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아침부터 뭔 바람이 불어서인지, 점심에 국수가 먹고 싶은 거에요.
어제부터 끓이고 있는 사골 옆에서 아침부터 점심에 국수 해먹을 육수를 냈습니다.
오늘 육수는 특이하게도 황태육수!!
냉동실안에 황태대가리와 황태 다듬으면서 모아둔 뼈조각과 껍질이 좀 있었어요.
얼른 먹어야겠다 싶어서,
큰 냄비에 물붓고 황태와 다시마를 넣어 끓이다가 다시마는 먼저 건져내고 황태를 더 푹푹 끓였습니다.
집에서 황태육수를 내서 그걸로만 국수를 해먹은 적은 없지만, 생각해보니 나쁘지 않을 것 같은 거에요.
잔치국수를 말아먹을까, 아니면 칼국수를 해먹을까 하다,
냉장고안에 있던 생면 먹어야겠다 싶어서 칼국수로 하기로 했습니다.
이때 칼국수를 할건지, 잔치국수를 할 건지,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칼국수에는 부재료들을 몽땅 넣어 끓여 주면 되는 거고,
잔치국수는 하나하나 볶아 고명으로 얹어야하고..
냉장고 문 활짝 열어,
반개짜리 감자, ¼도 안되는 호박 꺼내고, 쬐금 남아있던 당근도 꺼내고,
청양고추도 하나, 느타리버섯도 조금, 파에 마늘에 달걀에,
그리고 국물낼때 건져뒀던 다시마도 챙겼습니다.
재료들을 모두 썰어뒀다가 국물이 끓을 때 먼저 감자 당근 느타리버섯 호박부터 투하하고,
채소들이 어지간히 익었을 때 천일염으로만 간을 맞췄는데 아, 이게 은근히 괜찮은거에요.
여기다가 살살 풀어놓은 국수 넣어 끓이다가 파 마늘 청양고추 다시마채를 넣었는데요,
정말 우리 음식에서 파 마늘이 미치는 영향이라니...
파 마늘 청양고추를 넣고 나니 국물맛이 몇배로 업그레이드가 되는 거에요.
다시 팔팔 끓어오를 때 후추 조금 넣어주고, 소금을 좀더 넣어 간 맞춰주고,
그리고 풀어놓은 달걀 넣고 끝!
멸치육수로 끓인 칼국수와는 또다른 시원한 맛을 지닌 황태칼국수 한그릇,
국물 한방울 남기지않고 몽땅 먹어버렸어요. ^^
점심 먹고는 오랜만에 뒷산에 올라갔습니다.
저희 집 뒷산, 말이 뒷산이지, 그냥 뒷동산의 수준은 아닙니다.
완전군장한 등산객들이 올라가는 코스이지요.
오랜만에 올라가보니, 여기도 북한산 둘레길의 한 코스더라구요.
탕춘대성이라고, 산성이 있는데요, 여기까지 다녀오니, 왕복 거의 두시간 코스!
돌아와서,
청소기도 한판 돌리고,
저녁 준비도 미리해두고, 이렇게 5시20분이 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가 요새, 김연우가 부르는 '나와 같다면'에 미쳐서,
하루에도 두어번씩 다음에 들어가서 지난주 방영됐던 영상을 보고 있어요. ^^;;
오늘 경연에서는 지난주 중간점검보다 훨씬 더 길게 전곡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만발입니다.
'나는 가수다' 제대로 시청하려고 쌀도 씻어뒀고, 김치도 썰어뒀고,
국은 사골국, 기름 걷어낸 초탕과 재탕에 삼탕까지 섞어두고, 같이 삶아둔 사태고기까지 썰어두었습니다. ^^
대단한 열성 시청자 나셨다 그죠?? ㅋㅋ
자, 그럼 저는 컴퓨터 끄고 TV앞으로 갑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