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레기" 란 음식이름 들어 보셨어요?
아님 "천렵국수" 라고 하면 아시겠어요?
그럼 어탕국수 는요?
"어탕국수"라고 하니 대충 감이 잡히시죠? 저도 "어탕국수"라고 하면 알았을텐데 "털레기"라고 하니 생소하더라구요. 저는 아주 오래 전 화천에 갔다가 허름한 곳에서 어탕국수를 맛보고 맛있어서 냄비를 박박 긁다가 왔던 기억이 있거든요. 물론 화천에서 맛 봤던 그 어탕국수맛은 아니었지만 우연찮게 어탕국수 맛을 보게됐네요.
주말에 분원에 드라이브갔다가 저녁을 먹게 됐는데요..
그 옛날 맛있게 먹었던 "붕어찜"집이 어디쯤인 줄은 알겠는데 없어졌는지 아님 못 찾는건지? 한참을 찾아도 없더라구요.평상시 많이 고민하지 않는 저는 그럼에도 선뜻 다른 음식점을 선택하지 못했던 이유가 있는데요...
제가 가봤던 분원의 음식점은 딱 두 종류였어요.
맛있는 집!!
맛없는 집!!
그럭저럭 먹을만한 집은 없었어요-.-
그래서 잘못 들어가면 정말 맛없는 집에서 밥을 먹을 수 밖에 없기에 50%확률 싸움을 해야했죠.
결국 못 찾고 "털레기"란 간판을 보고 기대 전혀 하지 않고 핸드폰,카메라까지도 차에 두고 들어 갔어요.
근데요, 기대이상 너무 괜찮지 뭐예요.
사진으로 남기지 못해서 저녁으로 해 먹었던 "참치털레기"를 보여드릴게요.
대충 이래요.
우선 고추장 국물에 멸치를 넣고 멸치국물을 냅니다.
멸치국물을 낸 고추장 국물에 넉넉한 마늘과 고춧가루를 넣고 국물을 만든 후..
참치(원래 털레기는 민물고기를 푹 삶아서 그 국물을 이용하는데 저는 민물고기 대신 참치캔으로..)는
기름기를 제거 하고 처음부터 넣고 푹푹 끓여 줍니다.
들어가는 재료는..
새송이버섯,황금송이버섯,콩나물,풋고추,홍고추,대파,양파,깻잎....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면 됩니다.
고추장 물이 끓으면 소면을 넣어 줍니다.
여기서 주의사항
1.소면을 넣으면 간이 짜지거든요.
국물에 간을 미리 하지 말고 맨 나중에 간을 하세요.
2.소면을 넣고 끓이기 때문에 국물을 조금 넉넉히 잡으셔야 합니다.
소면을 넣고 엉기지 않게 잘 풀어준 후 준비한 나머지 재료를 다 넣고 한 번 센불에서 끓여 줍니다.
보글보글 끓으면 거품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거둬내고 후추로 마무리 하시면 됩니다.
(간을 보시고 부족하면 소금,간장간을 하세요.)
국수가 투명하게 됐음 불을 끄고 남은 뚝배기의 열로 마지막까지 뜨겁게 드시면 됩니다.
"털레기"의 뜻이 "털어 넣고 끓이다."라고 합니다.
있는 재료 전부 털어 넣고 끓여서 먹는 음식이라서 면도 소면과 칼국수면 두 종류랑 수제비도 들어갑니다.
민물생선을 푹 끓여 국물을 내서 잔가시가 조금 있고요 비린 생선 냄새가 나는데..
얼큰한 고추와 깻잎을 넉넉히 넣어서 크게 거부반응은 없었어요.
김치맛을 보니 주인아주머니가 솜씨가 있으세요.가게도 외관은 허름한데 안은 깔끔했구요.
헌데 조미료 들어갈 만큼은 들어갔구요. 가격이 그닥 저렴하지 않아요.
(곁들임 찬으론 맛과 색깔 좋은 겉절이 한가지와 털레기 2인 2만 원)
대신 식당 주변에 야생화가 잔뜩있고요,식당 안은 땅을 직접 밟을 수 있어서 좋터라구요.
다시 가는 그날이 언제인지 몰라서 오늘 참치를 넣고 끓여 봤는데요..
참치는 비린내가 전혀 없어서 그건 더 괜찮터라구요.
혹시 낚시 좋아하시는 남편이 민물고기 잡아 오시면 징그럽고 비린내 난다고 화내지 마시고
이렇게 끓여서 이웃들과 추억의 먹거리로 나눠 드셔 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