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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82쿡을 통해 무에서 유를 창조하다(오늘은 한국요리에요)

| 조회수 : 7,142 | 추천수 : 27
작성일 : 2007-06-27 08:35:24
살림이라곤 하나도 모르고 결혼해서
영국와서는....82쿡을 통해 하나씩 배우게 된 게...
지금은 요리하는 손도 무지 빠르구요...
손님 초대 20명까지는 겁 하나 없이 뚝딱 차려 낸답니다..ㅋ

영국엔...

공원마다..집집 가든마다 지천이 민들레 밭이랍니다.

다른 나물들도 골고루 자라주면 좋을텐데 말입니다.

민들레도 식용인 거 아시죠?!

민들레가 간에 아주 좋다고 해요.

제가 아는 목사님께서 간이 안 좋으셔서 고생을 많이 하셨는데

민들레를 드시고 건강을 되찾으셨대요.



몇 해 전에 목사님께서 저희집에 오셨었는데

그 때 아침마다 가든에서 민들레를 뜯어다 된장에 쌈을 싸서

드시는 거에요. 그러면서 민들레로 간 치료하신 얘기를 해주셨어요.

그 때 처음으로 민들레를 먹어보게 됐는데

조금은 쌉스럼한 맛이 참 좋았어요.

그 후로 저희도 민들레를 자주 식탁에 올리게 됐답니다.

민들레를 살짝 데쳐서 된장에 무쳐도 먹고

가끔은 새콤 달콤한 초장 양념에도 무쳐 먹구요.

전 초장양념에 무친 걸 좋아하고 남편은 된장에 무친 걸 좋아해요.

그래서 저렇게 반반 무쳤답니다.



민들레로 반찬을 하고  조금 남았는데 버리기 아까워서 전을 부쳐 봤어요.

저 위에 초록색이 바로 민들레 전이랍니다.

민들레의 쌉싸람하면서 향긋한 향이 느껴지는 게 너무 맛 있어요.

전 부치는 김에 신김치도 송송 썰어 한 장 부쳐주고...

된장국 끓여 먹을려고 한토막 남겨 두었던 늙은 호박도 채썰어

부쳤답니다.

세 가지 다 너무 맛 있어요~~ㅋ



어느날 약속이 있어 나갔다 저녁 시간이 조금 지나서 집에 들어갈 거 같아

남편에게 전화를 해서 너무 배고프면 조카들이랑 콩나물에 밥 비벼서

먹으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먼저 조카들이랑 저녁 먹고 제 걸 따로 이렇게

만들어 놓은 거 보고 웃겨서 뒤로 넘어지는 줄 알았어요.

가든에 나가 민들레를 뜯어다 이런 비빔밥을 만들어 놓지 않았겠어요..ㅎㅎ

'자기야 베리 굿 아이디어야!' 했더니 남편..씨잇 웃으면서..가든에 나가 뜯기만 하면

되니 너무 좋네 그러는 겁니다..ㅎㅎ

이후로 저희집은 이런 비빔밥 자주 해먹는 답니다.



민들레 비빔밥만 먹은 줄 알았더니

보글보글 민들레 된장국까지 끓여 놓아서 이날 정말

너무 웃겨서 배꼽을 쥐었답니다.



이건 제가 만든 비빔밥이랍니다..ㅋ

저희 남편은 무우나물을 아주아주 좋아해요.

그래서 비빔밥에 꼭 무우나물을 넣는답니다.



이건 삼색나물....시금치, 고구마순, 무우나물

나물 만들 때 절대 무우나물 안 빠져요..ㅎㅎ



요즘 한국은 벌써부터 불볕더위 어쩌구저쩌구 하는데..

영국..특히 제가 살고 있는 북쪽...겨울처럼 너무 추워요.

이런 날엔 얼큰한 국밥이 최고에요.

전 육개장에 꼭 무우를 넣어요.

정말 국물이 시원하거든요.

저거 먹고 여름철 강추위를 이겨야 해요..ㅎㅎ



요즘 너무너무 추워서.....이 얼큰한 우동 먹고 땀을 좀 내야해요..ㅎㅎ

요즘 영국 날씨 너무 요상해요...ㅜㅜ

너무 자극적인 것만 먹음 안 되는데...날씨가 이러니 자꾸 이런 메뉴들만

떠오르네요.



한국에서 냉면집에 가면 남편과 저 다른 메뉴 보지도 않고

무조건 회냉 이런답니다..ㅎㅎ

계절이 계절인만큼 여름엔 냉면을 좀 먹어줘야 할 거 같아서여..ㅎㅎ

그래서 남편과 제가 사랑하는 홍어회 만들어 회냉면 가끔 먹는답니다.

여기서 홍어 쉽게 구할 수 있거든요. 식초로 삭혀도 오돌오돌 맛만 좋아요..ㅎㅎ^^



아~ 한국 총각김치..열무김치 이런 거 너무 먹고 싶어요.

여긴 배추 밖에 없어요. 배추로 김치 담글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죠..^^

이건 빨간 무운데..영국사람들은 잎은 다 떼어 버리고 무우만 샐러드에 넣어 먹어요.

전 이걸로 김치를 담궈 먹지요...한국의 오리지널 총각무..열무에 비교가 되겠습니까마는

그래도 이 무우로 김치를 담그면서 한국의 그리운 맛들을 달래곤 한답니다.




대신 배추는 얼마든지 구할 수 있으니

손이 너무나 큰 저는 배추김치 담글 때 한꺼번에 이렇게 많이 담궈서..

혼자 자취나 기숙사 생활하는 싱글 유학생들과 나눈답니다.



아...오늘은 여기까지만 올리고 담에 또 올게요.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또하나의풍경
    '07.6.27 8:51 AM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운걸요
    특히 맨밑의 김치통이 여럿 있는거 보니 어찌나 제맘이 흐뭇한지..(다른분들이 본다면 저희집 김치인줄 아실듯..ㅠㅠ)
    전 김치만 봐도 맘이 든든해요. 막상 저희집 냉장고엔 김치가 별로 없어 빨리 담가야 하는데 말이죠..ㅎㅎㅎ

  • 2. 연탄재
    '07.6.27 9:37 AM

    아구...전 언제쯤이나 되야 손님 왕창 초대해도 절대로 안떨게 되고 김치도 척척 담글수있게
    될런지....ㅠㅠ

  • 3. tdmom
    '07.6.27 11:48 AM

    정말 영국에서 이렇게 하셨단 말씀입니까?
    보기만해도 뿌듯 푸근 ...제가 김치담고 쌓아둔
    광경같기도 합니다.주변 유학생들 행복하겠습니다.

  • 4. 소금꽃
    '07.6.27 12:10 PM

    솜씨도 좋으시지만 맘까지 참 예쁘신 분이네요...
    혹여 계신동안 영국 갈 일 있다면 열무김치 싸들고 가겠다는
    여엉~~ 지키기 힘들 바램만 놓고 갑니다....^^

  • 5. 꽃향기
    '07.6.27 4:43 PM

    저도 영국 살지만 hesed님처럼 해 먹지 않습니다.
    아니 못 해먹습니다.
    재료가 없다고 핑계만 대고...
    이 글 보면서 제가 불량주부인것을 절실이 느낍니다.
    아! 반성 반성......

  • 6. 새벽기차
    '07.6.27 10:18 PM

    어떡해요~영국에 살아도 저렇게 잘 해드실 수 있다니~
    점점 더 기가 죽어갑니다^^;
    고구마순, 두부, 콩나물, 이런 거 구하기 힘든데...
    시금치도 이상하게 생겼고...
    hesed님, 정말 대단하시고,
    연세(?)가 갑자기 궁금해지네요.ㅎㅎㅎ
    여기 마흔 넘으신 분들도 저렇게까지는 못해드시던데...
    연륜이 묻어나는 솜씨예요~

    저도 모두락님레시피대로
    빨간애기무열무김치, 어제 담갔어요.
    ㅋㅋㅋㅋ결론은 아주 성공입니다요.
    맨날 배추쪼가리만 먹다가
    열무(?)김치 먹으니까
    행복해요...
    모두락님께도 따로 감사쪽지 드렸어요..

    뉴카슬 사는 어떤 애기엄마는 유채잎으로 김치를 담가먹던데,
    그건 구하기가 힘들고....
    뭐, 또 김치재료 없을까욤...
    오이, 파, 양파 말고.....
    양배추김치는 제가 너무 못해서 그런지, 영 맛이 없어요..

  • 7. 새벽기차
    '07.6.27 10:20 PM

    참, 날씨, 왜이런대요..
    6월부턴 따뜻해진다고 해서
    기대만땅 기다렸는데,
    이제 낼모레면 7월이구만,
    아직도 겨울코트 입고 다녀요.
    추위를 이기려면 저런 따뜻한 국물을 해먹어야 할텐데...
    눈으로만 먹고 갑니다...

  • 8. 오클리
    '07.6.28 2:19 AM

    우와..전 런던에 사는데도 콩나물이니 무니 넘 귀한데..^^ 무는 바람든 길~다란 무밖에 없어서 사면 반이상은 버려야하나봐요..게다가 콩나물도 멀리 한국슈퍼나 가야 구할 수 있어서 정말 귀한것이 콩나물인데..정말 맛있게 잘해드시네요...

    근데..요즘 정말 춥죠? 여전히 두꺼운 가디건을 걸쳐야 밖에 나갈 수 있으니...-_-;;
    전 저 육개장 넘 먹고 싶네요..얼큰~~하니

  • 9. whitecat
    '07.6.28 3:41 AM

    콩나물 드시고 싶은 해외주재(?) 82회원님들... ^^ 한국에서 마른 콩을 공수해다
    직접 길러 드세요. 그리 어렵지 않을 듯~ 하지 않나요? ^^
    거기 있는 콩으로 해 봐도 되겠지만 맛을 모르니 권하기가... ^^

    아일랜드에 간 언니에게 두부 만드는 '소이러브'와 콩과 간수까지 공수한 제가
    감히 한 말씀 드려 봅니다. ㅋㅋ
    마트에 냉동 두부를 팔기는 하지만 말랑하고 맛난 진짜 두부가 먹고 싶다나 뭐라나.
    트렁크에 넣어 가지고 직접 들고 갔었죠~. (뭔 정성이 뻗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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