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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충남 태안,서산의 밥도둑 별미김치 게국지 담가봤어요.

| 조회수 : 12,387 | 추천수 : 2
작성일 : 2011-12-03 08:58:52
경빈마마 입니다.

이맘때쯤이면 서산 태안의 게국지 담그기 체험이 있을 정도로 게국지가
서산 태안의 대표적인 먹을거리 입니다. 여기에 우럭젓국까지 더하면 금상첨화!

즉 게국지와 우럭젓국은 서산의 향토음식입니다
이 2가지 음식을 다 먹어봤다는 것에 대해 은근 자랑질 경빈맘 입니다.^^



게국지는 태안반도 지역 주민들에게 인기있는 겨울 별미 김치로
각 종 싱싱한 해물이 들어가 주로 지져먹는 김치입니다.


싱싱한 꽃게나 민물새우등과 늙은호박을 넣어 담근김치로써 쌀뜨물을 넣고 
뚝배기에 자작하니 지져 먹으면 그야말로 시원하고 담백한 맛에 한 번 맛을 보면
그 맛에 반해 또 찾게 된다고 하죠 .

저 역시도 처음 게국지를 봤을때 무슨 이름이 게국지? 왜 게국지? 라고 하지?
그리고 왜 이렇게 촌스럽지? 라며 의문을 가진적이 있어요.

그러나 밥 한술에 한 두번 김치를 건져먹고 국물을 떠 먹다보면
밥 한 공기 비우는 것은 금방, 과식을 하게 되는 특별한 밥도둑입니다.

게국지는 서산과 태안의 대표적인 전통 음식으로
게국지라고 불리는 이유는 게국. 즉 게장을 담갔던 국물로 담근 배추김치를 뜻하며
김장철에 담가 한겨울 동안 지져 먹는 김치라고 할수 있습니다.

소금에 살짝 절인 배추와 무를 숭덩 숭덩 썰어 게장을 담갔던 간장을 넣고 (박하지를 넣어도 됨)
황석어 젓갈이나 밴댕이 젓갈들을 넣어 삭힌 김치종류 입니다.

게국지의 다른 말로 겟국지.갯국지,깨국지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며
게 또는 바다에서나는 해산물의 국물을 넣어 만든 김치라고도 풀이합니다.

배추나 무의 시래기마저도 아까웠던 시절.
지역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갖은 재료와 시래기를 함께 버무려
항아리에 담아 두었다 간이 배면 입이 넓은 투가리에 담아 자작하게 끓여 내는게 게국지 입니다.
 
서산지역에서는 밥상에 김치찌개나 된장찌개는 안 올라와도
게국지는 빠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김치입니다.

게나 게장 국물을 넣으면 시원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고
황석어젓이나 밴댕이젓같은 젓갈을 넣어 담그면 구수하니 칼칼하고,
늙은 호박이나 민물새우를 넣어 감칠맛을 더하기도 합니다.

게국지에 들어가는 재료가 이렇다보니 먹을거리가 넉넉지 못했던 시절
겨울을 나면서 자칫 부족하기 쉬웠던 단백질이나 무기질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하는
좋은 영양식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처음 담갔을 때 바로 먹으면 말랑말랑하고 연하지만 하얗게 곰팡이가 피어올라 익은 후에 먹으면
발효김치 특유의 냄새와 어우러진 짭짜름한 맛이 식욕을 돋굽니다.

오리지널 게국지는 일반 젓갈을 사용하지 않고 굴을 절였던 젓국이나
게장 국물을 사용해 담가야 구수하고 시원한 맛이 난다고 합니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싱싱한 해산물을 구할 수 없으니, 쉽게 구할수 있는 재료만으로 한 번 담가봅니다.



보기엔 참 엉성하고 이게 무슨 김치야? 란 기분이 분명 드실겁니다.
제가 처음에 그랬으니까요.

저도 이런 저런 깊은 향토 음식맛을 느끼는 나이가 되가다 보니 지져먹고 떠먹는 반찬들이 좋습니다.



게국지 준비물입니다.

건고추,청양고추,꽃게,민물새우 또는 생새우,대파,마늘과 생강약간,황태다시물,생새우약간
잡젓(황성어 밴댕이 새우 멸치 등이 들어간 젓),고춧가루 약간, 배추겉대 또는 속이 덜찬 배추와 무


이렇게 필요합니다.


마침 지인이 주신 겉배추가 있어 게국지 담기가 훨씬 수월했습니다.

도시에서는 이런 배추구하기 어려우므로 배추를 이용하면 되겠죠. 아니면 연한 배추 우거지로 하서도 되고요.


갓이 얇고 속이 안찬 배추는 약간 질깃한 맛이 있으나 맛이 맛이 더 고소합니다.


어차피 지져 먹어야 할 김치므로 저는 꽁다리를 다 잘라냈습니다.



이렇게 말이죠.
배추잎만 남겼습니다.

무는 설렁탕 깍두기 모양으로 널찍하게 잘라 웃소금을 뿌려 30분 정도 절여두었습니다.
(무에서 나온 절인물까지 다 넣어야 맛있으므로 소금을 짜지 않게 절이시는게 좋습니다.)


건고추와 얼려두었던 청양고추를 한데 넣고 갈아줄겁니다.


살아있는 게가 없어 냉동꽃게를 구입했어요.


민물새우 입니다.
역시 생이 없어 냉동민물 새우를 샀어요.


잡젓입니다.
밴댕이 황성어 멸치 새우등이 들어가 숙성된 젓갈이죠.


황태 다시물 입니다.


덤으로 생새우도 갈아 넣어줍니다.


건고추랑 청양고추 한데 넣고 갈았어요.



보기만해도 칼칼 시원해 보이지 않으세요?
빨갛게 담그는 김치가 아니라 칼칼하게 시원하게 담그는 김치 입니다.



모든 재료 준비 완료!!!



한데 모아 놓은 게국지 양념들


정체 불명의 양념인것 같지요?

대파가 들어가야 시원하니 맛있다고 하죠.
쪽파가 아니고 대파 입니다.



양념을 다 버무린 뒤 무를 넣고 배추를 넣고 버물 버물 해주면 끝~!!!


요런 모양의 게국지 김치가 탄생된겁니다.



김치 통에 담으니 한가득!

굴젓국도 없고 게장간장도 없어 쉽게 구할수 있는 재료로 뚝딱 담근 충남 태안 서산의 짝퉁 게국지라고 하겠습니다.


바로 지져 먹어도 좋으나 숙성시킨뒤 지져 먹으려고 시원한 곳에 보관합니다.



여러분 요즈음 뜨고 있는 서산 태안의 게국지 김치 한 번 담가보세요.
한겨울 이만한 반찬겸 찌개가 없다고 하네요.

제가 서산에서 먹어본 게국지 맛을 잊을수가 없습니다.
사실 이런 재료들이 들어가 맛이 없다면 말이 안되는것 같아요^^

 

게국지는 김치가 익었을 때에 더욱 구수하고 단백한 맛이 나고,
김치에 갖가지의 생선이 들어가므로 단백질과 무기질을 섭취할 수 있는 음식으로
야채에 들어있는 비타민이나 무기질 등을 그대로 섭취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경빈마마 (ykm38)

82 오래된 묵은지 회원. 소박한 제철 밥상이야기 나누려 합니다. "마마님청국장" 먹거리 홈페이지 운영하고 있어요.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홍한이
    '11.12.3 10:31 AM

    과연 어떤 맛일까 궁금해요.
    드셔보신 분만이 맛을 내실수 있을것같기도 하구요.
    저같은 사람은 그림의 떡입니다.
    경빈마마님 팬되서 꼭 와서 꼭 보고 갑니다. 감사해요.

  • 경빈마마
    '11.12.4 12:31 PM

    3일 지나면서 숙성되는 맛이 나더군요.
    오리지널 게국지는 못담가 먹더라도 비슷한 재료로 한 번
    담가보세요.

  • 2. 정후맘
    '11.12.3 10:43 AM

    고향 음식을 보니, 엄마가 더 보고 싶네요.
    서산이 친정이신 울 할머니는 배추 대신에 늙은 호박 숭덩숭덩 썰어서
    게장 국물넣고 호박지를 담그셨는데, 어릴 때는 냄새난다고 정말 싫어했는데
    지금은 그 맛이 너무 그리워요.
    호박으로 김치 담궈먹는 거 모르는 분도 많더군요. 며칠 숙성 시켜서 찌개로 먹으면
    호박의 달달한 맛과 개운한 국물, 호박 특유의 씹히는 맛이 참 좋았어요.
    할머니도 하늘나라 가시고, 엄마가 가끔 해 주시는데 친정엄마도 이젠 연세가 있으셔서...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고,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지는 것은 엄마의 맛이기 때문일까요?
    울 아들한테 저도 그런 음식으로 기억되고 싶은데, 요리가 꽝이라서...T.T
    반가운 음식을 보니, 그리워서 몇자 적습니다.

  • 경빈마마
    '11.12.4 12:39 PM

    음식은 결국 고향을 부모님을 떠올리게 하는 향수네요.
    나이 들어가면서 이런 음식이 속이 편하고 맛있으니
    어쩔수 없이 이런 음식만 해먹게 됩니다.

  • 3. 상큼마미
    '11.12.3 11:07 AM

    무슨맛 일까 궁금합니다^^
    이름도 생소한 게국지김치~~~
    경빈마마님 덕분에 향토음식 한가지 알아갑니다
    고맙습니다 마마님 즐주하세요~~~

  • 경빈마마
    '11.12.4 12:40 PM

    저 역시 음식 해먹으면서 향토음식에 대해 많이
    배우고 익히게 된답니다.

  • 4. 우범지대
    '11.12.3 11:11 AM

    고향 떠나온지 30년이 다 됐는데..
    어릴땐 정말 맛있는 줄 몰랐다가 첫아이 가졌을 때 먹고 싶은 건 께꾹지밖에 없더군요.^^ 께꾹지엔 늙은호박이나 청둥호박(?)이 들어가야지요. 그 달큼하고도 흐물거리지 않게 씹히는 맛.. 아! 먹고 싶네요.

  • 경빈마마
    '11.12.4 12:41 PM

    깨국지 ^^ 참말로 더 먹음직 스러운 이름입니다.
    늙은 호박 청둥호박이 들어가 더 달큼하고 흐물거리지 않게 씹히는맛!
    벌써 말로 맛을 다 설명하셨습니다.

  • 5. 데이지
    '11.12.3 11:40 AM

    지난번 1박2일에 나왔었죠?
    초딩 입맛 은지원을 사로 잡은 맛이라고 해서 한번 먹어보고 싶었는데
    님의 과정 샷을 보니 용기가 생기네요.
    다른 프로에서 보니까 늙은 호박도 숭덩숭덩 썰어 넣어 나중에 끓이면 달큰한 맛이 있다더라고요.

  • 경빈마마
    '11.12.4 12:42 PM

    늙은호박이 있으면 넣어도 좋겠지만 하나 사서 넣기가 양이 너무 많아 포기하고
    있는 재료에 해물만 구입해서 담갔답니다.
    아뭏든 게국지 맛은 시원하고 칼칼하면서 구수한 맛까지 겸비한 특별한 맛임에 틀림없어요.

  • 6. 독도사랑
    '11.12.3 12:55 PM

    맛있겟네요 ㅎㅎ 전 한번두 못먹어봤는데요 ㅠㅠ

  • 경빈마마
    '11.12.4 12:42 PM

    충남 서산이나 태안쪽 가시면 게국지와 함께 우럭젓국도 한 번 드셔보세요.
    그맛이 그만입니다.

  • 7. 샘물
    '11.12.3 1:20 PM

    아......입에서 침이 줄줄~~~~

  • 경빈마마
    '11.12.4 12:43 PM

    샘물님 죄송합니다.^^

  • 8. 청솔
    '11.12.5 9:12 AM

    게국지라는 말은 첨 들어 봐요...
    손맛이 팍팍 느껴 집니다!!!

  • 9. 수산나
    '11.12.5 11:20 AM

    서산에서 먹었던 게국지 아 ~먹고싶어요
    정말 맛있었어요
    우럭 미역국도 맛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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