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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비쥬얼 보다는 맛 ㅎㅎ

| 조회수 : 14,338 | 추천수 : 3
작성일 : 2014-03-23 09:10:06

비쥬얼은 상당히 떨어지지만 그래도 식구들이 맛있게 먹어주는 김밥입니다.

두주전부터 아침마다 김밥을 싸고 있어요.

시작은 그냥 학원가는 아이 김밥을 먹고는 자기도 매일 점심으로 김밥을 싸줬음 좋겠다는 이야기부터 시작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매일??? 질리지 않겠어? 했더니

사무실에 있는 시간보다 돌아다니는 시간이 훨씬 많은 사람이라 때를 놓치기 일쑤고 동선이 거의 비슷하다보니 매번 뭘 먹을까 고민하는게 더 힘들고 맛도 없다고 해서 측은지심으로(나이 들어가니 점점 늡니다 ㅎㅎ) 싸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바람인지 두달전부터 담배를 끊고 고기도 줄이겠다더니 정말 고기를 안찾아요.

그전에는 고진교 열성 신자였거든요.

주말마다 삼겹살 먹자 고기먹고싶다 고기먹어야 든든하지.. 고기고기고기 하던 사람이였는데.

하지만 매일매일 이젠 그만먹어야지 노래를 부르는 술은 끊지 못하네요.

담배끊고 좋아진건 아침에 일어날때 확실히 가뿐하대요.

제가봐도 그런거 같고 아침마다 일어나 컥컥거리던 것도 없어지구요.

기름진걸 먹으면 담배생각도 많이 난다는 듣도보도 못한 소리를 하긴 하지만 어쨋든 끊고나니 좋네요.

그래서 김밥엔 되도록 햄은 않넣고 매일 싸야하니 간단하게 하려고 머리를 좀 굴렸습니다.

도시락지원맘님 글보고 그래~ 김밥은 뭘넣어 먹어도 맛있으니까 ~ 라는 마음으로

계란따로 당근따로 볶지 않고 계란 말이하듯 당근 대파 양파를 넣고 계란을 부칩니다.

대파나 양파를 넣으면 시원한 맛도 있고 달큰해서 좋은거 같아요.


과정사진 찍어 정성껏 올리시는 분들 존경. ..... ^^::

김밥은 내용물도 중요하지만 밥 간도 상당히 중요한거 같아요.

전 소금하고 들기름을 좋아해서 넉넉히 넣어요.

그럼 김밥의 풍미가 훨씬 좋아지는거 같아요. 

밥에 잡곡이 들어가서 지저분해 보이는것도 같고 ☞☜....모양은 그저 그런데 김치가 들어가서 개운하고 맛있어요.


계란부침에 단무지 시금치 그리고 김장김치썰어서 양념하지 않고 물기만 짜서 넣어 줍니다.

당근이랑 김치는 삼사일치를 미리 준비해놨다가 쓰면 되기때문에 일이 훨씬 줍니다.

처음엔 김치를 않넣고 당근 단무지 시금치 계란만 넣었는데 워낙~ 김치좋아하는 사람이라 김장김치를 넣어줬더니 너무 맛있다면서 좋아하더라구요.

요즘이 모든 채소들이 가장 맛있을때가 아닌가 싶어요.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새로 시작되는 봄 힘차게 잘 시작하라고 토닥여 주는거 같아요 ^^

요즘 나오는 제주당근 너무 달고 맛있어요.

썰면서 생으로 오독오독 씹어먹어도 너무 맛나요.

김밥 매일 만다고 그랬더니 엄마가 기특하다며 ㅎㅎ 시금치를 잔뜩 보내주셨어요.

달력으로 돌돌말아 빈곳을 채워보내셨는데 뭔가 뜯어보니 쪽파를 잔뜩보내셨네요.

엄마는 놀러가시고 꼼꼼하신 울 아부지 손가락크기 정도 밖에 안되는 자잘한 시금치들을 일일이 다 다듬어 보내셨네요.

작년 가을 밭에 그대로 놔뒀던 시금치가 추운 겨울을 견디고 다시 돋아난건데 맛이 엄청 좋아요.

길이가  손가락길이 정도밖에 안되는 거라 다듬기도 무척 오래걸리셨을텐데

아버지 이야기로는 1시간 넘게 걸리셨다네요.

이제는 좀 쉬엄쉬엄 일하셔야 되는 나이가 되신 부모님

건강하신게 너무 고맙고 아직도 너무 열심히 너무 많이 일하셔서 때로는 가슴아프고 그래요.

아직도 자식들에게 먹을거리를 넉넉히 대주고 계세요.

드리는것보다 몇배는 받는게 더 많은데도 더 해주지 못해 안타까워 하시네요.

오늘도 학원가는 아이들 주려고 김밥 말았어요.

애들은 햄이 빠진게 서운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맛은 좋다네요.^^

애들 김밥에는 생김치 넣으면 냄새가 날까봐 볶아서 넣어줬어요.

 

편안한 주말 되세요 ~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슈바르츠코프
    '14.3.23 9:28 AM

    시금치와 쪽파가 담긴 상자가 참 따뜻해 보이고 살짝 부럽습니다. 계란부침 김밥 아주 좋은 방법이네요. 일년에 두번 유치원 소풍에 김밥 싸 보내려면 며칠 전부터 긴장하고 전날 재료 준비 밤늦게까지 하고서도 새벽 다섯씨에 일어나 겨우겨우 싸서 시간 맞추느라 아주 스트레스였는데요. 부끄럽지만 워낙 손이 느리고 특히 김밥은 아이유치원 때문에 첨 시작한 거라 첨엔 밤 새다시피 했어요. 밥에다 하는 간도 그렇고 잘 배워 갑니다.

  • 너와나
    '14.3.23 9:42 AM

    이젠 얼마나 더 저렇게 해주실수 있을까... 가끔 아릿하기도 하네요.
    아이가 어릴땐 다~ 그렇게 신경 많이쓰고 그런거 같아요.
    그래도 사서보내는 엄마들도 많던데 훌륭하세요.
    김밥은 그저 밥간 잘하고 기본들어가는 재료 (당근 단무지 햄 계란 시금치)만 넣어도 너무 맛있죠. ^^

  • 2. Lelia
    '14.3.23 9:58 AM

    남편분에 대한 사랑(측은지심)이 듬뿍 담긴 김밥이네요. 잘 익은 김치 넣으면 매일 먹어도 안 질릴 것 같아요. 말씀하신 대로 김밥은 간이 적당히 잘 베인 잘 지은 고슬고슬한 밥이 제일 중요한 것 같더라구요. 잘 보고 갑니다.

  • 너와나
    '14.3.23 12:25 PM

    가족간에 가장 필요한거 같아요. 측은지심 ㅎㅎ

  • 3. 치로
    '14.3.23 11:37 AM

    보기에도 맛있어 보이는걸요. 게다가 엄마가 보내주신 시금치와 쪽파에 가슴이 찡해지네요.
    김밥 먹구 싶어요. 흑흑. 근데 오늘 너무 귀찮아서 이따 점심은 떡 라면 끓여먹을라구요..ㅎㅎㅎㅎㅎ

  • 너와나
    '14.3.23 12:29 PM

    다른분들 김밥은 색감이 예쁜데 제건 희멀건해 보여서
    김밥말아놓은걸 보더니 아들이 뭐 들어갔냐해서 햄빼고 김치랑 넣었어 했더니 약간 실망한 눈빛
    남은김밥 하나 줬더니 먹어보곤 맛있다고 하네요. ㅎㅎ

  • 4. 사막딸기
    '14.3.23 4:39 PM

    저는 직장맘이라는 핑계로....가 아니고 실은 요리에는 워낙 재주가 없어서
    딸아이가 중학생인데, 어제 사실상 처음으로 김밥을 싸봤어요.
    ('사실상'이라고 한건, 김밥용 아닌 구이용으로 전에 싸봤다가 실패한 적이 있기 때문에...)
    여기 82쿡 키톡 글 읽다보니 김밥 싸는 거 그냥 시도해봐도 되겠다, 싶어서요.
    냉장고 털어 이것저것 넣고 만들어보니 모양은 영 엉성한데 맛은 그래도 먹을만 하더라고요.
    그런데 마침 오늘 키톡 들어왔다가 글 눌렀는데
    저의 요즘 관심사가 된 김밥 이야기라 반가웠고, 또 아버님께서 다듬어 보내주셨다는
    시금치 상자를 보니 마음이 따뜻해져 댓글 올려봅니다.

  • 너와나
    '14.3.24 8:44 AM

    자꾸 해보면 느는게 요리 아닌가 싶어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밥 많이 말아봤지만 아직도 깔끔하게 마는것 안되네요 ^^::

  • 5. 존심
    '14.3.23 5:00 PM

    들기름은 조심해서 써야...
    너무 많이 쓰면 밥알이 밥알이 모두 흩어져요...

  • 너와나
    '14.3.24 8:46 AM

    저도 밥알이 산산히 부서진적이 있었는데 그건 들기름때문이 아니라 밥의 문제가 아닌가 싶어요.
    밥해놨을때는 약간 되구나 싶게 크게 문제가 없었는데 소금간하고 기름양념하니까 산산히 부서지더라구요.
    되거나 뜸을 덜 들이면 찰기가 약한데다 기름으로 알알이 코팅해주니 그런 문제가 생기는것 같아요.

  • 6. 내린천의봄
    '14.3.24 8:52 PM

    간단하면서도 맛있어 보이네요.
    김밥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간만 잘 맞추고 단무지만
    맛있으면 맛있는것 같아요.

  • 7. 백만순이
    '14.3.26 4:04 PM

    저도 과정샷 찍으시는분 존경합니다!
    김밥 귀찮은데 간단하면서 맛있어보여요
    저 많은 시금치를 깨끗이 손질해서 보내주시는 아부지라니!

  • 8. 부관훼리
    '14.3.27 12:06 AM

    저도 얼마전에 테레비에서 봤는데 겨울 시큼치가 더 비싸고 맛있다네요.
    달다고하던데... 맛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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