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감기가 거의다 나았는데,
저보다 먼저 앓기 시작해서, 저에게 감기를 옮겨준 남편은 아직 낫지않고 있습니다.
오늘은 폐 X레이까지 찍었다고 하는데...별 이상은 없다는데도 기침이 멎을 생각을 하지 않네요.
미용실 다녀와서, 병원 간 남편을 기다리며 배(梨) 속을 파내고 꿀을 넣어 찌기도 하고,
또 점심으로 무조림도 준비했습니다.
지난번에 친정오빠가 여행다녀오면서 사다준 풀치, 냉동실에 잘 넣어뒀던 것을 꺼내서 무조림을 했습니다.
큼직하게 썬 무 먼저 삶다가 양념장과 양파 파 마늘 등 채소, 그리고 풀치를 넣어 무가 푹 무르도록 조렸습니다.
풀치 탓인지, 아니면 무가 맛있어서 인지 금세 한냄비가 다 비워버렸습니다.
점심은 무조림해서 먹고, 저녁은 뭘할까 하다가,
200g 도 안되게 남아있던 쇠고기를 꺼내서 구웠습니다.
약간 도톰하게 썰어진 설도 부위의 불고기 거리에,
맛간장, 맛술, 설탕, 참기름, 후추가루, 파, 마늘, 생강을 넣어 조물조물 양념한 후,
바로 그릴를 예열해서 구웠습니다.
보통은 하루 정도 숙성시켜서 굽는데 오늘은 그럴 새도 없고, 양도 워낙 적고 해서, 바로 구웠는데요,
그릴팬에 한장 한장 펴서 겹쳐지지 않게 해서 정성껏 구웠습니다.
아픈 사람, 뭐라도 하나 맛있게 먹어야하잖아요.
이렇게 해서 상에 올렸더니, 한조각 먹어보더니,어디서 사왔는 줄 아는지,
" 이거...뭐야? 맛있는데.." 하는거에요.
"그릴에 한장한장 펴서 구웠다우"했다는 거 아닙니까?
어묵탕에, 샐러드, 불고기에 김치,
참 단촐한 식탁이지만, 나름대로 영양도 생각하고, 음식간의 조화도 생각한건데..
참 질기게도 잘 떨어지지 않는 남편의 감기를 확 잡을 수 있는 음식 뭐 없을지,
내일은 콩나물국 끓여 고춧가루 확 풀어서 먹어보라고 하든지 해야겠어요.
감기가 너무 오래가서 걱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