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머리가 시키니 몸은 거들 뿐 ^^

제빵기로 빵을 만들면 쉽고 편하지만 빵을 한꺼번에 너무 많이 만들게 되어요.
제빵이 그렇지 않나요? 먹고 땡하게 만들자니 그 수고가 아깝고.
제빵기는 일정량은 만들어줘야하니 도저히 둘이서 한번에 먹을 수가 없는데
날은 덥고 습하고 빵은 눅눅해지는데 냉동실엔 말랑말랑한 빵이 안찌그러질 정도의 공간은 없고.
그래서 그냥 실온에 두었다가 다음날 마늘빵 해먹었어요.
마늘+파슬리+버터를 적당히 섞어 발라 오븐에 슬쩍 구우면 바삭바삭한 게 새로 만든 음식 같아요.

빵 찍어먹겠다고 만든 스파게티라 소스를 일부러 넉넉하게 만들었어요.
저게 다 국수면발이 아니라 소스로 덮힌 산이랄까요;;
빵 먹을 계산으로 둘이 먹을 스파게티를 100그램정도만 삶았는데 담고 보니 엄청 많아 보이네요.
쟤 되게 많이 먹는다 하실까봐 괜한 변명 늘어놔봅니다 ^^

말복이 지나 그런지 어제부턴 그나마 좀 덜 더운 거 같아요.
아침에 창문 열어도 후덥지근한 바람이 아니라 그나마 쬐~~금
아주 쬐~~~금은 선선한 기운이 느껴지네요.
지난주엔 어찌나 더운지 밤에 잠을 좀 설쳤더랬어요.
덕분에 왼종일 헤롱거려 오전에 한잔 오후에 한잔 커피 없인 못살겠더라구요.
동네빵집에서 '도나쓰'도 두개 사다 먹었어요. 이런 촌스런 도나쓰엔 도넛은 왠지 안어울리죠?
설탕에 좀 굴려주지라는 아쉬운 맘이 있었지만
설탕범벅이었으면 그나마 죄책감에 손도 못댔을지도 모르겠네요.

우리집 대형어린이가 밥도 싫네 국수도 싫네 빵도 싫네~~
더우니 입맛이 확 떨어졌는지 메뉴투정을 하네요.
불쾌지수가 팍팍 상승하는 걸 꾹꾹 눌러가며 요리책을 마구 넘기다 발견한 오믈렛.
삼각형으로 자른 건 스페인식 오믈렛(Tortilla)인데요 감자와 양파를 저며서 살짝 볶아 넣은 거에요.
계란 3개 풀고 주먹보다 작은 감자 2개, 양파 반개 넣어
계란말이 사각팬에 은근한 불에 익히다 한번 뒤집어 다른면도 익혀주었어요.
소금 후추간만 해주는 좀 심심~한 오믈렛이랍니다.
동그란 오믈렛은 적당한 팬이 없어 머핀틀에 넣어 오븐에 구웠는데요
바질과 양파 다진 것, 물 두 스푼 넣어 푼 계란을 살짝 익힌 다음에
페타치즈와 꼬마토마토 반 자른 것 위에 얹어주었어요.
바질향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반드시 빠져들만한 맛!
바질 좋아하시는 분들 꼭 한번 해보시길 바래요.
스킬렛이나 작은 후라이팬 이용하실때에는
처음 계란물 넣고 살짝 저어주면서 고루 익게 해주세요.
치즈와 토마토 얹은 다음엔 오븐에 넣어주시거나
그냥 가스불에 조리하시려면 뚜껑덮고 약불에 은근히 익혀주세요.
머핀틀에 만드는 건 별로 권하고 싶진 않아요.
머핀틀 닦기도 귀찮고 기름칠 꼼꼼하게 해도 좀 들러붙거든요 ^^;
혹시 머핀틀 이용하시려면 오븐에서 꺼낸 다음에 살짝 식혀 꺼내주세요.
안그러면 부서지기 쉽답니다.

친정에서 구호물품이 왔어요 ^^
제가 사랑하는 북어채에 포도씨유 두르고 고추기름 두르고 양파도 얇게 채썰어 넣었어요.
양파채 넣으면 북어가 부드러워진다고 82 어느님이 팁을 올려주셨던 거 잘 써먹고 있지요 ^^

숨이 팍 죽어 양도 팍 줄어 좀 슬프네요 ㅎㅎ
밑반찬 안만든다며!?!?!? 어느분이 항의하실라나요?

밑반찬 아니거든요~~~~ ㅎㅎ
이렇게만 먹어도 넘 맛있는 북어채무침!
하루 지나면 양파냄새도 안나고 아삭아삭한 맛이 좋아요.

이것은 정말 날로 먹은 저녁!
로스트치킨+허브볶음밥+감자가 2인분에 980엔 :)
오피스 지역엔 점심시간에 덮밥이나 기타 점심 먹거리 파는 작은 트럭들이 오는데요
그 중에서도 인기가 많아 금방 다 팔려나가는 로스트치킨 사다가 저녁에 먹었어요.
도쿄 오시는 분들 중에 점심시간에 유라쿠초역 근처 오시는 분들은 한번 트럭 이용해보셔도 좋을 거 같아요.
유라쿠초역 나와서 인터네셔널포럼으로 오시면 안쪽에 트럭들이 즐비한데요,
직장인들이 줄 길게 선데는 다 맛있을꺼에요 ^^
이날은 샐러드만 슬쩍 만들고 레몬에이드 만들어 상콤하게 먹었드랬지요. 불 안쓰니 어찌나 좋던지~~
없으니 궁여지책으로 나온 커피팟이지만 저게 턱이 있어서 얼음 있는 음료 담기에 좋아요. ^^

신랑이 회식이라길래 룰루랄라 신났던 날.
결혼하고 처음엔 어쩌다 좀 늦게 들어오면 혼자 보내는 저녁이 그렇게 우울할 수가 없던데
요즘엔 신혼빨이 떨어져가는지 가끔 좀 저녁 좀 먹고 들어왔음 좋겠단 생각이 슬금슬금 나네요 ㅎㅎ
제가 너무나 사랑하는 봉골레 스파게티 해먹어야지하면서 룰루랄라하고 있는데
회식이 다음주로 미뤄졌다는 우울한 소식이 들려옵니다 ㅎㅎ
신랑은 저녁 메뉴 소식에 우울해하길래 대형어린이가 좋아하는 홍합 몇개 꺼내줬어요.
먹다남은 체리토마토 몇개, 양파 쬐금 바질 쬐금 다지고
핫소스 살짝 뿌려 올려주고 치즈 조금 덮어주었어요.
치즈 때문에 상큼한 맛은 좀 줄어들지만
치즈가 이삿짐에 끈 칭칭 묶는 것처럼 내용물 안떨어지게 잡아주거든요.

마늘 팍팍 다져넣고 와인 콸콸 쏟아넣어 만든 봉골레 스파게티.
바지락살 하나하나 떼먹는 게 쬐금 번거롭긴 하지만 그래도 너무 맛있어요.

일단 차려주면 이렇게 잘 먹으면서 일단 고개부터 저어보는 대형어린이. 당최 왜그럴까요?!?!?!?
좀 더하면 버럭질 나올 거 같은데 다행히 더위가 좀 수그러드는 분위기...^^

바밤바를 필두로 제가 밤맛을 무지하게 좋아해요.
바밤바에 밤쨈으로 추정되는 찐덕한 부분은 정말 아껴가며 음미해가며 먹었던 기억 ^^
밤 페이스트 사다두었던 걸로 만든 별로 성의없는 나름 몽블랑 크레쁘 ㅎㅎ
휘핑한 생크림과 밤 페이스트를 1:1로 섞은 거 그냥 철푸덕 철푸덕 발라 먹었지요.
입안에 들어가면 몽블랑처럼 쌓아올리거나 그냥 철푸덕 발라먹거나 똑같잖아요 ㅋ

말복 메뉴는 아키라님 포스팅에 나온 오겹살 보쌈을 하려고 했는데
호주산 스테이크 고기 마지막 세일날인거에요.
지난주에 사봤더니 맛도 괜찮았는데 가격이 너무 착하거든요.
그래서 세일에 약한 아줌마라...^^ 집어 들었습니다.
그래서 말복엔 안어울리는 소고기와인찜을 ㅎㅎ
고기나 생선 양념에 재울땐 비닐봉지가 편하죠?
고기 600그램이면 와인 반병정도가 필요한 데 이렇게 봉지에 넣어 공기를 빼면
와인 1/4~1/3병 정도면 고기가 푹 잠겨요.
와인찜은 와인을 다 요리에 이용하니까 버리는 건 없지만 그래도 마시는 게 쫌 더 좋아서 ㅎㅎ

와인과 프로방스허브, 오레가노, 후추에 재워둔 고기를 물기 잘 닦아서
육즙이 빠지지 않게 살짝 볶아준 후 양파, 양송이버섯, 당근을 넣고
재웠던 와인을 들이부어 은근히 2시간 정도 졸여줍니다.
마지막에 소금간 하고 전분풀어 좀 되직한 소스를 만들어주면 완성!
시간은 좀 걸리지만 간단한 요리에요.
프랑스 친구에게 배운 건데요, 와인에 하룻밤 재우라고 하던데,
와인에 고기 오래 재우는 게 안좋다는 얘기도 어디서 들은 거 같기도 하네요 ^^;
전 아침에 재워 저녁에 해먹어요. 6-7시간 재웠나봐요.

밤 페이스트 한통 깠으니 뭔가 해치워버려야해서 밤롤 다시 만들었어요.
인블루님 시나몬롤 레시피로 했는데 빵이 참 맛있었어요.
충전물은 밤 페이스트 치덕치덕 발라 절인밤 부셔올려주었구요.
제빵은 하다보면 남는 재료 아까워서 뭔가 또 만들고
그러다보면 또 뭔가 남는 걸로 뭘 해야하고
그 와중에 만든 건 먹어야하고..악순환의 고리를 끊기가 힘드네요.
악순환이라면서 제빵기로 제빵하는 책까지 사다놓은 1인이지만!
당분간 달달한 제빵만은 접어두려고 합니다 ^^;

휴일인 토요일 점심은 물냉면! 육수는 시판 육수 사용했어요.
소고기 때문에 냉면 못드시겠다 하시지만, 어차피 시판 육수는 조미료 덩어리라서 -_-;;;;
서울가서 냉면 사먹을 거 같진 않지만 물냉면 너무 먹고 싶을 땐 가끔 시판육수는 먹을라고요 ㅠㅠ
제가 서울 살 땐 여름엔 정말 냉면으로 연명했었거든요...훌쩍;
입에 들어가는 거 못미더워 먹을 수 없는 세상...참 속상해요.
무우는 쌈무 절여놓은 거 삼등분해서 얹었고요
오이는 얇게 썰어 소금에 조물조물 10분쯤 재웠다가 물엿 조물조물~
물기 쪼옥빠진 거 식초 조금 넣고 또 조물조물해서 얹었어요.

저녁엔 제육볶음 얼려둔 거 해동해서 숙주랑 후다닥 볶아 쌈 싸먹었어요.
원래 숙주는 데쳐서 무치고 제육볶음은 양파랑 볶으려고 했지만
귀차니즘에 돼지고기와 숙주가 뒹굴게 되었다지요.
전 정말 밑반찬 만드는 게 너무 귀찮아요 ㅠㅠ 먹는 건 좋아하는데...;
대형어린이는 준비~~땅하면 먹으려고 대기중이네요 ㅎㅎ

일요일 점심엔 나가서 먹을까하는 신랑을 앉혀놓고 남은 음식 처치를 ㅎㅎ
소고기 와인찜 남은 거 포크 두개 잡고 북북 찢어서 파스타 위에 얹어먹었지요.
감자랑 먹어도 밥이랑 먹어도 파스타랑 먹어도 넘 맛난 와인찜이에요.

이 더위에 외식하자는 신랑을 만류하고 집에서 점심을 후다닥한 거엔
있는 음식 해치우는 것보다 디져트는 밖에서 먹겠다는 계산이...ㅋ
손가락을 뺀 손바닥만한 마카롱엔 포크와 칼도 딸려옵니다 ^^

오후엔 긴자에서 신랑이랑 노닥노닥....^^
피곤한 데 집에 갈 수는 없고~~~
왜냐구요?

어제 도쿄만에서 불꽃축제(하나비)가 있었거든요. 인파가 어마어마하지요.
제가 사는 아파트에도 이 날엔 엘리베이터 줄 서서 타야해요.
오다이바와 레인보우브릿지가 눈앞에 쫘악 깔린 집들이 있거든요.
하지만 저희집에선 도쿄만이 안보이기 때문에 ㅋㅋ
신랑 일하는 회사에서 주최한 오픈하우스 파티에 갔어요.
회사가 42층에 있어 고층건물이 별로 없는 일대가 훤히 내려다보이거든요.
불꽃놀이는 둘째치고라도 공짜 음식과 공짜 음료에
선물까지 준다는 데 안갈 수가 없어 버텼다지요 ㅋ
좀 멀긴 했지만 그래도 시야 가리는 거 없이 참 편하게 봤어요.
도쿄만 근처에서 보자면...어휴, 정말 난민촌이 따로 없답니다.

불꽃놀이가 끝나고 한시간쯤 지났는데도 사는 동네에 돌아오니 인파의 끝이 보이질 않더군요.
그나마 이렇게 신호에 걸려 인파가 드문드문 끊겨있는 정도 ㅎㅎ
저희는 그냥 티비로 편히 보는 게 좋은 귀찮은 사람들인데 이 더위에 참 대단한 거 같아요.
신랑이 어제밤부터 감기기운이 좀 있던데 오늘 조퇴하고 올지도 모르겠네요.
우리 대형어린이 오늘은 삼계탕이라도 고아주고 힘내라고 궁디팡팡해줘야겠어요.
82님들도 막바지 더위에 건강 잘 챙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