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밤 12시, 감자탕.

| 조회수 : 8,070 | 추천수 : 83
작성일 : 2009-01-12 16:17:16


안녕하세요. 빨강머리앤입니다.
좀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한 한해 되세요.

작년에 본 책 중에서 손에 꼽히게 재밌게 본 책이 심야식당.입니다.
일본 만화책이에요. 언젠가 다른분도 추천하셨던.
주 내용은 밤 12시에 문열어 새벽 6시까지만 하는 식당인데
공식메뉴는 돼지국밥이지만 손님이 먹고싶은걸 말하면
재료가 준비되어있는 한 만들어주는게 이 식당 원칙이랍니다.
손님별로 음식에피소드가 나오는데 이게 참 묘하게 재미나요.

보고나서 손에 쉽게 닿는곳에 두고 오가며 보고,
잠들기전에 또 보고 그러고 있답니다.
남편과 둘이선 심야식당가면 우린 뭐 주문해서 먹을까..라는 유치한 놀이도 하고. --;

어제 문득 심야식당 버전으로 82쿡 식당이 있으면
82쿡 아는 사람들은 참 재밌겠다 싶었었어요.

식당와서 오늘 베스트에 오른 계란말이 주세요. 라던가
자스민님버전 불고기 될까요. 혹은
하나씨 만두 부탁해요. 또는
경빈마마님 잔치국수 될까요. 내지는
피코님 롤케익 부탁해요..까지 뭐 이렇게.

여기에 좀 더 나아간다면
아올다에 담긴 3첩 가정식백반.이라던가
레녹스 디너셋트에 차려진 스테이크.라던가.
특화된 그릇 식당도 재밌지 않을까 라는
뜬구름 잡는 생각을 하며 잠이 들었답니다.

쌩뚱맞게 왠 식당 타령인고 하니
제가 어제 처음으로 혜경샘 버전으로 감자탕.을 끓였답니다.
보통 레시피는 그냥 참고만 하고 양념 가감하며 제 마음대로 해먹는 일이 많았는데
이번엔 그러지 않고
레시피 정독하고 메모하고, 계량컵으로 물 맞추고, 시계 봐가면서 꼼꼼하게 끓여냈어요.

그 결과 밤 12시에 완성된 감자탕이 너무 맛있는겁니다.
당장 어디에 내다 팔아도 될만큼. 하하핫.

해서 문득 내가 만약 심야식당 주인이라면
오늘 오는 손님들에겐 먼저 권하는 거죠.
감자탕 맛있게 됐는데 어때요? 라면서.

3시간 핏물빼고 2시간 우려낸 뼈국물입니다.



원 레시피는 2kg 지만 전 1kg만 끓였어요.
곰솥이 좀 아깝나요? --;

돼지등뼈 사러갔는데 2kg 달라 했더니 양이 너무 많은 겁니다.
아저씨가 몇명이나 먹을꺼냐 묻기에 차마 혼자 먹을거라고는 얘기못하고
둘이 먹을거라고 했지요.
둘이선 2kg 많다고 1kg만 주셔서 어찌나 감사했던지.

그리고 아침을 기다려 먹은 대망의 감자탕.



감자탕 먹으려고 아침에 일찍 일어났어요. ^^
사실 어젯밤에 한 그릇 떠서 먹고픈 마음이 굴뚝 같았으나 참아줘야죠.
결혼전 음주가무가 취미생활이였던 그 때,
새벽 3시에도 천호동으로 감자탕 먹으러 다니고 했던 시절이 잠깐 떠올랐습니다. ㅋ

아무래도 혼자서 다 먹기엔 질리지 싶어 한 그릇 떠먹고 남은것 몽땅 싸들고 나왔습니다.
퇴근 후 저녁때 친정가서 아빠랑 먹으려구요.
사실 혼자 먹기 너무 아까운 맛이였어요.

감자탕 끓이기 엄두가 안나셨던 분들,
혜경샘 레시피 그대로 끓여보세요.
절대 실패하지 않으실 겁니다.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Terry
    '09.1.12 5:11 PM

    저도 한상차림 책에 나온 그대로 어제 갈비찜을 했는데요, 올리고당으로 양념장을 맞춘 게 참 특이하게 윤기나고 맛이 좋더라구요. 설탕을 하나도 안 넣었는데요.
    갈비찜은 언제나 그냥 엄마가 해 주시는 방법대로만 했었는데 이번엔 혜경샘 레서피 그대로 해 봤더니 배즙도 많이 들어가서 그런지 달큰하니 맛있었습니다.
    종묘근처 갈비찜 골목 얘기가 첨에 나올 때부터 갈비찜을 해 먹고 싶었거든요. 그런 곳은 가 본 적도 없었으면서 내가 어른이 되기 전에 그런곳이 없어진 걸 서운해하면서..ㅎㅎ (그 전엔 갈비찜 안 좋아했습니다.. 명절 때 엄마가 정말 큰 들통으로 두 개씩 해서 사흘내내 손님 올 때마다 먹었기땜에 제가 명절음식 두드러기가 있습니다. )

    여기에 팁을 하나 추가하자면..무를 넣는 대신 당근 큰 거 한개를 모서리깎아서 스튜용으로 잘라 넣어도 맛이 좋아요. 무를 넣은 맛과는 약간 국물 맛이 다르고 좀 더 세련된 맛이라고나 할까? 요건 우리 형님 방식이세요.

  • 2. mariah
    '09.1.12 5:27 PM

    근데 밤에는 뭘 먹어도 맛있지 않은가요!?

    감자탕 맛있어 보여요.
    등뼈 발라 먹고 국물 먹고, 감자 으깨서 밥비벼 먹고싶어지네요.


    저는 심야식당때문에 한동안 프랑크 소세지에 문어 칼집내서 열심히 볶아먹고
    카레 열심히 만들어서 억지로 조금 남겨서 어제의 카레로 만들어 먹고..
    고양이 맘마도 만들어 먹고 싶었는데 아직 못 해봤어요.

    왜 3권이 빨리 안 나올까요. -_-;;

  • 3. miro
    '09.1.12 6:30 PM

    아. 저도 심야식당 참 재밌게 읽었어요.
    내가 만약 그 식당에 간다면 무엇을 주문할까 상상도 물론 해보았구요.
    남편은 '남자들은 왜 푸딩에....'에 심하게 공감하더군요. ㅎㅎ 3권 빨리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밤에는 뭘 먹어도 맛있지 않은가요'라는 mariah님의 말씀이 정답인 듯! ㅎㅎㅎ

    감자탕 참 부럽네요. 저는 엄두가 안나서 며칠전에 사먹었는데! ㅎㅎ

  • 4. 귀여운엘비스
    '09.1.12 8:10 PM

    아하하하하하하하ㅏㅎ
    글이 재미있어서^_____^
    레녹스 홀리데이디너접시에 스테이크 부탁해요~
    이런거 너무 잼있는데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런 가게를 내기위해선 그릇을 열씸히 모아야겠어요!

    빨간머리앤님표 감자탕 한그릇 주세요.

  • 5. 금순이
    '09.1.12 9:54 PM

    빨강머리앤님 너무 재미있게 글 올리셨네요~

    식당와서 오늘 베스트에 오른 계란말이 주세요. 라던가
    자스민님버전 불고기 될까요. 혹은
    하나씨 만두 부탁해요. 또는
    경빈마마님 잔치국수 될까요. 내지는
    피코님 롤케익 부탁해요..까지 뭐 이렇게. ~~

    감자탕 가지고 아빠랑 드시려고 싸들고 가셨다니 ㅎㅎㅎ
    따뜻함이 느껴지네요~

  • 6. 끓는 설탕
    '09.1.12 10:58 PM

    우왕 너무 웃겨요! ㅎㅎㅎㅎㅎ
    오늘 마음이 좀 슬픈 날인데
    눈에 들어오지도 않으면서 82 기웃대다가
    빨강머리앤님 글 보고 위로를 받네요. (두 번 읽었다능...)
    심야식당,도 꼭 볼게요.

  • 7. 꽃게
    '09.1.13 5:15 PM

    앤님 오랫만이어요.
    정말 재밌겠어요.
    심야식당놀이~~ㅋㅋㅋㅋ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41054 50대 수영 배우기 2 + 음식들 19 Alison 2025.07.21 7,458 3
41053 혼자 보내는 일요일 오후에요. 17 챌시 2025.07.20 6,091 3
41052 잠이 오질 않네요. 당근 이야기. 19 진현 2025.07.20 6,353 5
41051 사랑하는 82님들, 저 정말 오랜만에 왔죠? :) 60 솔이엄마 2025.07.10 13,825 4
41050 텃밭 자랑 13 미달이 2025.07.09 10,198 3
41049 명왕성의 바지락 칼국수 - 짝퉁 36 소년공원 2025.07.09 9,312 5
41048 185차 봉사대체후기 ) 2025년 6월 햄버거, 치킨, 떡볶이.. 13 행복나눔미소 2025.07.07 3,058 4
41047 지금 아이슬란드는 봄 60 쑥과마눌 2025.07.07 6,907 12
41046 오랜만에... 16 juju 2025.07.06 4,641 3
41045 등갈비 바베큐구이와 연어스테이크 덮밥 16 늦바람 2025.07.06 4,066 2
41044 우리집이 아닌 우리집 이야기. 3 32 진현 2025.07.06 4,969 5
41043 우리집이 아닌 우리집 이야기. 2 12 진현 2025.07.02 8,598 4
41042 이열치열 저녁상 10 모모러브 2025.07.01 7,303 3
41041 나홀로 저녁은 김치전과 과하주에... 3 요보야 2025.06.30 6,670 3
41040 우리집은 아닌 우리집 이야기 1 9 진현 2025.06.30 5,853 4
41039 일단 달콤한 설탕이 씹히는 시나몬라떼로 출발 !! 16 챌시 2025.06.27 6,614 2
41038 직장녀 점심메뉴 입니다 (갑자기떠난 당일치기여행...) 14 andyqueen 2025.06.26 9,389 3
41037 먹고 보니 너무 럭셔리한 점심 7 요보야 2025.06.26 6,029 3
41036 냉장고정리중 7 둘리 2025.06.26 5,893 5
41035 먹어봐야 맛을 알고 맛을 알아야 만들어 먹죠 8 소년공원 2025.06.25 6,129 5
41034 똑뚝.....저 또...왔습니다. 16 진현 2025.06.23 7,900 6
41033 별일 없이 산다. 14 진현 2025.06.17 10,318 4
41032 새참은 비빔국수 17 스테파네트67 2025.06.14 11,463 4
41031 Sibbald Point 캠핑 + 쑥버무리 16 Alison 2025.06.10 11,180 5
41030 깨 볶을 결심 12 진현 2025.06.09 8,079 4
41029 피자와 스튜와 티비 보며 먹는 야식 이야기 22 소년공원 2025.06.05 8,705 6
41028 이른 저녁 멸치쌈밥 17 진현 2025.06.04 7,711 5
41027 184차 봉사후기 ) 2025년 5월 쭈삼볶음과 문어바지락탕, .. 4 행복나눔미소 2025.06.04 4,490 1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