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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두릅이 좋다지만...

| 조회수 : 11,853 | 추천수 : 142
작성일 : 2010-04-13 22:40:15
지난 일욜 새벽시장서 사온 두릅 두줄입니다
남편이 아주 좋아라하진 않지만...그래도...봄이니깐..한 번쯤은 먹어줘야 하지 않을까해서요^^
첨부터 사려고 맘을 먹은 건 아니고...무심코 지나가는데...할머니께서..
-새댁요~
(저 아직 새댁이라 불러도 뻔뻔하게 네~하는 헌댁이랍니다;;;)
-요거 두릅 하나 갈아주고 가소(팔아주고 가소)~이거 지키는짓도 모하겠고...
  오늘이 공일이라 다 끊어 가뿌기전에 비 온기다 하나 갈아주고 가소~
  (오늘이 일요일이라 다 베어 가기전에 베어 온거다 한줄 팔아주고 가소~)



아주 자그마한 체구의 할머니께서 작은 목소리로 제게 하시는 말씀이었습니다
지나치려니 친할머니생각도 나고...
-할머니 얼마씩이라예?
-한줄에 고마 5천원씩 주고 가 가소
-할머니 너무 싸게 파시는거 아이라예?
-고마 가 가소...오늘 나 났으마 다 끊어 가뿔낀데...
  (그냥 가져 가소 오늘 놔두면 다 끊어 가 버린다)
-아니 왜요?...하고 여쭈니...
-아이고 말도 마소...내꺼 비가도 말도 모한다..눈 뜨고도 비가는거 가마 놔둔다 아인교
  (아이고 말하지 마소 내것 베어가도 말못한다...눈 뜨고도 베어가는거 가만 보고만 있다)
계속해서 할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이..
-작년에 시커먼 남자들이 와서 비가는거 영감이 머라캤다가 떠미는 바람에 허리 다쳤다 아인교

이맘때면 두릅 도둑(?)들이...양심을 쌈 싸먹어버린 사람들이...
일요일이면 등산복차림으로 와서는 마구 베어간다네요..참..씁쓸하고도 안타까운 얘기였습니다
-하리만 더 키았으면 참 참했을낀데...(하루만 더 키웠으면 참 이뻤을건데)
하시며 볏짚으로 참하게 엮은 두릅 두 묶음을 넣어주시는데...
싸게 사는것도 죄송스러운데 기어이 천원을 깍아주시네요



어제 제사준비로 바빠 냉장고에 넣어뒀다 오늘 저녁 꺼내어 다듬으며 다시한번 씁쓸했습니다
어르신들이 키우는 두릅을 눈앞에서 뻔뻔스럽게 베어가며...그것도 모자라 해코지까지 하다니...
다듬어 놓으니 손가락보다 작은...두릅 9천원어치가 이렇게 참하네요
두릅 먹을 때마다 할머니생각이 날 거 같네요..





두릅장아찌 담그는 법 아시는 분...비법전수 부탁드립니다

내일은 더 춥다는데...
벚꽃잎들이 바람에 눈처럼 마구 날리며 다 떨어지는데...
모두 감기조심들 하시구요...^^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agada
    '10.4.13 10:44 PM

    할머니 께서는 밑지셨는지 모르지만 님께서는 아주 횡재 하셨네요 ㅎㅎ 맛있게 드셔요

  • 2. 가을 짱아
    '10.4.13 11:28 PM

    정말 싱싱한 놈을 싸게 하셨네요~~ 맛나게 드시고 할머니 생각도 해주시구요~~

  • 3. 조아요
    '10.4.13 11:46 PM

    저... 지금살짝눈물났어요..ㅠㅠ
    진짜 나쁜X들이네요!!!

  • 4. blue-mallow
    '10.4.13 11:55 PM

    아! 저 이거 진짜 좋아합니다.
    맛있어보여요~
    여기저기 두릅이 보여도 혹시 주인있는걸까싶어서 못따고 그냥 지나치는데, 뻔히 주인있는지 알면서도 해코지까지 하는 사람들이 있네요.
    정말..ㅡㅡ; 나쁜 삐~~~~~~

  • 5. 꿈꾸다
    '10.4.14 12:36 AM

    사람들이 그러면 안되는데 말이죠~ 참..
    손질한 두릅이 정말 참해요~^^

  • 6. 백만순이
    '10.4.14 8:36 AM

    정말 참한 두릅이네요
    가격도 늠 싸고......
    근데 넘 그런 도둑놈들이 다 있답니까?!

  • 7. elgatoazul
    '10.4.14 9:48 AM

    넘 씩씩하게 생겼어요. 한 번도 먹어본 적은 없지만...
    그나저나 훔쳐가는 것도 모자라 어르신을 떠밀기까지 하다니
    정말 나쁜 사람들이네요 -.-
    예전에 등산객이 산에 떨어진 잣인가 밤인가 주워가다가
    절도죄로 붙잡혔다는 뉴스도 있었는데 흠...

  • 8. 고독은 나의 힘
    '10.4.14 10:46 AM

    길가에 앉으셔서 쪽파나 마늘. 생강등등 다듬으시는 할머니들 얼마나 춥고 손시려우실까요..
    맘같아서는 다 사드리고 어서 들어가셔서 쉬시라고 하고싶은데....

    초장 맛있게 만들어서 찍어먹으면 정말 향긋하고 맛나겠어요..

  • 9. 하백
    '10.4.14 11:21 AM

    어머 진짜 나쁜 놈들이네요
    그나저나 두릅횡재하셨네요
    맛있겠당

  • 10. 푸른두이파리
    '10.4.14 11:36 AM

    agada님- 횡재한 기분보다는 죄송한 맘이 더 컸네요..^^;;

    가을짱아님- 다듬는 동안 두릅향이 아주 그만이었어요...장아찌 담그는 법 올라오면 장아찌 담아보려구 기다리는데...^^

    조아요님- 정말 나쁜 사람들이죠...할머니의 체구가 너무 왜소해서 더욱 안쓰러웠답니다

    blue-mallow님- 엄연한 절도죄인데...폭행까지...

    꿈꾸다님-내일 쯤 날시 따뜻해지면 또 나갈볼까봐요..할머니 나오셨나 보려구요..

    백만순이님- 정말 싸죠..한줄에 만원이상은 하는데...사면서도 죄송하대요..

    elgatoazul님- 살짝 데쳐 초고추장 찍어 먹으면 아삭아삭 향긋한 소나무향이 나요

    고독은나의힘님- 옹기종기 앉으셔서 무더기무더기 파시는데..여기저기서 한 무더기 씩 팔아드린답니다

    하백님- 진짜 나쁜넘들이에요^^;;

  • 11. 콘솔
    '10.4.14 12:54 PM

    내것도 쫓기며 팔아야 하는 세상...인심이 참...
    5천만원짜리 요리로 만들어드세요.^^
    두툼한 몸체를 보니 이 봄도 두툼해지는 기분임다^^

  • 12. 가드업
    '10.4.14 1:08 PM

    두릅은요 좀 더 자란게 훨~~~ 맛있어요. 저기서 3~4cm 만 더 자라도 단맛이 나는데 ...... 그걸 그리 크도록 놔두질 않는다는 군요. 다 베어가기 때문에~~ 참 안타까운 일이지요 ㅠ.ㅠ

  • 13. 띠동이
    '10.4.14 3:37 PM

    훌쩍... 눈물 그렁그렁해졌어요... ㅡ,.ㅡ;;
    울남푠 두릅 좋아하는데 비싸서 안 사주거든요..ㅋㅋ

  • 14. 열무김치
    '10.4.14 6:14 PM

    두릅 얘기가 너무 슬프네요.

    손수 거두시고, 저렇게 예쁘게 묶으셔서 내다 파시는데...
    겨우 만원이라니...(천원이나 깎아주시고..)
    할머니 두릅 사주셔서 제가 다 감사하네요.

    나쁜 사람들, 가난하고 나이드신 분들 등을 쳐먹고 살다니.... ㅠ..ㅠ

  • 15. remy
    '10.4.14 6:21 PM

    두릅장아찌는 별다른거 없습니다..
    이곳의 간편장아찌 담듯이 담으시면 됩니다..
    연한 새순이기 때문에 슴슴한 간장물을 끓여 부어 2-3일 지나 다시 한번 끓여 식힌 후에 부으시면 됩니다..
    두릅이 크기 때문에 간은 짜게 하면 안되구요..
    보통 두릅을 하나 통채로 먹기 때문에 짜면 못먹겠죠..
    그냥 슴슴하게 간장맛이 들면 향과 씹는 아작한 맛이 살아있기 때문에 밑반찬으로 좋습니다..

    만약.. 다음에 또 이렇게 작고 어린 두릅을 또 구하시게 되면 통채로 튀겨드셔보세요..
    두릅은 기름으로 조리했을때 맛과 향은 물론 영양성분도 좋아집니다..
    아주 연한 튀김옷을 만들어 그냥 튀김옷이 노릇하게 익을때까지만 튀겨서
    뜨거울때 초장을 찍어드시면 향도 강해지고 아삭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두릅은 자란 크기에 따라 여러가지로 요리를 해 먹을 수 있는데
    대부분 시장에 나온 것은 크기가 일정해서 그냥 삶아 찍어먹는게 대부분이죠...
    그런데 개인적으로...
    두릅을 제일 맛없게 먹는 방법이 삶아 찍어먹는거라 생각합니다... 죄송...^^;;

  • 16. j-mom
    '10.4.14 6:22 PM

    "말도 모한다" 를 보니 경북쪽이신거 같은데.....ㅎㅎ
    저두 예전에 한동안 구미에 살았었어요....
    구미에서 재래시장에 가면 할머니들이 부추고 잔파고 하나하나 이쁘게 다듬어서
    비싸지도 않게 싸게 파시거든요.
    무조건 다 달라고 해서 사오곤 했어요.
    할머니들이 정이 많으셔서 또 다 달라고 하면 얼마나 싸게 다 주시는지.....

    그나저나 ....세상에 어찌이리 나쁜사람들이 많은지...
    요즘은 정말 사람들이 양심을 없애는 약이라도 먹나 싶을정도로 마음이 병든사람이 많아요.

    맛난 요리 해 드세요~

  • 17. 해피모드
    '10.4.14 7:39 PM

    저도 그 두릅 사고싶네영.. 전 집 근처에 시장이 없어성 ㅠㅠ

  • 18. 백조의호수
    '10.4.14 9:03 PM

    벌써 두릅이 나오나요?....장아치는 할줄 모르고요,,,끓는 물에 데쳐서 냉동실에

    두고 무쳐두시면 맛있어요...들기름 듬뿍넣고 된장과 조선간장으로 간해서 조물 조물..

    지난 여름 휴가때 펜션에서.... 밥 반찬으로 동생이 무쳐 왔는데 너무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튀김으로도 하고 초장에 찍어 먹기도 하지만 나물로 먹은게 젤로 맛있어요

  • 19. 하나
    '10.4.15 1:17 AM

    너무 맛있게 생긴 두릅이네요~
    저희 동네엔 저렇게 싱싱한 두릅 파는 사람 없나~;;
    저는 그냥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 찍어 먹는게 젤로 좋아요~ ioi
    근데 저주받은 알레르기 피부 때문에.. 털달린것만 만지면 몸이 따갑고 가렵다는거~ ㅠ.ㅠ

  • 20. 센스
    '10.4.15 10:35 AM

    나도 두릅엄청좋아하는데~~~~
    사진보니 먹고싶어지네요

  • 21. 제비꽃연가
    '10.4.15 1:41 PM

    1년만에 보는 두릅이네요.
    저희 친정집 둘레가 다 텃밭이고 담이 없다보니
    아버지가 가꾸시는 두릅이며 호박, 모과 등등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마구마구 따갑니다.
    시골 인심도 옛말이라는 생각이 들어 씁쓸해요.

    어쩻든 부지런한 아버지 덕에
    봄이면 온갖 나물(종류가 하도 많아 이름도 다 기억 못함)을
    다 먹을 수 있어 행운인 셈이죠.

    귀하고 귀한 봄 두릅 맛있게 드세요!!!

  • 22. 푸른두이파리
    '10.4.15 2:55 PM

    콘솔님- 옆에 과도랑 비교해 보심 크기가 짐작 되실 듯...자그마하니 실하답니다^^
    가드업님- 그러게요...지금 생각해도 넘 안타까운 일이네요
    띠동이님- 비싸도 새순은 한번 쯤 먹어야 할 거 같아요..ㅎ
    식도락님- 상처난 두릅 하나없이 얼마나 정성스럽게 엮으셨는지...
    열무김치님- 기어이 천원을 제 손에 쥐어주시더라구요...사람들 눈땜에 받아왔네요^^;;
    remy님- 덕분에 두릅장아찌를 담아보겠네요..튀김보다 두릅전을 생각하고 있었는데...내일 쯤 한번 더 시장에 가보고 두릅을 더 사와서 장아찌 담아야겠어요
    j-mom님- 경남반 경북반이랍니다^^ 저 구미에 한번 가봤는데...금오산 출렁다리요^^
    해피모드님- 가까운 곳에 5일장 함 알아보세요..좀 있음 가시오가피순,엉게순 나오면 장아찌 담고 싶네요^^
    백조의호수님- 벌써라니요...아주 자란 것들도 보이던데요..저도 나물로도 함 먹어볼게요^^
    하나님- 까꾸둥^^ 가시도 있거등요..하나님이 다듬지 마시고 오리님께 부탁하세요..쟈~갸~ㅎㅎ
    센스님- 다듬는데 향긋함이 머리를 시원하게 하던데요^^
    제비꽃연가님- 좋다 그러면 내것남의것 구분을 못하는것 같아요..엄연한 절도죈데...아버님께 자주 전화 드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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