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은 봄인데..저희 집 냉장고는 한겨울입니다.
텅텅 비어서, 찬바람만 쌩쌩 불고 있지요..^^
해서, 낮에 써서 넘겨줘야할 원고 하나 써놓고는, 하나로까지 갔었어요.
봄나물은 하나로가 짱입니다요.
방풍나물, 세발나물, 냉이 등등 봄나물을 사고,
마치 걸신 들린 사람처럼 양송이 느타리 새송이 버섯 허겁지겁 담고,
빨간 파프리카, 노란 파프리카, 오이맛 고추, 꽈리고추도 얼른 카트에 넣고,
참꼬막에, 어묵에, 돼지고기에, 두부에...마구마구 주어 담았습니다.
뭣 좀 제대로 해먹어볼까 하는 거지요.
과일도, 천혜향도 한박스 사고, 사과도 한박스 사고,
쌀도 10㎏ 사고...
뭐, 사재기 수준까지는 아니었지만, 어떤 날은 휘휘 둘러봐도 사고 싶은 것이 없어서 고민인 날도 있는데,
오늘은 왜 이렇게 사고 싶은 것이 많은 지요.
해먹을 메뉴도 머릿속에 휙휙 지나가고...

방풍나물입니다.
미나리과의 식물이라고 하는데, 저는 이 방풍나물의 독특한 향이 너무 좋습니다.
방풍나물을 끓는 물에 데쳐서 찬물에 헹군 후 먹기좋게 두어번 잘라주고,
초고추장에 무쳤습니다.
방풍나물을 너무 조금 사왔는지, 순식간에 먹어버렸어요.

세발나물입니다.
세발나물은 자체에 짠맛이 있어서, 간을 너무 세게하면 안되지요.
쌀눈유와 참기름을 섞은 후 간장은 아주 조금 타고, 후추 조금, 고춧가루 조금, 통깨 좀 넣고 잘 저은 후,
씻어서 물기를 뺀 세발나물 위에 얹어줬어요.
나물이라기보다는 샐러드의 느낌인데요, 고기를 먹을 때 같이 먹어도 좋을 것 같아요.

오이맛고추는 송송 썰어서,
된장, 마요네즈, 파, 마늘, 깨소금을 넣어 무쳤습니다.

kimys는 알아주는 참꼬막 킬러.
참꼬막 3천원어치 사니까 딱 요만큼입니다.
참꼬막 데쳐서 양념장 올려 상에 올리니...참꼬막킬러님, 입이 벌어지네요...^^

오늘 장을 볼 지 말 지 확실치 않았던 오전에 냉동실 안의 명란젓을 꺼내 해동했습니다.
선물받은 명란젓인데 어찌나 맛이 없는지...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참기름도 좀 넉넉하게 넣고, 설탕도 뿌리고, 파 마늘 후추 고춧가루 등등 넣고 양념을 했어요.
그랬더니, 나름 먹을만 했습니다.

찌개는 냉이를 넣은 된장찌개였습니다.
특히 알이 통통한 굴비까지, 상이...거의 잔칫상 수준이지요?
게다가 그릇까지 제가 아끼는 백자그릇을 꺼내니, 나물들이 더욱 정갈해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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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뭣도 약에 쓰려면 없다더니, ㅠㅠ...제 메모리카드를 찾을 수 없는 거에요..ㅠㅠ..
그래서 사진을 DSLR로 못 찍고, 똑딱이카메라도 틱틱 찍어놓으니, 사진이 영 볼품이 없네요..어흑..
모처럼 맘 잡고 제대로 밥상을 차린 날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