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아주 좋아라하진 않지만...그래도...봄이니깐..한 번쯤은 먹어줘야 하지 않을까해서요^^
첨부터 사려고 맘을 먹은 건 아니고...무심코 지나가는데...할머니께서..
-새댁요~
(저 아직 새댁이라 불러도 뻔뻔하게 네~하는 헌댁이랍니다;;;)
-요거 두릅 하나 갈아주고 가소(팔아주고 가소)~이거 지키는짓도 모하겠고...
오늘이 공일이라 다 끊어 가뿌기전에 비 온기다 하나 갈아주고 가소~
(오늘이 일요일이라 다 베어 가기전에 베어 온거다 한줄 팔아주고 가소~)

아주 자그마한 체구의 할머니께서 작은 목소리로 제게 하시는 말씀이었습니다
지나치려니 친할머니생각도 나고...
-할머니 얼마씩이라예?
-한줄에 고마 5천원씩 주고 가 가소
-할머니 너무 싸게 파시는거 아이라예?
-고마 가 가소...오늘 나 났으마 다 끊어 가뿔낀데...
(그냥 가져 가소 오늘 놔두면 다 끊어 가 버린다)
-아니 왜요?...하고 여쭈니...
-아이고 말도 마소...내꺼 비가도 말도 모한다..눈 뜨고도 비가는거 가마 놔둔다 아인교
(아이고 말하지 마소 내것 베어가도 말못한다...눈 뜨고도 베어가는거 가만 보고만 있다)
계속해서 할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이..
-작년에 시커먼 남자들이 와서 비가는거 영감이 머라캤다가 떠미는 바람에 허리 다쳤다 아인교
이맘때면 두릅 도둑(?)들이...양심을 쌈 싸먹어버린 사람들이...
일요일이면 등산복차림으로 와서는 마구 베어간다네요..참..씁쓸하고도 안타까운 얘기였습니다
-하리만 더 키았으면 참 참했을낀데...(하루만 더 키웠으면 참 이뻤을건데)
하시며 볏짚으로 참하게 엮은 두릅 두 묶음을 넣어주시는데...
싸게 사는것도 죄송스러운데 기어이 천원을 깍아주시네요

어제 제사준비로 바빠 냉장고에 넣어뒀다 오늘 저녁 꺼내어 다듬으며 다시한번 씁쓸했습니다
어르신들이 키우는 두릅을 눈앞에서 뻔뻔스럽게 베어가며...그것도 모자라 해코지까지 하다니...
다듬어 놓으니 손가락보다 작은...두릅 9천원어치가 이렇게 참하네요
두릅 먹을 때마다 할머니생각이 날 거 같네요..


두릅장아찌 담그는 법 아시는 분...비법전수 부탁드립니다
내일은 더 춥다는데...
벚꽃잎들이 바람에 눈처럼 마구 날리며 다 떨어지는데...
모두 감기조심들 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