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11일 오후 2시 일기
내 살면서 딸기를 토가 나올만큼 배부르게 먹어 본 거 처음인 거 같다.
딸기가 비싸서 배가 터지도록 못 먹어 본 건 아니구..
과일을 좋아하지 않아서 있는 과일도 알뜰하게 못 먹기에 나에게 있어서 과일을 배부르게 먹는 건 내가 싫어하는 치즈케잌을 배 부르게 먹는 거 만큼이나 아주 보기 드문 일이다.
어제 집에 들어가던 중 어김없이 마트에 들렸는데 마감쎄일을 한단다.
어제의 마감쎄일 품목은 바로 딸기!!
나는 올해 딸기를 한 번도 구입하지 않았다.
딱히 과일을 ,특히나 딸기를 좋아하지 않아 계절이 바뀌어서 여기저기 딸기 잔치를 해도 딸기를 내가 먹겠다고 사게 되진 않았다.
근데 이렇게나 많은 딸기가 만 원이란다. 만 원!!
(내가 워낙 물가 비싼 드러운 동네에 살아서 그런지 이렇게 많은 딸기를 만 원에 판다고 하니까 몇 초의 망설임도 생기지 않았다.
딸기를 좋아하지도 않음에도..)
설사 이 딸기가 맛이 없고 상태가 속엔 좋지 않터라도 쨈이라도 만들면 남는 장사일 거 같아서 일단 구입을 했다.
이미 걸어 오면서 맨 처음에 있는 마트에서 우유랑 닭봉을 산터라 무게감이 꽤나 있었다.
낑낑....그렇지 않아도 요즘 팔이 아파서 팔을 아끼고 있는데 어쩌겠냐 싶어 있는힘껏 들고 와서 딸기를 살펴보니 ..?
딸기 상태 완전 좋고 맛을 보니 맛도 따봉이다.
이게 왠 떡이냐 싶었는데..
나야 싸게 좋은 딸기를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만 어렵게 농사지은 이 딸기가 이렇게 싸면
올해 딸기 농사 지으신 분들은 또 억장이 무너지시겠다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이 밀려 온다.
(괜시리 블로그에 글질 하느라 지어낸 말이 아닌 진심으로 내 마음속에서 나왔던 내 솔직한 마음은 그랬다.)
미안한 마음도 잠시, 나에겐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으니...
"이 많은 딸기를 다 어째?"
옆에 사는 늙은 처녀 귀신한테 딸기 준다고 연락하니 출장중이란다.먹을 복도 지지리 없지.쯔쯔-.-""
나눠 먹으면 좋으련만 나에겐 블로그 이웃은 있는데 가까운 "이웃사촌"은 없어서 높게 쌓여진 딸기팩 보며 생각을 잠시 했다.
딸기모종을 심고,하얀 딸기 꽃이 피고, 연두색 애기 딸기가 점점 빨간 색깔의 딸기로 익어 가면..
그걸 하나하나 다치지 않게 따서 보기 좋게 포장을 했는데 딸기의 가격이 이렇다니..
내가 지은 농사 아니지만 딸기 가격에 신경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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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됐든 난 딸기를 신선할 때 부지런히 먹어주는 일 이외 딸기를 위해 할 일이 없어서
아침에도 부지런히 딸기로 배를 채웠다.
---------------------------2013년 5월11일 오후 2시 일기 끝----------------------------
오후 3시경에 온 문자
딸기만 한 접시 드릴 수 없어서 이 과자 아시죠?
짜서 맛있는 그 통에 들은 과자요..
이거 두 가지 맛이 있어서 담고..
두구두구 딸기도 꼭지따서 맘껏 드시라고 수북히 담아 놓고요..
시간대가 조금 애매해 시장 하실 것 같아서 냉동실에 한 달여 있던 찹쌀떡도 한 덩어리 말랑하게
쪄서 내놓았죠.(쉿 이건 비밀,하지만 깔끔하게 냄새없이 보관해서 감쪽 같았어요.ㅋ)
한 분은 녹차, 또 다른 한 분은 커피를 드셔서 차도 두 종류 준비해 놓고 준비 완료!!
손님이 오신다고 해서 뭔가 대접할 꺼리를 사러 갈 시간도 없었지만
저에겐 빨리 싱싱할 때 먹어줘야 하는 딸기가 있기 때문에 딸기를 넉넉히 담아 내 놓고
딸기를 강조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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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에 빠져 잊어버리고 계셨다며 저 줄려고 갖고 오셨다는 갓김치를 주셔서
바로 맛을 보고 얼른 밥 한공기 떠다가 밥 한 그릇 먹고 더 힘내서 수다를 떨었네요.ㅋ
역시 수다는 우리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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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훌쩍 5시를 넘기고..
한 분은 저녁하러 시댁에 가셔야 하구 또 다른 한 분은 친정에 애 데릴러 가야 한다고 하시며
무거운 궁뎅이를 억지로 끙 일으키시면서 한 마디씩 저에게 하셨어요.
"아무개야 너는 결혼 하지 말고 그냥 심플하고 깔끔하게 살어.."
"네네...네..그럽죠."
"혼자 살아서 다른 건 모르겠구 심플은 하네요..깔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