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고 들어온다는 대답이 아닌 지금 집에 간다는 예상치 못한 대답을...^^
오랫만에 아빠와 함께 저녁을 먹자고 아이들을 잠시 기다리게 한 뒤...
ㅎㅎㅎ 신랑을 기다리며 단호박설기떡에 도전을 했답니다...
배고픈 아이들은 찐 단호박을 조금 먹이며 허기를 달래주고요...
단호박 너~~무 맛있어요...
냉동실에서 쌀가루를 꺼내놓고...
찬기가 가시길 기다리며 단호박을 써는데...
헉헉 단호박 썰기가 너무 힘들어요...
온 힘을 다해 단호박을 썰고 전자렌지에 10분...(저는 아이들 먹이려고 한통을 다 돌리느라 10분을 돌렸어요...)
쌀가루에 찬기가 가시길 기다리는데 너무 너무 빨리 해보고싶어서 참지 못하고
'뭐 찜통에 찔때만 찬기가 없으면 되지 않겠어???'하는 생각으로
소금을 섞고, 아~무 생각없이 설탕 한스푼을 넣다 그제야 생각이 났습니다...
<설탕은 꼭 제일 마지막에 넣으세요~~~> 이놈의 깜빡증은...
한스푼을 넣고 생각이 났으니 다행이지... 하며 스스로 위안을 하면서 다음 단계로 쑝~~~
어리버리하고 있는 사이 단호박이 다 쪄지고...
아이들손에 한조각씩 들려주고는 단호박을 으깨어 열심히 비벼주었습니다....
아무래도 물이 좀 부족한것 같아 물좀 더 주고...(근데 그래도 물이 부족했어요...ㅜ.ㅜ)
세번 체에 내리고 마지막에 설탕섞고 체에 내려주고...
벚꽃님!! 저 시킨대로 잘 했죠???
무스링이 없어 저는 밑이 분리되는 케익틀을 놓고 찜통에 올렸어요...
물이 가루에 닿을까봐 물조금 넣고 찜통올려 확인하고 또 넣고 또 확인하고...ㅋㅋㅋ
찜통에 올리고 위에 면보덮어주고 30분...
찜통에 찌는 동안 신랑이 들어와서 저녁을 먹고...
떨리는 마음으로 찜통을 열어보았습니다...

찜통을 열어보니 이렇게 예쁜 얼굴로 저를 바라보고 있는 단호박설기떡...
너 왜 이렇게 예쁜거냐???
저 완전 흥분했습니다...ㅎㅎㅎ
일단 비스무리하게 흉내는 냈잖아요...그쵸???
(헉... 구멍난 면보가 너무 창피하잖아~~~ ㅜ.ㅜ)

조심 조심 면보를 들어 접시로 옮기기도 성공!!!
면보를 들어올리는데 떡이 부서져버릴까봐 얼마나 조마조마했는지...

케익틀을 벗어버리고 드러난 우아~~한 자태...
단호박의 색이 너무 이쁜것 같아요...
무스링이 아니라 케익틀이라 밑면을 부착하는 홈이 있어요...
그 홈 속으로고 쌀가루가 들어가 케익틀을 빼려고하니 잘 안되서 젓가락의 힘을 이용...
살짝 부서졌지만 무사히 빼냈습니다...^^

마지막으로 빠지면 섭섭한 단면샷!!!
실은 같은 아파트에 사시는 어르신들 댁에 나눠드리느라 아직 식기전에 잘랐더니 좀 부서졌어요...
저녁식사 후에 만든거라 혹 너무 늦게 가져다드리면 폐가 될것같아 빨리 가져다드리고 싶은 마음에
잘랐더니 예쁘지 않은 떡을 가져다 드리게 되었어요...ㅜ.ㅜ
작은 아이가 케익이라며 너무 좋아합니다...
먹어보니 물이 약간 부족했던 듯 하지만, 떡순이인 저에게는 그것도 행복이었습니다...
일단 비스무리한 모양도 나왔구요, 물이 좀 부족하지만 떡 비스무리한 맛도 나구요...ㅎㅎㅎ
무조건 좋아 좋아~~ 랍니다...^^
아무래도 설기떡 종류를 더 해봐야겠어요...
단호박은 이제 없으니 아무 재료없이 할 수 있는 백설기를 해볼까요???

추석전날 저희 신랑이 아이들에게 엄마를 가져다 주라며 뭔가를 줍니다...
바로 같은 방에 두발자국 떨어져있는 마누라한테 직접 주면 될것을 아이들을 시킵니다...
뭔가 봤더니...
아주 작은 뜨게가방속에 든 아주 작은 성모상이 들어있었습니다...ㅎㅎㅎ
이 행복감~~~ 아시죠???
저희 신랑 너무 귀엽지 않나요???
참고로 저희 결혼 8년차입니다...
아직 저는 신랑 손을 잡고 있으면 심장이 쿵쾅쿵쾅거려요...^^
난생 처음 만들어본 단호박설기떡... 보고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