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신나게 맛있게 먹었던 무짠지.
가을에 접어들며 소비가 줄어들죠. 그리고 마지막에 이리 저리 궁글러 다니다
마지막 생을 다합니다.^^
그런데 아까워 버리지 못하고 냉장고 김치통에 몇 개 담아 놓고는 언제 먹을까 고민하다
그럼 안되는데 하면서 버리게 될때가 사실 많습니다.
얼마전에도 오래전에 친정 언니로부터 선물 받은
수박 반덩이를 이리 저리 굴리다 못먹고 버렸지 뭡니까? 잘 먹다 반 남겨두었는데
바빠 못먹고, 추워 못 먹다 보니 결국 궁글리다 버렸으니 수박에게 미안터라구요.
때를 놓치면 뭐든 맛이 없어요. 먹을때 맛있게 아끼지 말고 먹어야 한다는걸
또 한 번 깨닫습니다.
작년 11월에 담갔던 무짠지 다 먹고!
큰거 작은거 4개 정도 궁글러 다니는거 결국 어제 구제했습니다.
된장과 멸치로요!
이거 참 촌스런 맛이지만 밥 반찬으로 개운하니 좋아요.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고 그저 된장과 마늘 멸치 이 3가지로 지지기만 했으니
뭐 요리랄 것도 없습니다.
짭짤한 무짠지를 무른 곳을 칼로 잘라내고 나박 나박 먹기 좋게 썰어
짠기를 울궈 없애줍니다.
물을 몇 번 갈아주어야 짠기가 빠져요.
이 짠기 빼지 않고 지지면 짭짤해서 못 먹습니다.
잘 울궈진 무짠지는 다시멸치좀 넣고 쌀뜨물이나 그냥 맹물에 된장 한숟가락 풀고 잘박하도록 만들어 지져줍니다.
센불에서 팔팔 끓을때 중불로 줄여 5-6분 정도 더 끓여주면 됩니다.
마지막에 마늘넣고 마무리 해주면 되겠죠.
별 다른 맛이 아니예요.
그냥 아삭한 무짠지 된장지짐 맛입니다.
정말 아무것도 가미 되지 않은 촌스런 반찬이죠.
그래도 따순밥에 국물과 함께 떠 먹으면 그리 속 편할수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