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다 해주셨는데 집으로 돌아가려니 참으로 심란하네요.
파라다이스에 있다가 실미도로 들어가는 기분!
그래도 아이가 잘 자라주어서 다행이에요.
(2.13kg에서 2.8kg으로 성장! 100%모유로 키웠어요.^^)
집에 돌아가면 시간이 나지 않을 것 같아서 놀고 있지요.
(유축해놓고 일찌감치 맡겨두었음)
요즘 모니터에 있는 빨간 음식만 봐도 매워요.
고춧가루와 한국음식은 불가분의 관계인 줄 알았는데,
지내고보니 안 먹고도 살 수 있더라구요.
(혹시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엄마가 맵게 먹으면 아이 똥꼬가 빨개진답니다)
서양사람들이 우리나라 결혼식장을 보고 신기해한대요.
결혼식만을 위한 공간이 있다는 게 놀랍다나요?
논스톱으로 모든 것이 가능한 공간이니까.
산후조리원도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참 특이한 곳이죠?
음식 구경 겸 메뉴선정에 도움이 되실까 하고 사진 올립니다.
집에 가면 이렇게 챙겨먹을 수 있을까 싶어서 기념으로 남겨두었어요.
첫 주는 유축하고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막판에 열심히 찍어두었죠.
다른 사람들 있을 때 카메라 들이대기가 멋쩍어서 식사방송 나오면 제일 먼저 달려갔어요.
식당 이모님들이 저 산모 되게 배고픈가보다 했을꺼에요.
제가 또 음식사진은 잘 못 찍어요.
먹느라고 바쁘거든요.
이나마 건진 것도 82cook덕분!^^

여기가 식당이구요.

보통 다섯가지 음식이 세팅되요. 원하는만큼 덜어서 먹는 부페식.

식탁 위에는 백김치, 미역국, 밥이 빠지지 않죠.

오징어 순대와 버섯탕수, 새우냉채(겨자소스), 청경채무침과 샐러드

깐풍기와 잡채, 취나물과 잣소스 냉채, 샐러드 (드레싱이 매번 달라서 같으면서 다른 느낌이 들었어요)
예쁘게 담기보다 많이 담기에 치중하다보니 좀 너저분합니다.

따로 한 접시 되어 있는 건 삼겹살 치즈말이, 양송이 치즈구이(토마토소스에 버무린 소고기로 버섯 안을 채웠구요), 참나물과 오이...(칼집 넣어서 계란지단과 표고버섯 넣은 건데... 저걸 뭐라고 하죠?)

탕수육과 두부찜, 무생채(식초로 버무린)와 무슨 나물(잘 몰라요)... 그리고 샐러드

양장피와 브로콜리 베이컨말이, 소고기와 새송이 꽂이...

류산슬과 꽁치간장조림, 전(오징어를 넣은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식사 사이 사이에 나오는 간식들...

제가 집에 가서도 이렇게 챙겨먹을 수 있을까요?
역시 임파서블이겠죠... 어흑!
산후조리원이 특수한 공간인만큼,
이 관계를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혼란스럽습니다.
"남자들은 친해지기 위해서 목욕탕에 가고
여자들은 친해진 다음에 목욕탕에 간다"잖아요.
화장 지운 생얼로 마주치는 것도 당황스러운데 이건 뭐~
모두 초췌 그 자체입니다.
의자에 앉을 때도 에구에구 하면서 앓는 소리고...
진통 겪은 얘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허구한날 군대 얘기하는 남자들을 용서해주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가슴은 완전 공공의 것이고...
모유수유 강의 할 때는 모두 오픈이라지요.
이렇다가 나중에(화장하고) 만나면 서로 못 알아보는 거 아니냐면서 웃었습니다.
지내다보니 아이는 혼자 키우는 것이 아니다는 말을 조금 알 것 같아요.
산후조리원에서 여러 분의 도움을 받았고,
82cook 장터에서 아이 옷도 구하고 좋은 가격으로 여러 물건을 받았어요.
제 글 읽고 산후조리용 쑥을 보내주시겠다는 분도 계셨어요.
받지는 않았지만 쪽지만으로도 쑥뜸을 뜬 듯 훈훈해졌어요.
아이용품을 마구 지를 때 (곳곳에서 성금이 들어오니까 아무래도 좀 헤퍼져요)나중에 넓은 집과 좋은 경험 해주고 싶을테니 현금 꽉 틀어쥐고 있으라는 선배맘의 뼈저린 충고...
같은 조산아 엄마의 상담...
덧글로 위로와 응원을 주셨던 82cook식구들.
모두 너무 감사해요.
앞으로도 많은 도움 부탁드릴게요.
제 도움이 필요한 곳에는 저도 손 내밀게요.^^
드디어 내일,
실미도로 들어갑니다다다~~~
p.s: 선물로 기저귀 많이 들어온댔는데...
그거 대체 어디서 온 정보냐...
저희는 하나도 안 들어왔어요.
기저귀 없어서 오늘 내 돈 주고 샀음.
나... 잘못 살아 온 걸까?
이참에 인간관계 정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