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세 친정엄마
제가 시어머니랑 30년 사는동안
친정엄마는 직장다니고 시어른과 같이 사는 딸 고생할까봐 온갖 반찬, 김치, 김장까지 다 해주셨습니다.ㅎㅎ
제가 일을 그만뒀어도 해주시는것은 멈추지 않으셨구요.
남편 표현을 빌리자면 본인 나이되도록 장모님이 반찬해주는 집 있음 나와보라고, 진심으로 감사해했고 제 친정부모님 비롯 친정식구들에게 잘 했답니다.
아마도 내가 군말없이 시어머니와 잘 사는거에 대한 보답이었지 싶기도 하고요.
이랬던 엄마도 90이 넘으니 기운도 떨어지시고 힘듦이 보이는데도, 당신이 음식이라도 해서 자식들 주는게 큰 즐거움이라고 멈추질 않으시려고 하는데 이젠 우리가 먹기 싫다고 으름짱을 놓아서 못하게 했습니다.
엄마가 거실서 넘어지셔서 갈비뼈골절도 있으셨고, 그것 괜찮아지시고 나니 또 넘어지셔서 허리 삐긋하시고.
동생들이랑 의논끝에 장기요양보험 등급신청을 했습니다. 엄마는 펄펄 뛰고 안하신다는것을 온갖 감언이설로 꼬드겨서 심사를 받았고 4등급 일상생활을 혼자서 하기어려운분들에게 주어지는 등급을 받았습니다.
등급을 받으면 가족요양이라는것이 있습니다.
부부, 또는 자녀중 요양보호사 자격이 있으면 엄마를 돌보고 일정한 급여를 받을수도 있습니다.
(혹시 부모님 연로하시고 거동불편하시면 요양등급 신청을 고려해보시기 바랍니다.
보통 치매만 등급이 나오는것으로 알고 계시는데 근골격계 문제로 일상생활이 어려워도 심사후 등급이 주어집니다.
자세한 내용은 건강보험공단에 문의하시거나 검색해보시기 바랍니다.)
다시 엄마얘기로 돌아가서 ㅎㅎ
여태 우리들 반찬 뒷바라지 해주신만큼 이제는 우리가 조금씩 엄마에게 해다드리고 동생이랑 교대로 들여다고 옵니다.
시어머니 점심드시고 가신 다음날엔
일찍 일어나 잡채를 잔뜩하고 도토리묵도 다시 쑤고해서 엄마 갖다드리고, 며칠전에는 무청김치를 해서 갖다드렸는데 맛있는데 맵다고 하시더군요. 오늘 밭에가서 무를 솎아서 무청김치를 다시 했습니다.
무청 절이면서 풀 끓여서 고추가루 풀고 식히고
이렇게 희끄무리하게 담궈서 내일 또 갈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