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콩국수를 먹어야 한다는 남편
하지만 전 콩국수를 좋아하지 않아요.
그래서 결혼하고 한번인가 콩국물 사다가 해준적이 있는거 외에는 콩국수를 해준적이 없는게 항상 불만입니다.
만들어 달라는것도 아니고 그냥 콩국물 사다가 해달라는건데 왜 왜? 안해주는거냐고
왜 안해주긴 내가 않좋아하니깐 !! ㅎㅎ
우리집 식구들 입맛이 거의 비슷해서 메뉴선정에 크게 문제가 없는데 콩국수는 남편밖에는 먹는 사람이 없으니 정말 안하게 되더군요.
얼마전 밖에서 같이 저녁을 먹을일이 있었는데 콩국수를 시켜먹으면서 또 콩국수 타령을 하길래 그래 한번 해줘야지 맘먹고 장보러 간김에 콩국물을 사려고 했더니
마침 지나가던 사람이
콩국수 먹고 싶어서 콩국물사다가 먹었는데 맛이 별로여서 반은 버렸다는 소리를 들은 겁니다.
마침 집에 콩도 있고 시간도 있고
생애 처음 콩국수에 도전해 봅니다.
그리고는 폭풍 검색질
어떤 게시물에 불리지 말고 그냥 깨끗이 씻기만 해서 바로 삶으란 글을 읽고 바로 실험에 들어갔습니다.
콩을 불리지 않는 이유는 불리는 과정에서 콩의 단맛이 다 빠져나간다네요.
콩을 한컵정도 씻었어요......많이 했다가 맛없으면 콩이 너무 아까우니까요.
제가 콩국수를 먹지않는 이유는 그냥 무덤덤한 맛 그리고 콩비린내때문이었는데
그나마 제일 낫다 생각되는 삼성본관 근처 진주회관의 콩국수가 떠올랐어요.
걸쭉하면서도 고소한 맛
어떻게 고소한맛을 좀 내볼까 싶어 또 검색 ....... 어느 글에선 볶은 콩가루를 넣으면 고소하단 글을 읽고
씻은 콩중 3분의1은 볶고 3분의2는 삶기로 결정했어요.
콩볶는게 의외로 간단하네요.
깨끗이 씻은 콩을 중불에서 달달달 볶아주면 되더라구요.
한 10분정도 겉껍질이 터지면서 갈색이 되게 볶으면 되더군요. ---제가 볶은것보다 좀더 짙은 색이 나도록 볶아도 될거 같아요.
전 약간 고소한 맛이 덜하다 느껴졌어요.
볶은콩은 식혀서 갈아준다음 고운체에 내리면 생각보다 양이 많네요.
조만큼 볶아서 작은 락앤락통에 반정도가 나오네요.
인절미 해드실분들도 한번 만들어 보셔도 될듯 ..... 그러나 체에 내리는게 시간이 좀 걸리네요.
그다음 콩 삶기는
불리지 않고 물과 콩을 5:1정도 넣어준다음 끓여주면 콩이 익으면서 하나둘씩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콩국수 만들때 콩삶는게 중요하대요.
덜 삶으면 비린내나고 너무 삶으면 메주냄새가 나면서 맛이 없어진다고 하네요.
전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콩이 통통해지고 삶아 졌다 싶을때 하나 건져서 맛을 봤어요.
불리지 않고도 콩이 삶아질까 걱정했던 마음과는 다르게 의외로 괜찮네요.
전 양이 얼마 되지 않아 그런지 물넣고 끓이는데까지 15분정도 걸렸어요.
어느분들은 콩 껍질을 다 벗기고 갈아서 쓰신다고 하던데 어차피 다 갈아서 먹을거라 껍질을 벗기지 않았어요.
다 삶아지면 물에서 건져내서 식혀주고 삶은 물을 버리지 않고 콩갈때 썼어요.
삶은콩을 체에 걸러냈는데 이것도 일이네요.
사먹는 콩국수는 하얗던데 직접 만들어보니 노~란색이 예쁘네요.
실험용으로 만들어 본거라 국수 삶아서
소금치고 먼저 만들어 놨던 콩가루 섞고 먹었더니 와~
뭔가 모자르는맛 ㅡ.ㅡ
설탕을 첨가해 먹는다는 글이 생각나 설탕 한스푼 투척
우와~ 위대한 설탕의 힘 고소고소 하네요.
콩국수 안좋아하는 저지만 먹을만하네요.
차게 만든다음 고명 올려서 해주면 남펴니가 좋아할듯
삶거나 하는건 간단한데 체에 내리는데 시간이 좀 걸리네요.
그러나 만들어 먹어보니 파는건 더 못먹을거 같네요.
애들이 벌써 방학을 했네요.
방학 최대의 고민 뭘해먹이느냐 하는 고민이 또 시작됩니다.
더운여름 모두 건강하게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