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아버님과 울엄마 생신이 딱 4일 차이가 나시더군요.
연말이기도 하고 결혼식 이후에 양가 어르신들이 함께한 자리도 없고
겸사겸사 양가 온가족이 모여서 축하축하를 하며 서로 친해지는 자리를 만들어보는게 어떤지
여쭈었더니 흥쾌히 승락들을 하셔서 일찌감치 올해 생신은 함께 하기로 계획되어져 있었습니다.
문제는 장소.
연말에 양가 가족전부 모여 식사할만한 자리를 찾자니 영 마땅치가 않더군요.
결혼하고 처음으로 시아버님+엄마의 합동생일상인데 차려야 할것만 같은 의무감도 느껴서
모두모두 저희 집으로 오세요. 연락을 드렸습니다.
근 이주간 고심하여 메뉴를 선정하고 사야할것들을 체크했죠.
상도사고 잔도사고 포크도사고 접시도사고 했는데도
막상 상을 차리려 보니 밥그릇 국그릇 짝은 마출수 없었고,
토요일 아침부터 장보고 준비했는데도 재료 밑준비는 끝나지 않더군요.
그래도 처음으로 달걀흰자 지단을 한장은 망했지만 한잔은 예쁘게 부쳐내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하하
일요일 7시30분부터 일어나서 아침도 안먹고 오후2시까지 준비해서 겨우~! 상을 차렸습니다.
대인원 초대는 처음인데다가 생각해보니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종류의 음식을 해보기도 처음이였던거 같습니다.
뜨거운 음식들은 도착하시면 바로 내야지 생각했는데 막상 다들 도착하시니 멍~하니 정신이 나가더군요.
사진도 동생이 겨우 찍어줬어요.
(드레씽도 다 안뿌려져있고 잡채랑 미역국은 사진도 없고
양가 어르신들 모두 제가 음식해서 사진찍고 하는걸 다 아셔서 사진찍어야지 하면서 기다려 주셨-_-어요
하지만 전 사진찍을 정신이 없었어요.)
참석인원은 우리 부부까지해서 8명
메뉴 : 미역국, 잡채, 탕평채, 돼지고기찹쌀구이(+발사믹드레씽), 찹스테이크, 호박전, 크랩케익,
새우튀김볶음, 상그리아2.5리터, 과일, 치즈케익, 배추김치, 물김치, 순무김치
계획했던거에 70%쯤(?) 달성한듯합니다.
뭐 새우는 튀겨서 마늘이랑 고추에 볶아서 소금간하는건데 집에 도착하시는 시점에
볶았더니 모두 매워서 기침하고 난리도 아니였고 케익은 타고 옆구리 터진데다가 틀에서 빠지지도 않았으며
(맛은 있었어요. 진짠데) 찹스테이크는 도착하신 어머님이 볶아주시고,
잡채는 버무리기는 엄마가-_-;;해주셨어요.
엄마 생일상이라 내가 완전히 다~~~~해서 엄마 딱차려주고싶었는데.
따지고 보면 김치도 엄마가 해준거고 아.. 묵도 엄마가 쒀다 줬구나..-_-;;
(대인원의 식사를 명절, 제사, 모임 마다 척척 차려내시는 우리 엄마들의 굉장함!!!
난 정말 하루반걸려서 겨우겨우 했는데.)
그래도 다들 맛있게 드시고 실수도 예뻐해주시고 약간의 뻘쭘함도 있는 자리였지만
이제 모두 가족이니까~ 가끔 한번씩이라도 함께 얼굴보고 하면 서로 친해지겠죠~
아버님~ 엄마 두분 모두 생신축하드리고 앞으로도 오래오래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두 분 모두 많이 사랑합니다.
더욱 훌륭한 사람이 되어서 다음번엔 좀더 완벽한 음식과 만족하실만한 서비스로 모시겠습니다.
+ 설겆이와 청소, 부족한것들 사러 시장 왔다 갔다 다녀와준 우리 신랑~도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