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달 한번씩 쓰는 원고 취재차, 오늘은 전북 부안엘 다녀왔습니다.
아침 8시40분에 서울 강남터미널에서 출발하는 고속버스를 타고 내려가 부안에 도착해보니,
11시30분쯤.
다시 택시 타고 10분쯤 더 가서 오늘 주인공 할머니를 만나뵈었는데요,
점심부터 먹고나서 취재하고 사진 찍으라며 이렇게 점심상을 차려놓으신 거에요.
할머니댁은 마당 자체가 슈퍼 마켓!
없는 채소가 없을 정도 였고, 거기서 쑥 뽑고, 툭 꺾은 재료들로 이렇게 한상 그득하게 차려주셨어요.
겨울을 난 상추로 만든 겉절이, 요즘 꺾어낸 마늘쫑에 마른새우 넣고 볶은 마늘쫑볶음,
고추순을 따서 무친 고추순 나물, 향긋한 미나리나물, 갓김치, 갓과 알타리무로 담근 물김치,
가는 갈치를 일컫는 풀치를 말려서 조린 풀치조림,
서울서 취재진들 내려온다고 아침에 손수 만드신 두부로 만든 두부조림과 김치찌개 등등.
이번이 7번째 취재인데,
저는 물론이고 사진기자나 취재기자 모두, 오늘처럼 밥을 제일 달게, 제일 많이 먹은 날도 없는 것 같아요.
이런 음식들로 서울에서 식당하시면 대박이실텐데,
오로지 남편분과 자식들만을 위해서 이 솜씨를 발휘하신다는 게 많이 아까웠습니다.
이렇게 상다리 휘어지도록 잘 차린 점심을 먹고나서,
오늘의 본론, 콩나물잡채를 취재했는데요,
듣도보도 못한 별난 음식, 콩나물 잡채가 완성된 후 한도 끝도 없이 집어먹고 왔습니다.
원래 명절때 엄청 큰 양푼 가득 무치신다고 하는데요,
오늘도 평소 하시듯 아주 많이 무쳐서 저희 취재진에게도 전부 싸주셨어요.

이게 바로 그 콩나물잡채입니다.
제가 당면 넣고 매콤하게 무치는 것과는 질적으로 달랐고, 양념도 달랐어요.
놀랍게도요,
갓김치를 담그는 그 갓씨를 믹서에 갈아서 넣으시는데요, 이 갓씨가 알싸하면서도 매콤하고 개운한 맛을 내주는데,
이게 중독성이 있어서 자꾸 먹게 되더라구요.
갓씨와 고춧가루, 통깨, 깨소금, 설탕, 식초 등으로 양념하구요,
재료로는 콩나물, 미나리. 당근, 무, 다시마, 밤, 배 ,대파 등이 들어가는데, 들어가는 재료도 많고,
또 이걸 하나하나 곱게 채썰어 무치는 건데요,
정성이 잔뜩 들어간 만큼 맛은 최고였습니다.
게. 다. 가.
제가 매우 흥미를 보이니까, 한번 집에 가서 해보라고 제게 갓씨를 나눠주셨어요. ^^
재현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
몇시간씩 고속버스를 타고 지방출장을 다니며 해야하는 취재이지만,
이런 숨어있는 별미를 찾아 만드는 법도 배우고 맛도 보고, 정말 흥미로운 작업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음 달은 또 어떤 재야고수할머니를 만나게 될지 여간 기대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