯..)

포슬포슬 수준을 넘어서면 이렇게 먹음직스러운 갈색을 띄면서
버터구이로 변해갑니다.
한김 날리신 후 오븐에 잠시 돌려서 드시면 더 맛있어요.
바로 먹으면 부드럽고요.
전 대형알콜흡수기가 옆에서 맥주병을 든채로 침을 꼴깍꼴깍 삼켜서
오븐구이는 못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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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는 건조기로 만든 무슨 요리를 올려야할까
숙제기입장에 적어놓고 생각중입니다.
제 머리에서 기발한게 나올리 없고.... -_-;;
그래서 이때쯤 등장한 만두군..

아기는 조용하면 사고치고 있는 거라더니
아무 소리가 없어서 나가보니 베란다로 진출했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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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동네 사시는 리플렛님,
가을에 수확하시고 건조하실거 많으시면 무상대여 해드릴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