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했습니다.
인도양 어디쯤인엔가 까지 가서도
왜 구운콩같은 아메리칸 정크 (는..아니지만)에 손이갈까요..
밤하늘에 별이 이렇게 뜬 어느날에는
방에서 시켜먹었는데 만화영화에서 본듯한 동그랑 뚜껑달린 접시도 처음 받아봅니다.
뚜껑을 열어보면 이렇게 괴기 한덩어리가 들어있습니다.
난 돈아낀다고 키즈밀에서 파스타 시켰는데, 고기가 먹고 싶다고 스테이크먹으면 안되냐고...
이때는 몰랐습니다. 나에게 이미 아들이 생겼다는 것을..
(어머니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지...)
결혼했다고 프로모션으로 포함된 저녁밥에는 이렇게 가재도 턱하니 한마리씩 먹고
이렇게 행복하게 지내라고 글씨 써준 케익까지 대접받고 한국으로 돌아옵니다.
아내가 지어준 첫 끼니 입니다. 일단 반찬도 뭣도 없으니 엄마가 주신 김치랑, 고기를 굽고 계란을 휘적여 구워먹습니다. 아내가 지어준 첫 밥이라고 신나서 사진을 찍습니다.
점심도 먹어야하니, 꽈리고추 볶음에 김치, 그리고 오렌지 토마토라는 건강 반찬을 차리고 허하다 싶어서 계란후라이를 하나씩 부침니다. 밥을 먹으로 온 남편의 당혹스러운 얼굴엔 이렇게 써있습니다. 도대체 뭘 먹으라고 부른거지? 전 솔직히 이렇게 먹어도 아무렇지 않게 자랐지만 엥겔지수가 높은곳에서 자란 남편에게는 꽤 큰 문화충격이었나봅니다.
기분이 나빠진 아내는 이것도 사진을 찍으라고 강요합니다.
반찬은 같지만 주식은 라면으로 바뀌었습니다. 남편한테는 안미안하지만 같은 반찬을 계속 보고 계신 82쿡 회원분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몰려옵니다.
다음날 아침...다시... 아침부터 고기를 굽습니다. 그래도 뭔가 바꿔본다고 흘러나온 육즙에 밥도 볶고 김치도 총각김치로 바꿉니다. 그러나 남편.. 자긴 총각김치를 싫어한답니다. 그래도 이때는 결혼한지 며칠안되어서 아내가 그런게 어디있냐고 자기 접시에 담긴건 다 먹어야 한다고 해서 다 먹었던것 같습니다.
아침엔 고기, 점심에는 생선을 구웠습니다. 계란말이도 합니다. 아내는 아~ 이거 양상추에 쌈싸먹으면 맛있겠다라고 생각하고 이런건 맛있는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데... 남편이 의기소침한 얼굴로 자기는 생채소는 잘 안먹는답니다. 하지만 그날도 부부는 장을 보지 않고 집에서 쉽니다.
저녁에는 더이상 돌려먹을게 없었는지 김치볶음밥을 해서 둘이 tv를 보며 사발채 들고 먹었습니다.
다음날은 회사 출근하는날. 회사에서 돌리라고 어머님이 맞춰주신 떡을 아직까지 거실에 있었던 신혼여행 트렁크를 테이블 삼아 올려놓고 먹어봅니다. 옆에 역시 어머님이 주신 후렌치 파이가 있군요.
그 전날인가 받아왔는데...벌써 쉬었습니다. 차 마시라고 따라주니. 이런 손잡이가 없는 잔은 뜨거워서 못잡는답니다. 그러면서 남편은 아내에게 말합니다. "왜 우리집에는 과자가 없어요?" 후렌치파이는 과자가 아니더냐.
그러고 보니 뒤에보이는 빨래를 널어주면서 자기가 동이에 나오는 지진희도 아니고 본인은 태어나서 처음 빨래를 널어본다며 나름 신나하는것 같았습니다. 물론 그 이후로는 신나하지 않았습니다.
집에 간식이 없다고 불만인 남편은 무슬리를 오밤중에 꼭 먹어야겠다고 합니다. 그래도 이때는 결혼한지 얼마 안되었다고 아내가 과일도 썰어서 얹어줍니다.
결혼전에 설겆이는 자기가 해주겠다는 남편... 이날 저녁 처음으로 설겆이를 해주었습니다.
어찌나 오래하며 뜨거운물을 펑펑쓰던지... 아내는 뭐라고 하고 싶었지만, 가만히 있는게 옳은일인것 같아 슬며시 인터넷으로 물적약해준다는 식기세척기가 얼마하는지 검색해봅니다.
뒷정리도 깔끔하게 해주는게 이런거는 타고 나는것 같습니다...
이후 장도 보고 요리도 늘었지만 남편이 늘 늦게 들어오기 때문에 아내는 혼자서 거의 저녁을 먹고 사진도 없습니다. 뭐..원래 늦게 끝나는걸 알고 결혼했지만 가끔 좀 외롭기도 하고..그렇습니다.
결혼하고 처음 부모님을 초대하였지만... 아직 상을 구입하지 못해서 식탁을 거실에 놓고 먹었습니다.
고기도 굽고 제철음식으로 차려본다고 경빈마마님이 작년인가 올려놓으신 포스트를 찾아서 바지락과 쭈꾸미를 넣고 시원하게 국도 끓였으나...모자라고. 히트레시피의 쭈꾸미 샐러드도하고, 돌나물도 무치고, 히트레시피에 있는 지성조아님과 블로거 천재소녀님의 레시피를 섞어서 (뭐 좀더 쉽게 했다는 이야기죠) 크림소스 새우도 하고, 역시 히트레시피에 있는 토마토 마리네이드도 했지만... 식탁이 작아서 밑반찬그릇에 담으니 뭐 한게 없이 느껴지네요... 너무 속상했지만. 부모님이 특히 아버지가 맛있게 드셔주셔서 다행이었어요. 특히 크림소스 새우를 달달하다며 맛있게 드셨지요.
부모님이 집으로 돌아가시고 빈자리를 찍어봤습니다. 남편은 기껏 만들어놨더니 자기는 쭈꾸미는 안먹는다는둥 뭐라고 했지만(확 그냥) 맛있게 드셔주시는 부모님이 감사하고, 또 엄마 아빠랑 있을때는 잠깐~~~ 하면서 못드시게 하고 사진도 찍고 했지만 그다음다음날에 시부모님이 오셨을때는 정신도 없고 차려놓고 사진찍는것도 불가능 하더군요...
혜경쌤의 버섯샐러드에, 에스더 님의 닭강정, 지성조아님의 크림소스 새우등도 더했지만 엄마가 저 고생한다고 고기도 한가득 사주시고, 쑥국에 달래무침, 쪽파강회, 미나리 강회, 더덕구이등등등등 만들어주셔서 첨에는 나도 못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밥부터 망친데다.. (대량생산을 해본적이 없어서..) 엄마가 주신 개운한 반찬을 시아버님이 잘 드셔서 역시 엄마는... 나의 영원한 버팀목이구나 생각을 했습니다.
엄마와 더불어 레시피를 공유해주시는 회원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제가 해보니...만드는것 은 어떻게 하겠는데, 만들면서 사진찍고, 또 정리해서 올린다는게 보통정성이 아니면 할 수 없는일이더군요.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감사히 맛있게 잘 해먹으며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시댁식구들 집들이를 하고 엄마에 대한 생각을 참 많이 했어요.
엄마 생각을 하면서 만든 사과쨈... 엄마는 사과를 채썰어서 사과쨈을 만들어 주셨는데, 전 씹히는 맛이 남아있는 사과쨈을 참 좋아했거든요.
시부모님 오시는날 닭강정을 만드는데 마침 간장이 똑 떨어진거에요. 그래서 남편보고 간장좀 사다달라고 하니, 어떤 싸이즈를 사와야 하냐고 물어봐서 제일 작은걸로 사다달라고 해서 사온 간장입니다.
제가 부탁한대로 사오기는 했지만 좀 어이가 없어서 같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지난달 아빠 생신에는 순덕어머니의 소보루사과케익을 만들어갔어요.
시어머니 생신때 썼던 초를 다시 재활용했는데... 남편이 이러면 안되는거 아니냐고 해서 저도 잠시 고민을 했지만, 뭐든지 아끼고 함부로 버리지 말라고 아버지께 배웠기 때문에 뭐 그 뜻을 기리는 의미로 걍 꽂았습니다.
일회용품을 안쓰는 취지에서 항상 포장은 이렇게 채반을 씌워서 보자기로^^
생일 당일 아빠께 가져갈 선물이에요.
시어머니께서 여행을 가셔서 첫생신이신데 백화점에서 과일을 사서 드리라고 부탁을 하셔서 과일한상자에
어머니가 주신 다른 선물도 제가 그냥 백화점에서 받은 포장지로 포장을 하고 (과일 사면서 포장지 파는데 어디냐고 물어보니 걍 쓱 한장 주셔서) 저랑, 언니랑, 신랑이랑 같이 하는 선물도 포장해서 쌓아놨어요.
그래도 친정부모님 선물은 포장지도 모자란 부문은 아래쪽으로 잘라서 덧붙여도 마음이 편해요^^
리본은 전에 제가 선물받을때마다 모아놨던건데. 아빠선물 포장에 잘 썼어요. 분명히 우리 아빠는 풀어서 다시 돌돌말아 어디에 잘 두셨겠죠.
고양이 풍선은....작년 우리아빠 생신날 아침에..12년을 키우던 고양이가 하늘나라로 갔거든요...
죽기 전에 아빠가 정말로 정성으로 고양이 간호를 하셨답니다.
...이렇게 쓰면 동물 안키우는 분들은 뭥미~~하시겠지만... 쪼그만게 암에 걸려도 아프다는 내색한번 안하고
화장실가서 주져앉아도 용변은 꼭 자기 화장실 가서 보곤 했어요.
백화점에 아동복 코너에서 팔길래 사서 선물로 드렸는데, 아주 좋아하셨어요.
저희 고양이 이름이 나비라서 제 아이디를 가입때 부터 나비언니라고 지었는데, 나비라는 아이디가 계셔서 음..바꿔야하나 (저보다 연배도 훨씬 높으실텐데..)했는데.. 차마 못바꾸겠어요.
다른게시판에 올릴까 하다가 그냥 한꺼번에 여쭈어 보는데, (사실 오늘 안에 여쭤보려고 급히 포스팅을..)
호접란은 어떻게 키워야하나요? 잘자라다가 갑자기 꽃이 마르면서 시드는데... 어찌해야할지를 몰라서..
갑자기 더워져서 그러나요? 물도 많이 주면 안된다는데.. 목이 마른건지.
고양이는 화장실도 자기가 알아서가고, 밥도 새벽부터 달라고 귀에다 대고 울고 해서 키우는게 수월했는데
식물은 나름 정성을 들였는데도 시들어가니 마음이 너무 아파요... 혹시 상태 진단이 되시는 분은 좀 알려주세요.. 잘해주고 싶은데... 시들어 떠나네요..
애는 한달동안 잘 지내다가 이제 질때가 되서 지는지 판단 불능. 인터넷에서는 꽃이 다 지기전에 꽃대를 잘라줘야 올해 또 필 수도 있다는데...
이아이는 지난주에 선물받았는데 왜 같이 이러는지...꽃대를 빨리 잘라야 하는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