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어려서부터 아주 하얀 쌀밥만 좋아했더랬습니다.
콩밥도 싫고, 보리밥은 더 싫고,
팥밥 정도만 겨우 먹을 정도로 햐얀 쌀밥만 좋아했는데요,
나이가 들면서 아주 조금씩 혼식에 맛을 들여,
찰보리쌀이나, 아니면 7곡, 또는 12곡 조금씩 섞어 먹는 게 전부였습니다.
백미가 9라면, 잡곡은 1 정도??
그런데, 며칠전에 문득, 지금 우리집 식생활중 당장 개선해야할 게 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백미의 비중이 너무 높은 것 같은 거에요.
당장 입에서는 꺼끌꺼끌해도 몸에 좋은 혼식으로 바꿔보자 싶었습니다.
해서 오늘 아침 마트에 가서 이것저것 혼식용 곡식들을 주섬주섬 샀습니다.
미리 혼합해놓은 7곡이니 12곡이니 하는 것을 살 수도 있었는데, 오늘은 제가 직접 배합해보자 싶어서,
각각의 잡곡들을 사가지고 왔지요.
그래서 아예,
쌀 3컵에, 집에 있던 찹쌀과 찰보리 각 1컵을 넣고,
오늘 사온 현미, 찰현미, 찰수수쌀도 각각 1컵씩 넣었고 찰흑미도 반컵 섞었습니다.
흑미를 많이 넣으면 밥 색깔이 너무 까만 것 같아서 양을 줄였구요,
거기에 요즘 밥에 섞어먹던 기장쌀도 1컵 넣었습니다.
백미 3컵에, 다른 곡식들 6.5컵의 비율로 섞은 건데요,
이렇게 해놓으면 쌀 씻을 때마다 곡식을 덜어내는 번거로움이 적을테니까 이렇게 한건데요,
정말 저로서는 대단한 중대결심입니다, 밥에 백미가 적다니....
그동안 발아현미는 많이 먹었지만, 현미는 처음이고,
또 이렇게 쌀보다 다른 곡식들이 더 많은 밥은 처음입니다.

오늘 배합한 혼합곡으로 밥을 지었습니다.
씻은 후 불리는 시간을 다른 때보다 30분 더 줬고,
압력솥으로 할까하다가 늘 하던 르크루제냄비에 그냥 해봤습니다.
밥이 많이 딱딱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찰 곡식들이 많이 들어간 탓인지,
뜻밖에도 생각보다 부드럽고, 맛도 구수하니 좋았습니다.
이렇게 시작해서,
앞으로는 더 백미의 양을 줄이고 현미의 양을 차차 늘려 가볼까 합니다.
남들은 다 진작부터 하는 혼식을 이제서야하면서, 자랑하는 이유는,
이렇게 여러분들께 공개해야 열심히 실천할 것이고, 또 어떤 곡식들을 어떤 비율로 섞었는지 기록이 남기때문이랍니다. ^^
내일은 현충일, 연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즐거운 휴일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