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번 손님 치를때 재료 공급이 원활치않으면 급하게 메뉴를 바꾸기 위해서,
중국부추를 한단 사다둔 것이 있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재료수급이 잘되서 쓰지않고 냉장고에 넣어뒀더랬어요.
어제 저녁엔 이 호부추에 백일송이와 죽순, 돼지고기를 넣고 부추잡채를 했습니다.
꽃빵도 몇개 쪘지요.
반찬, 다른 건 별거 없었지만, 이거 한 접시로 식탁이 푸짐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우리 집 식구들,
밑반찬 여러가지 있는 것보다는, 입에 맞는 거 딱 한가지 있는 상차림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배춧국도 맛있고, 호박이랑 버섯도 볶아서 올렸는데, 젓가락도 갖다대지 않는 거 있죠?
시장에 다녀와서,
고단할 줄 알았는데,,,돈쓰면서 스트레스 풀고와서 인지, 기운이 펄펄 났습니다.
그래서 바로 코바늘을 찾아들었지요.

이 사진에서 봐주십사 하는 건 바로 코바늘집입니다.
나이 많이 먹는 티,나지요?
레이스용 은색바늘과 스웨터같은 거 뜨는 금색 바늘이 조로록 들어있는 건데요, 아마 나이가 한 마흔살이나,
아니면 서른다섯살쯤 됐을 거에요.
이거 구하려고, 70년대에 일본가는 지인들, 그때는 일본에 가는 사람은 정말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지인들에게 몇번이고 부탁해서 이 코바늘과 세트 대바늘을 샀는데요,
대바늘은 친정에 있는 것 같고, 이 코바늘은 제가 가지고 있었습니다.
노란색 5번 바늘은 없어지고 없고, 레이스를 많이 떴던 4번 바늘은 살짝 휘었어요.

제 기억이 맞는다면, 딸아이를 낳은 이후 한번도 코바늘을 잡아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재봉틀은 딸아이 인형의 옷과 이불을 만들어주느라,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몇번 잡아본 것 같은데,
코바늘은...음..
어쨌든,
전 삼십년 이상 손에 대보지않은 거라서 못할줄 알았는데요, 잡으니까....해지더라구요. ^^
단숨에 이렇게 수세미 4개를 떴습니다.
실 파는 아가씨 4개쯤 뜰 수 있다더니, 정말 그랬어요.
이거 뜨고 있으니까, kimys, "이젠 수세미도 선물하는 거야??" 하는 거에요.
지난번 세차례 손님초대때, 온 손님마다 모두 제가 재봉틀로 박은 행주 몇장씩 전부 선물했거든요.
"수세미 선물은?? 이건 레이스 뜨기 전에 손 풀려고 뜬거지"

레이스를 뜨기 시작했는데요, 실을 잘못사왔나봐요.
책에 나오는 실보다 굵은 것 같아요.
그래도, 굵은 실로 뜨면 빨리빨리 뜨겠죠?
그나저나, 저는 접시에 깔 도일리를 뜨려고 했는데, 뜨면서 책을 자세히 보니 완성사이즈가 30㎝도 넘는 거 있죠?
게다가 저는 실도 굵은데..에잇, 갈 데까지 가보세!! 이러면서 뜨고 있어요.
레이스 한참뜨다보니, 재봉틀이 울고 있는 것 같고, 십자수실통도 저를 째려보는 것 같고..
몸이 세개, 아니 손이 여섯개면 좋겠어요..^^

오늘이 크리스마스 이브입니다.
좋은 계획들은 세우셨나요?
전 오늘 보일러나 빵빵하게 틀어놓고, 레이스 뜨다, 재봉질하다, 뭐 그러면서 조용한 밤을 맞으렵니다.
즐거운 성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