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이슬이 시켜놓고 먹기도 하고, 가족들 외식 메뉴이기도 했는 데
제주도에 와서는 한번도 먹은 기억이 없어요
어쩌다 출사길 식사땐
순대국밥이나 뼈해장국을 먹기도 하지만
웬만해선 이젠 선뜻 먹어 지지가 않더라구요
물론 집에선 번거로워 보여
한번도 만들어 보지 않았는데...
요즘 울집 노견환자 토토때문에 돼지고기 등뼈사다가
핏물을 우려내고 압력솥에 폭 고왔더니
다른 향신료 넣치 않아도 돼지냄새가 나질 않네요
그래서 집에서 감지탕을 해볼까? 했더니
남편이 난 돼지뼈 우린것은 싫은데 하길래~
우거지는 미리 물에 담가 불렸다가
압력솥에 삶아 놓은지라
우묵한 그릇에 고와놓은 등뼈 4조각 넣고
아무것도 넣치 않고 삶아서
등뼈위에 양파를 한개 채쳐서 얹고
다진 마늘 듬뿍 올리고 감자까서 넣고
쌀뜨물 붓어 끓게 하곤,
삶은 우거지 먹기좋게 잘라서
다진마늘, 고추가루, 된장, 청량고추 두개을 넣고
조물조물 무쳐 두었다가 끓는 등뼈위에
얹고 물을 조금 더 붓어 끓여서 맛을 보니
아무 맛도 안나네요 ㅠ ㅠ
실은 돼지뼈 고은 국물을 넣어야는 데
그게 빠지니 뭔 맛이겠어요? ㅎ ㅎ
얼렁 손질해 바싹 말려 놓은 다시멸치와
들깨가루 갈아서 넣고 대파 넉넉히 얹어 은근히
밥이 될 동안 끓였더니 아주 그럴싸한
감자탕이 완성 되었답니다.
뚝배기 데워서 거기에 푸짐히 담아
식탁에 올리니, 남편 한수저 떠 먹더만
엄지손가락 올립니다.ㅋㅋ
원래 떡국, 만둣국 국물도 사골국물보다
멸치다시낸 깔끔한 맛을 좋아하는 남편이다 보니~
감자탕 국물도 멸치국물맛이 좋은가 보더라구요
제 입맛에도 추어탕맛 같기도 하고
감지탕의 우거지가 맛있어서 다른 반찬없이도
푸짐한 저녁상이 되었습니다.
제주 이웃 블로거님 포스팅을 보고 오늘 아침 한걸음에 달려간 곳은
서귀포 신시가지의 시민공원입니다.
꽃을 좋아하면서도 예쁘디 예쁜 공주꽈 꽃을 좋아하는 나는
조그마한 야생화외엔 이 동백과 목련, 연꽃을 좋아 하는 데...
등잔밑이 어둡다고 뚜벅이가 가기 어려운 카멜리아힐만
언제부터 벼르다가 이번 겨울 동백을 보지 못하던 중에
소식을 듣고 갔는 데...
아뿔싸...어제 많은 비로 꽃들이 많이 상해서
모델삼아 담을 동백꽃이 별로 없어서 실망했어요~
거기다가 햇빛마저 들랑날랑 하며 바람은 불어대고...ㅠㅠ
그래도 벤치위에 한송이가 피어나는 예쁜 모습이 있어서
빛이 들기를 기다리다 기다리다 그냥 몇 컷 담고 터널 터널 내려 왔답니다.
차로 가기는 별 어렵지 않은 길인 데
나같은 뚜벅이는 운동좀 했죠~~~ㅎㅎㅎ
타이머 맞춰 놓고 뛰어가 벤취에 앉아
설정 컷도 한장 찍어 보고...ㅋㅋㅋ
벤취위에 떨어진 꽃한송이가 눈길을 끌길래 요것도 찰칵!
공원 도로위에 엎뎌서도 한장~~~!
보기 귀한 하얀 동백꽃도 한장 담아보고....
탐스런 겹꽃인 분홍동백도 있던 데 너무 시들었더라구요~
시들어도 꽃은 꽃이고 낙화도 꽃인데....
그 꽃이 나인가 싶기도 했지만, 역시 꽃은 만개 전의 꽃이 예쁘니...
에휴..이 진리를 어쩌겠어요?ㅎㅎㅎ
시기를 잠깐 놓친 아쉬움도 있지만
그래도 호젓한 공원에도 오전시간을 보내니
기분은 참 좋았답니다.
아쉬움을 뒤로 하며 내년을 기약해 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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