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빨강머리앤입니다.
오늘도 비가 오려나 봅니다.
바깥 창이 어둡네요.
지난달 뒤늦게 카모메 식당을 봤습니다.
보면서 그 밤에 당장 시나몬롤 만들 뻔 했습니다. 만드는 방법도 모르면서. --;
그러던차 며칠전 인블루.님의 시나몬롤 레시피..
꼭 한 번 만들어 보고 싶네요.
카모메식당에 일본인의 쏘울푸드, 오니기리(주먹밥) 얘기가 나옵니다.
세 여인이 정겹게 주먹밥 만드는 장면 또한 멋지구요.
-----
이제 햇수로 결혼 4년차에 접어드는 저희 부부.
작년 이맘때도 아이를 기다리면서 글을 올렸었는데
1년이 또 무심히 지나갔습니다.
임신이 안되는게 누구를 탓할 문제는 아니지만
남편에게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드는건 사실입니다.
이번달도 역시 여느달과 같이 마법이 찾아왔고
상심한 마음을 잊고자 요리를 합니다.
하루는 남편이 제일 좋아하는 카레.
또 하루는 역시 남편이 자다가도 일어나서 먹는 찰밥.
카레야 채소들 씻고썰고볶고뭉근히 끓이면 되는
그리 어렵지 않은 메뉴지만,
찰밥은 팥 삶아내는 일 부터 신경이 쓰입니다.
간단하게 팥 대충 삶고, 쿠쿠에 몽땅 넣고 취사를 돌려도 될일이지만
그냥 스스로 엄격해지고 싶은 마음에
지켜봐가며 한 시간여 넘게 팥을 삶고
찜기에 불린 찹쌀을 올려 찌고
중간 양푼에 쏟아 소금물을 뒤섞어 주고 다시 찌고.
찰밥은 꼭 맨김과 먹어줘야 하니까 김도 굽고
역시 차가운 콩나물국을 곁들여야 하니 콩나물국도 맑게 한 솥 끓입니다.
덥고 습한 날,
좁은 부엌이 이내 가스렌지의 화기로 가득차게 됩니다.
오랜 시간 팥을 삶고 찜기에 쪄내는 찰밥.
남편의 쏘울푸드라 말할만 합니다.
형제도 많고 살림도 넉넉치 않은 시골에 살던 남편,
마흔을 앞둔 지금도 찰밥을 먹으면
툇마루에 누워 처마 밑 비 떨어지는 소리를 듣던
옛날 고향집 기억 속으로 돌아가나 봅니다.
어쨌거나 전 음식을 준비하면서 마음을 다시 다잡고,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남편은 맛있게 찰밥을 먹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