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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초라한 아침 - 나물밥

| 조회수 : 7,360 | 추천수 : 171
작성일 : 2010-06-10 12:16:35
1. 밥이 모자랄 땐 나물밥을



새로 밥을 하자니 찬밥도 있고 귀찮기도 하고, 그냥 먹자니 양이 좀 적고, 그럴 땐 나물밥을 한다.
어떤 재료든 나물밥을 해 놓고 보면 한 그릇 반 나오던 게 두 그릇,
두 그릇 남짓 되던 밥이 딱 세 그릇으로 늘어나는 마술을 보곤 한다.

“본래 나물밥이 밥 양을 늘리기 위한 것 아녔던가.”

아침밥이 있긴 한데 도시락까지 싸긴 조금 모자랄 듯하다. 마침 ‘미역취’와 ‘부지갱이’ 있다.
간장과 소금으로 간해 심심하게 볶았으니 안성맞춤이다.
압력솥에 담긴 찬 밥 위에 미역취와 부지갱이 적당히 잘라 넣었다. 뚜껑 닫고 낮은 불에 올렸다.

우리 집은 찬밥을 데울 때 낮은 불에 솥 올려놓고 뜸들이듯이 둔다.
좀 오래돼 너무 말랐으면 밥에 물 조금 뿌리고 뜸 들여 잘 저어만 주면 금방 한 밥처럼 먹을 수 있다.

나물밥도 마찬가지로 새로 짓는 밥이 아니라면 재료가 무엇이든 찬밥에 재료 올리고 낮은 불로 그냥 두면 된다.
다만 재료에 따라 시간 조절을 할뿐.
솥은 얇은 냄비보다는 압력솥 같이 바닥이 두꺼운 솥이 타지 않고 덜 누러 붙는다. 
콩나물, 무, 호박, 김치 같은 전통적인 나물밥이 아니라도
먹다 남았거나 자투리 재료로 새로운 맛을 낼 수 있는 게 나물밥이다.




냄비에 김치 깔고 물 좀 넣고 냉동고에 들어있던 찬밥 올리고 마늘 구운 거랑 치즈 한장 얹은 김치밥.
김치밥의 특징은 따로 양념장을 안만들어도 된다는 거고 이것저것 뭐든 넣어도 어울린다는 거다.

2. 굳이 이름 불러야 한다면 ‘김치비빔장’쯤 되겠다.



배추김치 먹다 보면 김치 속만 밑에 가라 앉아 있곤 한다.
달리 쓰일 데 별로 없는 김치 속으로 ‘김치비빔장’을 만들었다.
김치 속과 김치를 한번 먹을 만큼 후라이팬에 썰어 넣는다.  
자작하게 물을 붓고 취향에 따라 기름을 추가해도 되고 나중에 해도 된다.
김치 익는 냄새가 나고 물이 졸아들면 계란을 넣고 스크램블 하듯 바로 섞어 불에서 내려놓는다.
계란은 재료가 좀 질척하게 붙어 있는 효과와 부드러운 맛을 보탠다.
후추, 강황(카레)등 좋아하는 향신료를 좀 보태도 좋다.
만일 고기를 좋아한다면 다진 고기를 처음부터 넣으면 될 거다.




오늘 아침 밥상이다.
보리쌀에 수수만 넣고 지은 밥에 한 숟가락씩 푹 떠 넣고 ‘비빌 비빌~’ 당근과 먹었다.
청양고추가 좀 아쉬웠다. 혼자 먹는 아침, 여기다 치즈나 샐러드 정도 보탠다면
독신자에겐 10분이면 만들 수 있는 훌륭한 고단백 식단일거다.

* '버릴게 없다는 건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라 좋다.
비록 장 볼때마다, 맛있는 걸 볼때마다. 욕심껏 사들이는 미련을 떨기는 하지만...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예쁜아기곰
    '10.6.10 12:58 PM

    초라한 아침밥상이아니라.. 건강밥상같은데요~!!^^*

  • 2. 영이
    '10.6.10 1:28 PM

    우와~~ 제가 오후님 팬인데^^ 요즘 왜 뜸하신가 했어요.. 하핫~
    탁자 취향이나, 먹거리 취향까지..어쩜 이리 저랑 같으신가요
    나물밥 보니 곤드레밥 생각나네요..
    특히 김치밥 너무 맛있을거 같아요~~

  • 3. T
    '10.6.10 1:39 PM - 삭제된댓글

    나물밥.ㅠㅠ 진짜 맛있어 보여요.
    아..침고여요. 츄릅츄릅..

  • 4. 나비언니
    '10.6.10 1:49 PM

    저 이렇게 남김없이 먹는거 완전 신봉합니다. 집에 나물남은것도 잇는게 해먹어봐야겠어요!!!

  • 5. 미주
    '10.6.10 2:07 PM

    엄마는 나물이 그렇게 맛있어요??
    너도 내나이 먹음 알게될꺼다 ~~ ㅎㅎㅎ (이상 간간히 밥상머리에서 주고받는 모녀지가의 얘기)
    아~~ 진짜 오후에님 이건 고문이에요 고문!!

  • 6. 소박한 밥상
    '10.6.10 3:32 PM

    테이블과 그릇과 반찬이 3박자로 어울려주네요 !!
    나물 반찬이 더 어렵고 손이 많이 가지요 ??
    저는 다 어렵지만요 ^ ^
    오후에님 건강해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답니다 !!!!!!!!

  • 7. 어중간한와이푸
    '10.6.10 6:50 PM

    우린 흔히들 이럴때 "갈수록 태산이다"라고 표현해야지 않을까요?ㅋㅋ
    직접 쑨 도토리묵에, 사모님 도시락 챙기기, 요리 고수들도 힘들다는 묵나물을 두가지씩이나!!!
    글은 물론이지만, 만든 반찬이나 식기에서조차 님의 담백함이 우러나 편안한 맘이 듭니다.*^^*

  • 8. 링고
    '10.6.10 11:35 PM

    나물밥 격하게 좋아하는데...
    저 나물 밥상을 낼 저희 집에 고대로 가져오고 싶어요.
    항상 느끼는 거지만 정말 놀라워요. ^^

  • 9. 보라돌이맘
    '10.6.11 11:02 AM

    이렇게 푸짐해 보이는 건강밥상을 왜 초라하다고 표현을 하세요...^^
    저보고 선택하라면...
    오늘 점심은 오후에님댁의 이 나물밥상에 꼭 함께 하고 싶은걸요.

  • 10. 쎄뇨라팍
    '10.6.11 11:17 AM

    ^^

    초라하긴요 ㅜㅜ

    다들 뭐라하잖아요 ㅎㅎ

    겸손자제해주시길 부탁^^

    찬밥활용에 도움되겠는데요

    주말엔 무슨 별식하실건가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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