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1박스로 김치를 담가 놓은게 잘 익으면 부대찌개를 끓입니다.
아무래도 부대찌개는 김치가 알맞게 익어야 더 맛있지요.
소세지나 햄을 좋아하지 않는 남편도 부대찌개에 들어있는 소세지는
너무 맛있다며 쏙쏙 골라서 먹는답니다.
아이들도 맛있다며 어찌나 잘 먹는 지 오랫만에 식탁에 네 식구가 둘러 앉아서
부대찌개를 먹으니 식탁이 꽉 차고 풍성합니다. 가족이 모두 모인다는 것이
이렇게 다르군요. 아들을 대학으로 떠나보냈을 때 네 식구가 세 식구로
다시 딸이 대학으로 가고 나니 우리 부부 두 식구로 줄었었는데
아들이 졸업하고 딸아이가 방학을 맞아 다시 네 식구가 되었습니다.
아들과 딸이 맛있게 먹어주니 제 마음이 흐뭇합니다.
오늘 부대찌개가 유난히 맛있었던 까닭은 가족이 모두 한 상에 둘러 앉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추석이나 설날같은 명절이 되어도 친척 하나 없이 우리 식구만
이국땅에서 살아온 시간들이 불현듯 주마등같이 스쳐 지나갑니다. 이젠 부모님도
연로하셔서, 자주 전화로 안부를 여쭙지만 마음이 여간 쓰이는 게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