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사람이 살다 가지말았으면...하는 곳을 교도소만 빼고 다닌듯합니다
오전은 법원에서
낮엔 검사있어 혜화동 병원에 오후늦게는 구청으로 발바닥이 뜨거워지게 갔다가
서류 급히 준비해서 경찰서까지 다녀왔으니 기분이 꽝입니다
내형편에는 너무나 큰돈을 잃고
나머지 수령한 얇은 수표봉투를 들고 나오는데
햇빛에 반사되어 환상의 빛깔을 띄우는 나무잎이 얼마나 서럽던지
눈물 찔끔흘리며 다녔습니다
해가지기 시작하는 거리로 나오니
종일 댕댕거린 내가 행복이마르타가 너무 힘들고
지쳤구나...위로해주고 싶었습니다
누군가의 위로도 관심도 나를 일으키는 힘이 되지만
제일 크고 좋은 힘은 나스스로 허리와 목을 고추 세우고 눈을 잠시 감고
내가 좋아하는것 내가 좋아하는 음악 내가 좋아하는 여행 내가좋아하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올리며 기운을 내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만큼은 혼자 쬐끔 슬퍼하고 우울하고 울고 그러고 싶습니다
왠지 그냥 집으로 가기 싫습니다
노량진을 서성거리다 수산시장으로 들어갔습니다
단골 집인 해남수산에 가서
나를 위해 광어를 한마리 골랐습니다
생물이라는 연어도 한토막 샀습니다
아들녀석은 잘먹지않은 바다꺼리들인데
그래요 오늘은 내가 나를 위로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평소와 다르게 진하지도 연하지도 않은 술한병을 삽니다
경찰서 민원실에 붙어있던 시귀가 대략 이러했습니다
이또한 지나가리라 죽을듯이 힘든 때도 세상없이 즐겁고 기쁜때도 다 한순간이니
이 또한 지나가리라... 그렇습니다
모든것들은 다지나는 한때입니다
하지만 내가 아무것도 하지않고 지나보낼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오늘은 내가 나를 살면서 너무 힘든 나를 위로하는 날입니다
나는 이시간이 지나면 내게도 평화가 찾아오리라는 것을 믿습니다
이 또한 지나갈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