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저를 기억하시는 분들 거의 없으실테니
그냥 신입생으로 신고하는 기분으로 들어왔어요.^^
추석 명절은 잘 보내셨나요?
'저희 아들=잠팅이'는 작년에 재수를 거쳐 올해는 입학을 했습니다.
작년 일 년 거치면서 아이는 쑥~ 어른이 되었습니다.
(물론 아직도 멀었지만요.)
아이 입학을 시키고 저는 예전에 살던 곳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집을 고치느라 이사만 세 번을 했던 지난 봄입니다.
엄마 품을 떠나서인지 36인치의 바지를 입던 군은 이제 32인치를 입게 되었더군요.
'나 이제 사람 된 거 맞아?' 라고 합니다.
집을 고치며 동네 다락방에 거처하면서도
포항까지 가서 명이를 사다가 장아찌도 담고,
명이나물도 만들어 먹었어요.



그리고 봄부터 열심히 씨뿌려 농사짓고 있습니다.^^;;
각종 허브와 제가 좋아하는 들깻잎,고추...없는 것 빼곤 다 있답니다.
저녁을 짓다가 텃밭으로 나가
상추 몇 잎,루꼴라 한 웅큼,풋고추 몇 개 따오면 반찬 해결이 됩니다.
아직 삭힐 수 없는 여린 들깻잎에 마늘,청양고추 넣어 장아찌를 만들어 놓았더니
여름내도록 딸아이가 매일 먹고 있다지요.


바질이 지천인데 막상 너무 많으니 한 번도 먹을 일이 없더라고요.
꽃대가 올라오는 바질을 먹어주기 위해 바질페스토를 만들어서
요렇게~먹었습니다.
남편은 기겁을 하지만,저는 계란 후라이에도 바질페스토를 올려먹곤해요.

집에서 만든 코티지치즈,피칸과 꿀을 섞어 토스트한 빵위에 올렸어요.
마당의 페퍼민트잎을 따다가 올려 먹었는데
바삭한 빵에 고소한 치즈와 피칸,달콤한 꿀
그리고 상큼한 허브향까지 아주 일품이었답니다.
밥하기 싫은 날 간식으로 즐겨먹었던 것이예요.

명절 앞에 남편의 생일이 있어 오랜만에 케이크 만들었지요.
머릿속으로만 이주일 동안 생각한 끝에 만들어진 케이크입니다.^^;;
럼시럽을 듬뿍 바른 시트에 블루베리크림치즈,그리고 레몬이 들어간 아이싱을 올렸지요.
(위에 올린 것은 계란지단 아니고요 레몬이예요.페퍼민트의 꽃이고요.)

저희가 아주 좋아하는 풍선초입니다.
해마다 심곤 하는데 풍선이 달린 것이 얼마나 싱그러워 보이는지 몰라요.

그리고 요즘 가장 저를 뿌듯하게 하기도 하고,
귀찮게 하기도 하는 고추말리기~
고추모종 20포기 정도 심었는데 다섯근이 넘게 말렸답니다.
(대견하고 또 대견합니다.제가요.^^;;)

소스까지 싹싹 긁어먹을 정도로 딸아이가 좋아하는 소고기맥주조림.

이렇게 설거지가 필요없게 먹고는 '엄마,밥 없어?' -.-;;

요즘 거의 일주일에 한 판은 구워먹고 있는 쵸코칩컵케이크예요.

커피의 눈물이라고 하는 더치커피
맛이 궁금해서 결국 생수병에 바늘로 구멍뚫어 만들었습니다.
원두커피 싫어하던 남편도 이건 맛있다며 어떤 커피냐고 묻더군요.

생수병에 구멍을 뚫어요.
물방울이 5~8초에 한 방울씩 떨어지도록...(처음부터 뻥~뚫어버리면 안됩니다.)

원두는 에스프레소보단 굵게 일반 드립보단 가늘게 갈아주세요.
커피 10그램당 물은 110 미리가 적당합니다.
보통 저는 커피 40그램에 물 440 미리 추출하고요.시간은 9~12시간 걸립니다.
참,커피가 튀는 것을 방지하게끔 위에도 필터 한 장 덮어주세요.

이런식으로 혹은 각자 집에 맞아 걸어놓으세요.
링거 걸어놓듯 하시면 된답니다.

때아닌 늦더위에 요즘 매일 만들어서 넣어놓고 마시곤 해요.
달달한 쵸코칩 컵케이크에 더치커피 한 잔.
캬~ 듁음입니다.^^ (사실 이 대목에서 전 혼자 행복에 겨워할 때도 있답니다.)
전 거의 자급자족하는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마당만 넓다면 닭도 한 마리 기르고,염소도 기르고...양식장도 만들고 하겠지만,
지금은 텃밭에 배추나 잘 심어 김장을 하려고 해요.
예전엔 밭에 뭐가 있는지,마당에 무슨 꽃이 피는지...
남의 일이고 딴세상 일이었는데
요즘의 저는 제가 생각해도 깜짝 놀랄만큼
바람결에 실려오는 백합향기에 비명지르고,
현관 앞의 수련의 물이 너무나 맑은 것에 신기해 하고,
바질이며,루꼴라,타임....등의 처음보는 꽃들을 보며 씨를 받느라 분주하고,
고추에 대나무 말뚝을 세워 끈으로 일일이 묶어주는 수고로움에도
양푼에 한 가득 고추를 따오면서 신이 난답니다.
아마도 나이가 들어가는가 봅니다.그렇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