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알고 지내는 어떤분이 오트밀을 한통 보내주며 한식레시피를 만들어 달라는 거에요.
아무리 궁리를 해도,
튀김옷이나 아니면 죽에 좀 넣어서 활용할 수 있을 뿐
제 머리에서는 획기적이며 창의적인 활용법이 나오질 않는 거에요.
그때 보내준 커다란 통의 오트밀,
첨엔 남편의 아침으로 우유를 부어 죽처럼 만들어줬는데 한두번 먹고나더니, 도저히 못먹겠대요.
저희 집 부엌이 비좁은 건, 물론 수납공간에 비해서 주방살림이 많은 탓도 있지만,
또하나는 제가 샀든 아니든, 먹다남은 것이거나 아니면 아직도 뜯지않은 식품들이 꽤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지런히 먹으려고 노력하는 중인데요, 바로 이 오트밀통도 여간 큰 것이 아니어서,
얼른 먹어버려 그 큰통을 치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이제 손들어버렸고, 저는 입에도 대기 싫고, 방법은 쿠키를 굽는 것 뿐인데요,
오늘 아침, 미국 요리책을 꺼내서 쿠키편을 뒤지니까 오트밀 쿠키 레시피가 꽤 여러개 나오는 거에요.
그런데 한결같이 버터 실온에서 녹이고, 달걀 거품 내고, 베이킹 파우더 같은 거 넣고,
또 어떤 건 땅콩버터도 넣고......아, 이런거 귀찮은데...ㅠㅠ....
전에 어디서 어렴풋하게 오트밀에 메이플시럽과 견과류만 넣어서 오트밀쿠키 굽는 걸 봤는데,
영 찾을 수가 없는 거에요.
그래서 그냥 대충 만들었는데요,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맛은 괜찮았어요.
그런데....어느 정도 바삭바삭해줘야 들어 먹을 수 있을텐데 그렇질 못해서 오븐에서 구운 걸,
주먹밥 만들듯이 손으로 꼭꼭 뭉쳐줬습니다.
견과류만 넣었으면 덜 했을 지도 모르는데, 공연히 냉동블루베리를 넣어서 더 수분이 많았던 것 같기도 하구요.
또 메이플시럽이 좀 많이 들어가서 달달했습니다.
암튼 저는 오늘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실패한 레시피를 여기에 기록하는 건, 따라 하시라는 것이 아니라,
제가 담에 할때 레시피를 수정하기 위해 기록하는 것이랍니다, 착오 없으시길~~
(여기다 써놓지 않으면 나중에 찾기 힘들어스리..^^;;)
재료
오트밀 2컵, 메이플시럽 1컵, 잣 ½컵, 아몬드슬라이스 ½컵, 냉동블루베리 ½컵, 소금 1작은술
만들기
1. 재료를 모두 잘 섞는다.
2. 오븐을 160℃로 예열한다.
3. 오븐팬에 재료를 펴 담은 후 15분간 굽는다.
4. 구워진 오트밀은 손으로 동글동글하게 빚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