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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주말 저녁의 비빔밥

| 조회수 : 16,422 | 추천수 : 1
작성일 : 2012-05-13 22:52:34




일요일 저녁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봐야하는 TV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이거 좀 제대로 보겠다고 어제부터 오늘 저녁 메뉴는 비빔밥으로 결정했더랬어요.
마침 받은 보급품에 콩나물이랑 가지, 돼지호박이랑 당근이랑 들어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

아침부터 고사리도 삶아서 불리고, 다 먹고 이제 마지막 남은 다래순도 삶아서 불리고...
저녁에 TV 좀 느긋하게 보자고 아침에 눈뜨자마자 저녁준비를 한 셈입니다.

오늘 준비한 건,
콩나물, 가지나물, 당근볶음, 호박볶음, 고사리볶음, 다래순나물, 그리고 쇠고기볶음,
여기에 달걀 프라이를 얹고 바지락살과 달걀을 풀어 국물도 했습니다.




이렇게 말이죠. ^^
비빔밥은 먹는 사람은 먹기 편해도, 만드는 사람이 만들려면 꽤 번거롭습니다.
재료 손질도 그렇고, 나물 볶다보면 설거지 그릇도 참 많이 나오고..그래도 해놓고 나면 먹기도 좋고, 며칠 나물 반찬 걱정도 안해도 되고...^^
그래도 오늘은 일찌감치 서둘러서, 슬슬 나물 볶아가면서 설거지까지 해서 그리 힘들지는 않았어요.
 




 


이렇게 준비해놓고, 요런 보따리도 쌌습니다.




요 보따리 안에는 요~~




요렇게 2~3인분 나물이 담겨있었는데요,
이건 친정 오빠네 보내는 것입니다. 오라는 시간에 조카가 와서 가져갔어요.

 

지난번 절들 돌때 오빠에게 "오빠네도 내가 집에서 말린 고사리 좀 줄까?" 하니까,
"아니, 아예 나물로 볶아서 줘!" 하는 거에요.

맞아요, 저도 맞벌이주부로 회사 다닐때, 다듬고 손질하고 불리고 삶고 하는 재료들 주는 거 별로 안좋아했어요.
심하게 손질해야하는 재료는 다듬으면서 중얼중얼거리며 불평까지 했다니까요, 준 사람이 알면 섭섭하게.

직장생활하는 우리 올케도 마찬가지일거에요, 아무리 맛있는 고사리를 줘도 불려서 볶아먹으라는 건 거의 고문수준!
그래서, "알았어, 볶아서 줄게..다음에 비빔밥 해먹을때...다른 나물이랑 같이.."이렇게 약속했더랬습니다.

그 약속을 오늘 지킨거죠.
저는 어차피 볶는 나물들 조금씩만 양을 늘리면 되니까 그리 힘이 더 들 것도 없지만,
오빠 내외는 그저 밥만 하면 편하게 비빔밥을 먹을 수 있어 주말 저녁 식사준비라도 좀 편한거죠.





제가 보는 프로그램 다 끝난 후 이렇게 비빔밥을 한그릇 먹었습니다.
오늘 먹은 비빔밥이 더 맛있었던 건, 제가 문자투표한 그 세명의 가수가 모두 탑3에 들었기 때문인지도 몰라요.ㅋㅋ.
지난주에도 제가 문자투표한 3명이 모두 탑3에 들었거든요.
기왕이면 제가 좋아하는, 제가 응원하는 가수가 좋은 성적을 거두면 좋잖아요. ^^

이렇게 또 주말밤은 깊어갑니다. ^^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마스카로
    '12.5.13 11:11 PM

    정녕 수..수..숟가락만 살포시 얹고싶네요.
    집에서 만든 슴슴한 나물에 밥 비벼먹으면 배가 욕할때까지 계속 들어가죠.
    정갈해 보이는 나물이 진리죠.

  • 김혜경
    '12.5.13 11:18 PM

    ^^, 만들기는 좀 번거롭지만 몇가지 나물 집에서 만들어서 쓱쓱 비벼먹으면 섬유질을 많이 먹을 수도 있고, 밥 자체는 좀 적게 먹게되고 참 좋은 것 같아요.

  • 2. 애만셋
    '12.5.13 11:12 PM

    비빔밥을 남은 나물반찬 처리용으로만 이용하는
    저를 급 반성하게 하네요 *^^*

  • 김혜경
    '12.5.13 11:20 PM

    ^^, 저는 평소에 비벼 먹을 수 있는 나물을 많이 하지 않으니까 이렇게 따로 해야 먹을 수 있어서 하는 거에요.
    애만셋님께서는 평소에도 비벼 드실 수 있는 나물반찬을 자주 하시는 거잖아요. ^^ you win!

  • 3. 아이보리
    '12.5.14 12:11 AM

    비빔밥이 참 맛있단 생각을 늘 합니다.

    예전에 친정아버지는 고명딸인 제가 밥 비벼먹는 걸 참 싫어하더군요.
    얌전해 보이지 않아 그랬는지.. 특히 남의집에서 밥 먹게 될 땐 절대 비벼먹음 안 된다고 하셨죠..

    비빔밥을 먹을땐 늘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을 하며 많이 그리워 한 답니다^^

    비빔밥 재료를 선물받은 올케언니 너무 부러워요^^ 정말 고마운 맘으로 식사할 거 같군요^^

  • 김혜경
    '12.5.14 10:12 AM

    전 젊었을때 비빔밥 별로 안좋아했더랬어요.
    근데 나이들어갈 수도록 더 좋아지는 것 같아요.
    비빔밥 재료 받은 올케...뭐 자주 해서 보내야하는데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이제 종종 해서 보내야죠.

  • 4. Cinecus
    '12.5.14 4:34 AM

    혜경선생님의 다른 사람을 헤아리는 넓은 마음에 얼굴에 미소가 번지네요...
    저의 언니가 전에 가까운곳에 살때 이렇게 혜경선생님처럼 제게 해주셨어요...
    저의 친정엄마는 장은 잘 담으시는데 사실 음식 솜씨는 없으시거든요...

    가끔 언니가 저희 내외를 불러 맛난 중식요리를 바로 해내어 주기도 했구요..
    회사다니는 동생이 요리도 잘 못하고 하니 밑반찬도 가끔해주구요...

    작년에 조카가 여름방학에 저희 집(미국)에 두어달 다녀갔더랬어요...
    작은 여행가방하나가 다 음식이였죠... 총각김치, 깻잎삭힌거, 멸치, 매실, 미숫가루, 콩장, 말린오징어 등등 여기서는 구하기 힘든 반찬들....
    엄마, 언니, 고모님... 다들 조금씩 밑반찬을 해서 진공포장을 두번씩해서... 그 가방을 여는 순간 눈물이 핑 돌더라구요... 몇달간, 잘 먹었드랬어요...

    82cook을 알게 된건 얼마되지 않았지만(나꼼수 듣다가... 절벽부대로....^_______^),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직장맘으로 더군다나 한국도 아닌지라 음식하려고 재료구하기도, 시간내기도 힘든데, 여러 고수님들의 도움을 받으면서요...

    혜경선생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려요....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김혜경
    '12.5.14 10:16 AM

    넓은 마음이라 하시니 부끄럽습니다.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조금만 마음쓰면 되는 건데 그동안은 바쁘다는 핑계로...종종 해서 보내고 싶으나,
    자신은 없습니다...ㅠㅠ...

  • 5. 소연
    '12.5.14 8:27 AM

    좀전에 출근해서 전주가 시댁인 직원 붙잡고 전주비빔밥 욕하는 중이였어요..
    어제 친정아버지 이장하고 돌아오는길에 남자들은 전주천변에 오모가리탕 먹으로 가고
    여자들은 비빔밥먹으로 갔는데... 1인분에 13000원짜리 비빔밥이.......맛이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너무너무 성의없고 맛이 없어서 ...이런걸로도 돈받고 싶을까 싶더라구요..음식 만드는사람이
    음식이 너무 맛없으면 챙피하지않을까....

    둘째올케랑 밥먹으면서.. 내가 만든 비빔밥이 훨훨~~~ 맛난거 같어 이러면서 투덜투덜...
    열받으면 그 음식점 사진 올려버릴까 하고 사진도 찍어 왔어요...여기 절대 맛없음...이러고 싶어서요 ㅎㅎ

    어제 먹은 비빔밥 취소~ 선생님 비빔밥..다시 먹고 싶어져요..

  • 진선미애
    '12.5.14 9:17 AM

    식당에 가보니에 글 살포시 올려주세요
    저도 나중에 군산갈일 있을때 전주 들려서 꼭 전주비빔밥 한번 먹어보리라 생각중이었거든요
    최악의 집은 피할수있게 ^^;;

  • 김혜경
    '12.5.14 10:19 AM

    와...비빔밥 1만3천원이나 해요??
    너무 비싼데 맛있었으면 좋았으련만..
    이래서 점점 외식 못하게 되고 집밥 찾게 되는 것 같아요.

  • 6. 진선미애
    '12.5.14 9:25 AM

    주부가 하는 일은 거의 다 과정에 비해서 결과물은 허무할때가 많은듯 싶어요^^

    저도 주말 꼬박을 쑥 다듬고 여러번 씻어 말리고 설탕 버무리고
    팔이 뻑뻑할지경인데요

    만들고 보니 양이 생각했던것보다 너무 조금이라서 ......

    저도 아침 밥상을 차려놓고 보니 딱 비빔밥해먹을 조합이라서
    저녁에 밥만 따신밥해서 해먹을 생각입니다

    저는 맞벌이라도 반찬해주는 시누나 올케는 없고
    시골에서 원형물 그대로의 채소들만 끊이지 않고 옵니다 ㅎㅎ

    샘의 계란후라이는 언제봐도 퍼펙트 ^^

  • 김혜경
    '12.5.14 10:20 AM

    쑥효소하시느라 무척 힘드셨을 것 같아요.
    저도 전에 산야초 효소 만들어본 적 있는데...정말 허무하죠..
    저는 내일 또 부산 갑니다..ㅋㅋ...즐거운 한주 보내세요.

  • 7. 행복마눌
    '12.5.14 10:36 AM

    비빔밥보다 일요일 저녁에 꼭 봐야 하는 프로가 뭘까가 더 궁금했었네요^^

    개인적으로 비빔밥 좋아합니다.
    그런데 저렇게 공들인 비빔밥은 엄두고 안나고요.. 저 역시 직장다니는 사람이라고
    소심한 이유를 붙여 봅니다~
    간단하게 세가지정도 나물에 싱싱한 야채 썰어넣고 만들어 먹습니다.
    다래순나물,고사리나물 맛있어 보이네요.

    저는 어제 정엽에게 일등을 줬는데요..
    조덕배님의 꿈에를 어쩌면 그렇게 세련되게 부르던지요^^

  • 김혜경
    '12.5.14 11:54 AM

    전, 박완규의 봄비를 듣는데 가슴이 찢어지는 거 같더라구요.
    김연우는 워낙 좋아하고...김건모는 역시 김건모더라구요, 어떤 노래든 자신의 방식으로 소화해내는 가창력...

  • 8. 다물이^^
    '12.5.14 10:58 AM

    어쩜 정성... 정성... 저런 정성도 없을거에요^^

  • 김혜경
    '12.5.14 11:54 AM

    ^^..어제는 컨디션이 좋았는지...별로 힘이 안들더라구요..^^

  • 9. 수수
    '12.5.14 7:14 PM

    먹는 사람이 간단하고 편한 건 만드는 사람의 수고가 더 많다는 말씀...심히 공감합니다.
    그리고 평소 제가 남편에게 잘 쓰는 말이구요.^^

    저도 누군가에게 반찬선물 해 보는 것이 원입니다.
    손맛이라고는 없는 듯 해서 슬퍼요.ㅠㅠ

  • 김혜경
    '12.5.16 7:54 AM

    수수님, 슬퍼하지 마세요.
    수수님 음식이 수수님 가족에게는 소울푸드입니다.

    근처에 사신다면...제가 좀 가르쳐드릴 수도 있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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