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싸늘하니 찬바람이 불어오는 10월의 한복판...
가을 햇살은 따사로운데 왠지 가슴 한 구석은 시린 듯....
가을앓이를 하는 걸까요?
계절의 변화에나 크고 작은 감정의 변화에 무덤덤한 사람이 있고...
괜히 바람만 불어도... 비오는 날 빗줄기가 창을 때리는 소리에도... 슬픈 노랫말에도 울컥울컥하는 사람이 있는데...전 좀 후자쪽입니다.
좋게 말해서 감성이 발달되었다고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어쩌면 제 가슴속에는 기쁨보다도 슬픔이 더 많은 까닭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봄바람이 살랑살랑해도 마음이 흔들흔들....
가을 떨어지는 낙엽잎에도 결코 대범할 수가 없는데...
며칠 전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들곤.... 와락..... 무너져 눈물이 주르륵 흘렀어요.
김광석씨의 노래들이 대개... 애절하지만
특히나 제가 들으면 예외없이 주저앉고 마는 노래가 바로 그 노래입니다.
어느 노부부의 이야기와 함께..
며칠 전 극뽁^^ 이라고 자신만만하게 말했지만 사실은... 몸이 많이 고달팠던 모양입니다.
사나흘 그저 아무 것도 안하고 정말 자고.... 쉬고.. 자고....또 쉬고를 되풀이했더니
어제부터 조금 기력이회복되는 걸 느낄 수가 있었어요.
사실 솔직하게 아프다고 말도 못하겠어요^^
절 너무 아껴주시는 몇몇 분들이 계신지라... (인터넷상으로... ㅎㅎㅎ)
몸에서 쉬라는 외침에 충실하고자.... 그냥 되는대로 한끼 메뉴로 대충차려 먹다가
어제 아침에는 안되겠다 싶어 동태국도 끓이고... 제육불고기볶음도 하고 그랬네요.
그렇게 차려진 어제 아침 밥상입니다.
아랫 사진은 감자를 갈아서 계란도 풀어 넣고 깻잎채도 썰어 넣고 버섯도 잘게 썰어부친 감자모듬전입니다. 그냥 감자만 갈아서 부쳐도 맛있지만 때론 이렇게 냉장고에 있는 짜투리 채소랑 버섯을 몽땅 넣어 부치는 모듬감자전도 맛있습니다.
숙주볶음이고요.
어제는 꽈리고추가 시들어 가는 중이라 새송이버섯이랑 양파도 채썰어 넣어 같이 간장에 조려주었습니다.
이렇게 고추를 넣어 간장에 조리면 간장에 고추향이 향긋하니 배어서 그 국물에 밥을 비벼 먹어도 아주 그만입니다.
김치도 한포기 꺼내 썰고..
새송이 버섯도 따로 좀 볶아서 먹었습니다.
고기를 안 먹는 제겐 사실 버섯이 고기거든요^^
며칠 전..... 쿠킹 클래스에서 고기요리를 하면서 고기요리법을 설명하는데
쿡쿡 웃는 소리가 나면서 너무 즐거워하는 거에요.
왜요? 물어도 아니에요... 그러면서 너무 좋아하시길래 기어코 무슨 이야기인가 캐물었더니만...
어떤 한분이... 도저히 고기를 안 먹으면서 저렇게 디테일하게 고기를 요리할 수는 없다면서..
아무래도 우리한테만 고기 안 먹는다고 우아하게 이야기하고..틀림없이 고기를 잘 드실 거다..했다더군요.
숨어서 먹는 모양이라고.... ㅎㅎㅎ
그 이야기때문에 한꺼번에 웃음바다에 되었어요... 듣고 보니 저도 어찌나 우습던지..
그리고 그렇게 몰아가니 저조차도 괜히 그런 듯해서... 맞아요..저 혼자 몰래 고기 먹어요..실토까지 하게 되었다눈... ㅎㅎㅎ
오늘 아침 밥상입니다.
오늘은 분당 철학스터디 모임에 나가는 날이라 아침에 좀 바빴지만...
그래도 조금만 준비하면 차려질 음식재료들이 있는지라.... 화려하게 아침밥상 차려서 먹었어요.
어제 양파즙에 재워둔 닭 한마리를 구워 줄려고 했더니 먹을 사람이 없어서 반 마리만 굽고..
오늘 마저 반을 구었습니다
1.2킬로 닭 한 마리에 양파 반개를 즙을 내서 끼얹고 허브 솔트 간을 약간만 한 다음에 3시간 정도 재워 두었다가 오븐에 구으면 향긋하고 쫄깃한 로스트 치킨을 드실 수 있습니다.
다른 간을 하지 않아도 이렇게 하면 참 좋아요.
구절판 재료도 조금 남아 있길래..아침에 오이채, 당근채 볶고 표고랑 소고기를 볶아서 차렸어요.
그러고 보니.... 달랑 계란지단 하나 있는 걸 보고 구절판 재료 준비되어 있다고 생각했네요... ㅎㅎㅎ
정말 일을 하는데 겁이 없는 프리입니다.
하지만 뭐 어쩌겠어요... 그냥 제 멋에 사는 수밖엔^^
계란 지단 있고.. 백오이 하나 있으면 이것도 금방 할 수 있는 재료라 후다닥 만들 수 있어요.
오이선이라고 하지요?
오이에 칼집을 넣어 자른 다음에 단촛물에 재워두고...
그 안에 황백 지단과 고기를 집어 넣고
위에는 홍고추랑 마늘을 잘게 썰어서 고명처럼 뿌리면 아주 화려하고 좋습니다.
물론 맛도 좋지요.
얘도 며칠 전 할려고 애벌로 부드럽게 삶아 놓은 황태....
오늘 양념장 바글바글 끓여서 살짝만 버무려서 상에 놓았습니다.
이렇게 하면 촉촉한 황태찜을 드실 수가 있습니다.
양배추도 살짝 데쳐서 쌈 싸 먹도록 준비하고...
상을 차리니 무슨 잔치날 같다는...
뭐 어찌보면 삼백예순날 날마다 좋은 날입니다.
통깨를 조금만 뿌린다는 것이 확 뿌려졌네요....
통깨 범벅 황태찜이니 뭐 맛이야 고소하겠지요^^
붉은 방울토마토도 하나씩 집어 먹으며 아침을 잘 먹었습니다.
아..물론 닭고기는 먹기 직전에 손으로 이렇게 찢어서 머스터드 소스에 찍어 먹었습니다...
고기 몰래 먹는 저야..물론 입에도 안 댔습니다.
왜냐구요? 몰래 먹어야 하니까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