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날이 늘어가는 반조리제품과 인스턴트식품, 고기를 제외하면
장바구니에 담는 것은 언제나 정해져있더군요.
살림 20년이 가까와오는데 장바구니 패턴은 오히려 점점 단순해집니다.
제가 장바구니에 담는 것들은 아래의 11가지입니다.
얘긴즉슨 이것들이 언제나 저를 도와주는 저의 구황작물인 셈이죠.
우리집에 꼭 있는 식품들이며
이 중 하나가 떨어지면 바로 보충을 해야하는 필수식품들이랍니다.
일주일에 한 번은 이 재료로 만든 찬과 국이 한 순번 꼭 돌아가고요.
아마도, 제가 올리는 요리 중 태반은 이 재료들로 만드는 것들일겁니다.

1차 구황작물
감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채소예요.
삶아 먹어도 맛있고 부쳐먹어도 볶아먹어도 맛있는...감자가 참 좋아요...강원도 사람도 아닌데..
감자국, 감자조림, 감자볶음, 부침개의 재료
양파
아무리 밥을 안해먹어도 일주일에 작은 것 1망은 소비해요.
찌개재료, 모든 볶음 양념으로, 샌드위치 속으로
양파가 없었다면 정말 어찌살았을까 싶게 양파를 좋아합니다.
대파
저희 시댁에는 대파가 없어요.
가서 요리하려면 아주 미치죠. 별로 먹을 일이 없어서 한단 사기가 아깝다나요.
제가 갈때마다 사놓는 대파가 골치라며 제발 대강 먹자고하세요.
국끓일때 대파 안넣어도 상관없다고 냅두래요. 나물에도 안넣고...
대파가 주는 깊은 맛을 정녕 모르는 게 아니라면....참....
계란
유일한 완전식품인 거 아시죠? 반찬없을때 최고의 반찬거리랍니다.
계란말이, 계란찜, 계란후라이, 샌드위치속, 찐계란....
온갖부침과 전에도 필요하고...저는 하루에 한개 이상은 소비해요.
정말이지 진정한 구황식품이자 간식이죠.
호박
일주일에 한번은 끓이게되는 된장찌개 및 각종 찌개재료.
호박부침, 호박볶음, 국수의 고명..먹다먹다 남으면 볶음밥 재료로 변신합니다.
무
국이나 찌개의 재료이며 국물낼때 빠지면 안되는 재료이고 남으면 생채하거나 나물 해먹지요.
요렇게 신문지에 싸놓으면 오래 보관할 수 있어요.

2차 구황작물
어묵
어묵 역시 매일 먹으래도 먹을만큼 좋아합니다.
주로 볶음을 하구요.
질리면 어묵 마요네즈무침, 가끔은 어묵탕, 떡볶이 재료로...
계란 살짝 뭍혀 부친다음 겨자간장에 찍어먹어도 좋아요. 단, 이건 따뜻할때 드셔야함.
두부
역시 모든 찌개의 재료이며 부두조림도 하고요, 참치전, 옥수수전, 버섯전 부칠때도 섞어줘요.
들기름에 구워 간장만 찍어먹어도 훌륭한 반찬이죠.
보이는 것처럼 물에 담아두면 일주일 이상 상하지않아요. 물은 이틀에 한 번은 갈아주실 것.
김
절대로 안떨어지는, 40년을 먹어도 안질리는 식품이예요.
콩나물 혹은 고추
콩나물은 무침, 콩나물국, 콩나물 볶음, 맛살콩나물무침, 돼콩찜의 재료.
고추는 찌개나 국, 볶음요리의 감초요. 음식의 완성 요소랍니다. 된장만 찍어먹어도 맛있지만요...
고기나 해물 1~2가지
냉동실에 쇠고기 국거리와 불고깃감은 항상 있어요.
고등어나 오징어를 쟁여놓기도 하지만....

3차 간식으로 쟁여놓는, 없어도 그만인 식품들
물만두, 떡볶이떡, 유부, 소시지, 햄, 우동면
물만두는 울 애들이 가장 좋아하는 간식이구요.
이상하게도 군만두보다 물만두를 좋아해요...
떡볶이떡은 오뎅이랑 파, 대파만 있으면 애들 친구들 왔을때 비상 접대식품이 되요.
유부는 초밥용과 양념안한 유부를 다 챙겨놓는 편인데
양념안한 유부는 김치찌개, 된장찌개, 잔치국수, 우동에 자주 넣는편이예요.
전, 유부의 식감이 참 좋답니다.
소시지는 그야말로 비상식품이죠.
정말정말 반찬없을때 비상식량마저 동났을때
볶아주거나 삶아서 반찬하고 고추장 풀어 감자랑 호박, 양파넣고 찌개 끓여도 짱입니다.
햄 역시 제겐 꼭 필요한 식품이예요.
일주일에 한두번은 샌드위치를 싸거나 아메리칸 블랙퍼스트를 먹게되니까요.
우동면
라면의 대용식품이죠.
멸치국물에 유부 넣고 삶아주면 간식으로 좋구요.
떡복이나 부대찌개에 넣기도 해요.
세상에는 아주 많은 음식의 재료들이 있겠지만
저희집에는 여러분보다 더 많은, 다양한 재료가 있을거라 오해하시지만
저희집에 항상 있는 식품은 딱 이정도예요.
매일매일 먹고사는데는
생각보다 많은 식품이 필요하지는 않더라구요.
젊어서는 별별 식품을 다 사서 이고지고 살았는데
나이가 들수록 점점 단순하게 쟁여놓고 살고있네요.
여러분은 어떤 식품들을 쟁여놓고 사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