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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남편의 쏘울푸드, <찰밥>

| 조회수 : 11,201 | 추천수 : 85
작성일 : 2008-07-25 18:00:43

안녕하세요. 빨강머리앤입니다.
오늘도 비가 오려나 봅니다.
바깥 창이 어둡네요.

지난달 뒤늦게 카모메 식당을 봤습니다.
보면서 그 밤에 당장 시나몬롤 만들 뻔 했습니다. 만드는 방법도 모르면서. --;
그러던차 며칠전 인블루.님의 시나몬롤 레시피..
꼭 한 번 만들어 보고 싶네요.

카모메식당에 일본인의 쏘울푸드, 오니기리(주먹밥) 얘기가 나옵니다.
세 여인이 정겹게 주먹밥 만드는 장면 또한 멋지구요.

-----

이제 햇수로 결혼 4년차에 접어드는 저희 부부.
작년 이맘때도 아이를 기다리면서 글을 올렸었는데
1년이 또 무심히 지나갔습니다.

임신이 안되는게 누구를 탓할 문제는 아니지만
남편에게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드는건 사실입니다.
이번달도 역시 여느달과 같이 마법이 찾아왔고
상심한 마음을 잊고자 요리를 합니다.

하루는 남편이 제일 좋아하는 카레.
또 하루는 역시 남편이 자다가도 일어나서 먹는 찰밥.

카레야 채소들 씻고썰고볶고뭉근히 끓이면 되는
그리 어렵지 않은 메뉴지만,
찰밥은 팥 삶아내는 일 부터 신경이 쓰입니다.

간단하게 팥 대충 삶고, 쿠쿠에 몽땅 넣고 취사를 돌려도 될일이지만
그냥 스스로 엄격해지고 싶은 마음에
지켜봐가며 한 시간여 넘게 팥을 삶고
찜기에 불린 찹쌀을 올려 찌고
중간 양푼에 쏟아 소금물을 뒤섞어 주고 다시 찌고.
찰밥은 꼭 맨김과 먹어줘야 하니까 김도 굽고
역시 차가운 콩나물국을 곁들여야 하니 콩나물국도 맑게 한 솥 끓입니다.

덥고 습한 날,
좁은 부엌이 이내 가스렌지의 화기로 가득차게 됩니다.
오랜 시간 팥을 삶고 찜기에 쪄내는 찰밥.
남편의 쏘울푸드라 말할만 합니다.

형제도 많고 살림도 넉넉치 않은 시골에 살던 남편,
마흔을 앞둔 지금도 찰밥을 먹으면
툇마루에 누워 처마 밑 비 떨어지는 소리를 듣던
옛날 고향집 기억 속으로 돌아가나 봅니다.

어쨌거나 전 음식을 준비하면서 마음을 다시 다잡고,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남편은 맛있게 찰밥을 먹습니다.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푸른두이파리
    '08.7.25 6:10 PM

    빨강머리앤님 받으세요...하루빨리 기쁜 소식 있도록 제 마음을 드립니다...
    그리구 자신에게 너무 엄격하지 마시구요...
    편안한 맘으로 운동을 하시면서..기다리시면 기쁜 소식 있을겁니다...^^

  • 2. 짱아
    '08.7.25 7:16 PM

    그래요. 맘 편히 가지는게 젤 조아요. 여긴 비 엄청 옵니다.
    깨끗한 맘으로 기쁜 소식 있기 바랍니다.

  • 3. 주디 애벗
    '08.7.25 7:56 PM

    저두 기쁜 소식 있기를 바랄께요
    ^^

  • 4. 세발자전거
    '08.7.25 7:58 PM - 삭제된댓글

    저도 그맘 이해해요
    남편이 삼대독자인데 첫딸을 낳고는 일때문에 피임하다 아이를 갖으려 해도 안생겨서 많이 조바심냈어요
    그래서 병원도 가보고 공부하고 노력하고 뭐 많이 했는데 잘 안되더군요
    그런데 이직을 하다가 텀이 생겨서 한달정도 쉬게 됐을때 저도 모르게 임신이 되었어요
    저나 남편은 거의 포기상태였거든요
    남편이랑 나이차이도 많고 무척 보수적인 경상도남이라 저도 맘고생 많이 했답니다
    마음 비우고 좀 털털하게 사세요
    저도 엄청 완벽주의인데 그때 좀 헬렐레 했었던것 같아요 여러모로
    그리고 님 아이디 넘 좋아요
    앤처럼 해내실겁니다 믿으세요

  • 5. Remember
    '08.7.25 10:35 PM

    저도 찰밥 넘 좋아해요!!

    저도 카모메식당보고 새벽3시에 시나몬롤을 구웠었던 기억이 있어요

    빨강머리앤님 금방 좋은소식 있으실 꺼에요

    빨강머리앤이 예전에 너무 슬프다면서 슬픔의 구렁텅이에 빠진거같다고 한

    표현 혹시 기억하실지 모르겠네요 만화에서요

    그래도 앤능 항상 밝고 씩씩하잖아요

    빨강머리앤님도 금방 훌훌털어버리시고 다시 힘내셨음 좋겠어요

    좋은소식있으시길 간절하게 바랄께요^^

    님 힘내세요!!

  • 6. 퍼플크레용
    '08.7.25 11:52 PM

    저도 카모메 팬!
    카모메 식당의 그 여인네들처럼,
    물 흐르듯 마음 가는대로 살다보면 좋은 소식이 찾아오겠지요!
    고실고실한 찰밥이 참 예쁘네요~

  • 7. 귀여운엘비스
    '08.7.26 4:34 AM

    이 새벽에 글보고있으니 마음이 절절...

    아는 언니는 포기하고 좋아하는 요리배우고자 학원등록하고

    학원다니기전에 남편과 맘편히 여행다녀왔나봐요.

    학원다닌중에 임신인걸 알았는데... 마음을 비운상태에서의 편한 여행이

    그부부에게 좋은소식을 안겨주었나봐요.

    역시 편안한 마음이 최고인것같아요.

    힘내요.

    앤님 :)

  • 8. 똥강아지
    '08.7.26 9:51 AM

    포기했을때 새소식이 찾아온다는것은, 그만큼 마음을 비웠기때문에 오히려 기쁜일이 생기는거 같아요..
    저도 3년간 기다리다 포기하니, 한달만에 임신이 되더라구요.. 저도 결혼 4년만에 낳았구요.
    둘째도 생각했는데 또 5년이 지났구요..
    이번달부터 애기용품들 다 정리했어요.. 보행기니 아기때 장난감들 손수건 아기띠.. 등등..
    좋은소식 있기를 바란다는 말보다는 맘이 편해지시길 기원합니다..

  • 9. 수짱맘
    '08.7.26 10:05 AM

    앤님~ 힘내세요.
    마음 편하게 하시구요.
    앤님이 어떤 마음으로 정성스레 찰밥을 준비하셨는지
    남편분 아시고 계실거예요.^^

  • 10. 콩이
    '08.7.26 2:19 PM

    매일 빨리쿡에 중독되서 살지만
    글은 거의 안 남겨요... 쑥쓰러워서^^

    근데 앤님 이야기가 딱 제 이야기 같아서 일부러 로긴했어요
    마음 편하게 드시고.. 혹시 직장 생활을 하고 계시면 좀 쉬어보는것도 좋아요

    저랑 저희 남편도 둘다 아무이상 없는데 5년동안 임신 안됐었거든요.

    저는 제 몸이 많이 피곤하고 힘들어서 아이가 없어도 좋다고 생각했는데
    남편은 그게 아니어서 불임전문병원까지 다니면서 치료했지만 소용없더라구요 ㅠㅠ.

    남편도 포기하고 '그래 우리 둘이 행복하게 살자~~'라고 했을때
    제가 어깨가 부러져서 꼼짝없이 5개월 정도를 쉬었는데
    그때 저희 소망이가(아이 태명이예요..) 생겼어요

    전 지금도 그래요
    이 아이가 생겨서 소망이 생겼지만
    만약 하나님이 주시지 않는다면 그것도 우리 가족에게 축복이라 여깁니다.

    다른 분들이 조언하신것처럼 마음 편히 먹으시고
    혹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좀 힘든일이 있으시면 좀 쉬어보시라고 조언합니다.
    기쁜 소식 있기 바래요^^

  • 11. sumipan
    '08.7.26 2:20 PM

    빨강머리앤님이 제일 힘들겠지만, 너무 조바심내지 마세요.
    저두 4년만에 쌍둥이 낳고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아기 낳으면 못하는 일들이 많아요. 지금 마음껏 남편분이랑 즐겁게 보내세요.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겁니다.
    오늘은 남편 좋아하는 찰밥을 해야겠네요.

  • 12. namiva
    '08.7.26 6:41 PM

    저도 포기했더니 덜컥.. 임신이됐더라구요.
    설마 생기겠냐...하고 포기하고 있었는데 덜컥 생긴 아이가... 출산이 8월이었어요 ㅋㅋ
    전에 여름에 아기낳는 사람들 보면 더운데 어쩌려고 그때 애를 낳냐..했는데
    제가 딱 8월 14일에 출산했네요 ㅋㅋㅋ
    마음비우시고.... 바로 덜컥 아기 생기시길 바래요...

  • 13. 꽃게
    '08.7.26 7:05 PM

    빨간머리앤님 벌써 세월이...
    찰밥이 너무 잘 되었네요.ㅎㅎㅎㅎㅎ
    맘 편히 먹는 순간...아이 생긴 부부들 많아요.
    앤 님도 맘 편히, 걱정 마시고요..

  • 14. 빨강머리앤
    '08.7.26 10:43 PM

    답글 감사합니다.
    그제 날씨탓이였는지 울적한 마음에 글을 남겼더니
    제 마음은 그나마 풀어졌지만 읽는분들께 우울이 전염된거 아닌가 죄송스럽네요.

    오늘 매그넘 사진전 보고, 맛있는 것도 먹고
    (백년옥은 소문만큼 나쁘진 않더군요)
    친구들과 수다떨고 했더니
    만화 속 씩씩하고 명랑한 빨강머리앤이 된 듯 합니다.

    따뜻한 말씀들 감사해요.

  • 15. tomasgomo
    '08.7.26 10:53 PM

    적극적인 임신도 좋던데요 전 마리아에서 인공수정했는데 넘쉽게 임신이 되었어요 6년만에요 진작에 할걸 여자쌍둥이 엄마랍니다. 제주위엔 정상이라는데도 기다림에 지쳐 시험관아기 로 한번에 성공 . 전 불임판정이었고요. 인공수정한6번하고 안되면 시험관하자 했는데 3번째성공했어요

  • 16. 키위맘
    '08.7.27 5:57 PM

    안녕하세요? 앤님.
    결혼 후 '적성'을 발견했다는 신혼 시절 님의 글을 기억한답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맛있는 글 올리셨던 걸 기억하기에 반가운 맘에 클릭했어요.
    마음 편히 즐겁게 생활하시구요, 좋은 소식 있으시기 바래요. ^^

  • 17. 자작나무
    '08.7.27 6:03 PM

    언뜻 대문 사진보고 콩설기인줄 알았다는..^^;;
    많이 걱정되면 병원에서 검사 한번 받아보시고
    이상 없다면 맘편히(?) 기다리세요..
    의외로 아이 없이도 행복한 부부들이 주위에 많더라고요..
    다 장단점이 있는것 같아요..

  • 18. 하루히코
    '08.7.27 8:08 PM

    저도 결혼한지 4년입니다...
    어쩜 저랑 비슷하신지요... 곧 천사가 찾아오겠죠...하고 마음을 다 잡지만 마음은 여전히 편치 않아요... 마음 비우기가 참 어렵더라구요... 힘내시고 행복해 지자구요...

  • 19. 로마네꽁치
    '08.7.28 10:07 AM

    앤님, 저도 3년 넘게 애기가 안생겨서 전전긍긍했었는데, 다 포기하고 신경안쓰고 지내다 보니
    어느날 생각치도 않게 찾아왔네요. 넘 스트레스 받지말고 맘편히 먹으세요

  • 20. 뽈뽀리~
    '08.7.28 10:22 AM

    빨간머리앤이란 대화명을 쓰시는걸 보면 분명 밝고 씩씩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신분 같아요
    저도 큰애랑 늦둥이랑 15년이나 차이가 난답니다.(물론 중간 중간 피임을 하긴했지만요)
    조급한 마음 갖지 마시고 우선 남편분이랑 같이 할수 있는 취미생활을
    해보세요. 저흰 주말마다 산에 다니면서 얘기 많이 나눴답니다. 오히려 지금은
    늦둥이 때문에 많은 부분 제약을 받고 있긴 하지만요. 내년쯤엔 같이 등산을 할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바램을 가져봅니다.
    맛난거 많이 만들어 드시면서 이렇게 여러분들과 알콩 달콩 잼나게
    얘기 나누면서 힘내세요...아자!!아자!!아자!!

  • 21. 야간운전
    '08.7.28 1:58 PM

    위에 귀여운 엘비스님 댓글 보고 저도 문득 몇자 적습니다.
    저도 작년 이맘때쯤에는 시험관 시술하러 다니고 그랬는데,
    몇번 실패하고 나서는 맘 비우고, 회사 다니면서
    주말에 배우고 싶던 쿠킹클라스 등록해서 다니고 어영부영 하는 사이에 자연임신이 되어서, 벌써 7개월에 접어듭니다.

    빨간머리앤님, 역시 사람은 자기 하고싶은대로 하고 마음 편하게 지내는게 최고라는 생각이 드네요. 요리배우다가 임신한 사람들 얘기 간혹 들리는데,
    이참에 빨간머리앤님도 쿠킹클래스 한번~ ^^

    기운내세요, 아잣!

  • 22. 원주민
    '08.7.29 11:04 AM

    간만에 차분하고 좋은글을 보네요.
    안타까운 마음도 전해지고..

  • 23. 해피곰
    '08.7.30 4:10 PM

    다들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네요
    앤님
    이쁜 애기가 오려고 기다리고 있을거여요
    이 더운날 찰밥 하신다고 힘드셨겠어요
    맛나게 드시고 가벼운 맘으로 지내고 계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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