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아침에 미역국 끓이는게 넘 서글픈거에요.
어제 저녁에 미리 아침거리 준비하면서 고민했죠.
휴~~ 미역국을 끓여야 하나?? 그냥 샌드위치 먹어버릴까??
이럴땐 가끔 82쿡에 올라오는 요리하는 남편들이 정말 부럽습니다.
울 신랑...
내가 아파누우면 같이 굶고있거나,,,
내가 눈뜰때까지 기다렸다가 괜찮아, 난 라면 먹을께...합니다.
정말 다른건 다~ 잘해주는 신랑인데,,,밥한번 해주는건 죽어도 안되나 봅니다.
그래서 저녁에 그냥 미역을 외면하고 잤는데,,,
오늘 아침에 엄마가 전화오면 미역국 안먹었다고 하면 괜히 엄마가 맘이 안좋을것 같아서
그냥 서글픈것 같지만 꿋꿋하게 미역국을 끓였지요.
에잇! 하면서 냉동실에구 굴비도 두마리 꺼내서 구웠습니다.
미역국에 아침먹고 있는데 엄마가 전화오셨더라구요. 미역국은 먹었냐고...
역시,,,미역국 끓여먹길 잘했네요.

제가 중학생때 였을꺼에요.
엄마생일에 엄마가 미역국 끓이는게 좀 안됐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제가 미역국을 끓여드려야 겠다고 생각했었지요.
아마 그해 엄마 생일에 언니랑 아빠랑 할머니가 시골에 일이 있어서 내려가고
엄마랑 저랑 동생이랑 이렇게 셋이 단촐하게 있어서 엄마생일이 유난히 썰렁해서 그런 일을 벌였던것 같아요.
일단 그 전날 냉장고에 있는걸 파악하니,,소고기는 있고, 냉동된 오징어가 있고, 오이랑 야채조금있더라구요.
그래서 서점에 가서 이걸로 할수있는 요리를 찾았어요.
소고기로 소고기 미역국 끓이고,,,오징어 볶음이랑 오이무침이 당첨이였어요.
그담엔 서점에 가서 요리책 찾아보고 요리법을 숙지(? 훔쳐보기)하고 집으로 와서 계획을 세웠지요.
그땐 학생이라 돈이 없어서 장을 볼수 없어서 있는재료 활용하고 책도 훔쳐보기를 했었죠.
그리곤 엄마 생일날.
새벽5시에 일어나서 동생이랑 최대한 살살 소리 안내면서 미역국을 하고 음식을 했지요.
근데...요리책에,,,간장넣고 간을 맞춘다고 했는데,,,,
간장을 아무리 아무리 넣어도 닝닝한겁니다.
왜 그때 소금을 넣어야 한다는 생각을 못했는지,,,오직 머리속엔 간장밖에 없어서.....
국물이 간장색이 나도록 간장을 넣었지만 닝닝했었지요.
그래도 더이상 간장을 넣으면 안되겠다 싶어서 그냥 그쯤해서 포기하고,,,
오징어볶음도 고추장과 간장만으로,,,오이무침고 고추장과 간장만으로 간을 했었지요. ㅋㅋㅋ
그나마 오징어볶음은 먹을만한데,,오이무침은 시간이 날수록 물이나고,,,허여멀거리 해지는것이...ㅋㅋㅋ
그래도 어쨌거나 저쨌거나 왠지 엄마 생일상을 차렸다는 뿌듯함이 있었지요.
드디어 들뜬맘으로 동생이랑 초코파이에 촛불꼽고 엄마 깨우고 아침상에서 엄마표정만 봤었어요.
지금생각하면 엄마가 자는척 했던것 같아요. 그렇게 부엌에거 달그락거리는데 모를리 없는데..ㅎㅎㅎ
엄마가 아침상에 앉아서 미역국 한술 뜨고는 얼마나 웃으셨는지....
지금도 옛날이야기하면 검정미역국이야기가 꼭 나온다지요.
그래도 그 닝닝한 미역국을 엄마는 다 드셨었지요.
아침 다 드시고 소금간 조금 더해서 결국 점심에 검정미역국 한냄비를 셋이서 다 먹었었지요. ^^;;;
올해 생일날 유난히 그해 엄마 생일이 생각나네요.
이럴땐 딸하나 있으면 좋겠단 생각하는데...
저희 부부가 이젠 아이 갖기를 포기하고 기냥 둘이서 재미나게 살기로 했거든요...
보통땐 둘이서도 재미나게 참 잘사는데,,,요럴땐 가끔 딸하나 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더 쓸쓸한건가?? ^^;;
좀전에 신랑이 전화가 왔네요.
정확시 내가 태어났던 시간에 맞춰서 전화해서 생일축하한다고 다시 말해줍니다.
으흐흐...이런 큰아들 있으니 허전한 생각일랑은 접고 저녁에 재미나게 놀생각만 해야겠지요?
여러분~~~
저 오늘 생일이에요~~~~
축하 좀 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