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일요일의 소박한 점심

| 조회수 : 14,447 | 추천수 : 80
작성일 : 2010-12-19 15:32:41
제가 가끔씩 요리할 의욕을 잃을 때가 있는데요,
그건 바로 백화점의 지하 식품매장에 들를 때랍니다.
굳이 재료 사다 손질해서 지지고볶을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온갖 종류의 음식들을 포장판매하고 있잖아요, 정말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한상 근사하게 차릴 수 있을 것같아요.
맛있어 보이기도 하고, 멋있어 보이기도 하고..그래서 한껏 의기소침해지기도 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품매장 구경을 열심히 하는 건, 그런 가운데 보고 배울 것도 있기 때문입니다.

백화점 식품매장의 음식을 흉내낸 것 중 하나가 멸치주먹밥입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지하 식품매장에 들렀다가,
뭔가 요기는 해야겠고, 먹고싶은 것은 없고 해서 주먹밥집에서 주먹밥을 두개 샀습니다.
쇠고기가 들어있는 것과 멸치가 들어있는 것 두개를 샀는데, 쇠고기 넣은 것보다 멸치 넣은 것이 더 맛있었어요.

먹어본 지는 꽤 오래 됐었는데, 한번 해보겠다는 걸 까먹고 있다가, 어제 생각나길래 일단 멸치를 볶았습니다.
멸치를 좀 바삭바삭 하게 볶아야할 것 같아 일단 볶음용,  자잘한 멸치를 오븐의 그릴 코스로 살짝 구웠습니다.
그리곤 맛간장과 물을 1대 3으로 섞은 조림장에 볶아줬는데요, 더 딱딱해지라고 설탕도 조금 넣었어요.
그리고..칼칼하니 맛있으라고 며칠전 중국슈퍼에서 사온 쥐똥고추도 2개 넣어줬어요.

오늘 점심에 쌀에 찹쌀을 섞어서 밥을 지은 후,
멸치볶음을 다져, 밥에 넣고 비볐습니다. 이걸 가볍게 빚어 기름바르지 않고 구운 김에 감싸주었어요.
멸치가 딱딱할 까봐 조금 적게 넣었더니, 역시나 멸치볶음을 좀더 얹어먹어야 제맛이 났습니다.

멸치볶음과 밥을 각각 먹는 것보다,
이렇게 먹는 것이 더 맛있게 느껴지는 건 어쩐일 일까요?!

멸치먹지 않는 아이들때문에 고민이시라면, 이렇게 한번 해보시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오늘 먹겠다가고 탕용 갈비를 고았는데, 앗, 집에 무가 없어요.ㅠㅠ...
해서 갈비탕은 내일로 미루고,
점심에는 어묵탕을 끓였어요.
얼마전 리빙원데이에서 팔았던, 생선살이 많~~이 들었다는 고급 어묵으로 끓였는데요, 역시 좀 비싼게 맛이 낫긴하네요.




그리고..이건 물김조림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 명절에 선물이 들어오는 것중에 맛김이라는 것이 있었어요.
작은 병에 담겨있는 것이었는데, 젓가락으로 집어들면 가는 해조류의 섬유질이 따라올라오는 것이었어요.
어렸을 때, 아마 제가 국민학생때였을거에요, 그걸 참 맛있게 먹었는데, 요즘은 그런 걸 찾기 어렵더라구요.
그래서 전 그게 매생이인가 했어요, 그런데 매생이도 아닌 것 같고...

그러던 차에 지난번에 말리지 않은 생김(물김)이 생겼을 때,
국을 끓이는 한편으로 맛간장에 조렸더랬습니다.
아주아주 오래오래 조려주니, 김의 섬유질이 아주 가늘어지는것이, 맛보니까, 제가 그렇게 그리워하던 그 맛김 맛이었습니다. 아! 그립던 , 그 추억의 맛!

그때 제법 많이 조렸더랬는데, 사진을 찍고 자시고 할 겨를도 없이 다 먹어버렸고,
오늘 다시 조렸습니다.
요거 하나 있으면 밥공기가 그냥 술술 넘어갑니다. ^^

저녁메뉴는 물만두를 넣은 부대찌개입니다.
우리 집 식구들, 부대찌개 한그릇이면 다른 반찬이 필요없는데, 여기다가 물만두까지 넣으면 밥을 조금만 해도 됩니다.
메뉴가 결정되고나니, 아주 홀가분 합니다.
놓던 수나 마저 놓으면서 뒹글뒹글, 휴일을 즐기렵니다.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amenti
    '10.12.19 4:43 PM

    저도 은마상가 지하의 즐비한 반찬집들과 떡집들을 보면
    와, 십만원만 들고 오면 손님상도 뚝딱 차리겠네~! 라고 항상 감탄하곤 하죠.
    보기만 해도 푸짐해서 좋아보이더라구요.
    저의 경우 요리하고픈 의욕과는 아무 상관없이 그저 편하겠다는 생각만 스물스물나던걸요.

    국이나 죽도 종류별로 팔고 모듬전이랑 부침개도 있고
    온갖 반찬과 김치종류들, 직접 만들어주는 어묵까지도 즐비하니
    떡도 몇종류 담고 반찬가게에서 직접 만든 식혜까지 사면 후식까지 원스톱으로 해결되겠더라구요. 아직 이런 식으로 써먹어본 적은 없지만.

    저는 점심에 어머니드시라고 잡채랑 불고기,어묵국 해서 차려드렸는데
    마침 아주 맛있게 익은 갓김치(제가 담근게 아니라 누가 맛보라고 보내준 것)만 해서
    밥한그릇 드시더군요. 이럴때 너무 기운빠지고 허망해요,으흑.

    날도 흐리고 스산한데 저녁메뉴로 부대찌게 너무 괜찮겠네요.

  • 2. 연화심
    '10.12.19 4:45 PM

    수 놓고 뒹굴뒹굴 참 좋은 오후이지요^^
    주부들은 끼니때 메뉴 대충 정해놓는 것 두 일이 잖아요
    좋은오후되세요

  • 3. 나비
    '10.12.19 8:19 PM

    물김조림이 정말 궁금하네요!
    가끔 마트에서 보면 아주 작은 병에 '김조림'이라고 담겨 있던데 같은 걸까요?
    집에 김국 끓일 용도로 물김 얼려놓은 것이 몇 덩이 있는데 레시피만 알면 해먹어보고 싶네요.

    그리고 물만두를 넣은 부대찌개도 신선한걸요?
    저희집은 평범하게 라면사리만 넣어서 해먹거든요.
    부추 듬뿍 들어간 물만두 좋아하는데 맛있겠네요.

    주말 잘 보내셨는지 모르겠어요.
    이제 몇 시간 안 남은 일요일 푹 쉬시길 바라요 ^_^

  • 4. 진선미애
    '10.12.19 8:50 PM

    저는 요즘 샘의 그릇들만 눈에 들어온다는 ^.^

    저희집은 음식조합이 영~이상하게
    꼬막 한바가지 삶고 누룽지 피자 넙대대하게 만들어 배부르게 먹고 다들 헤매는 중입니다ㅎㅎ

  • 5. 유네
    '10.12.20 12:45 AM

    덴비그릇들 참 예쁘네요. 눈호사 하고 갑니다. ^^

  • 6. 최살쾡
    '10.12.20 9:15 AM

    물만두까지 넣으면 더 맛나져서 밥을 더 많이 먹지 않을까요?

    맛김이란거 저도 먹어본거 같은데 맛간장에 조리면 되는군요
    한번 해볼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날짜 조회
2572 아주 평범한 우리집 저녁밥상 19 2011/01/07 17,920
2571 기네스 팰트로 믿어보기! 15 2011/01/06 18,094
2570 매콤해서 먹을만한 [콩나물잡채] 9 2011/01/05 16,437
2569 수란이 먹고싶어서~ 8 2011/01/04 12,736
2568 소원이 모두 이뤄지는 한해되시길~ 16 2011/01/02 12,321
2567 또 한해를 보내면서....감사드립니다... 46 2010/12/31 13,257
2566 또 일년! 20 2010/12/30 12,949
2565 꼼지락 꼼지락 장난하기 13 2010/12/29 15,348
2564 눈오는 날 점심 [매생이떡국] 21 2010/12/28 13,470
2563 당일 생활권! 14 2010/12/27 13,440
2562 도일리 16 2010/12/26 14,081
2561 즐거운 성탄절 보내세요 23 2010/12/24 16,485
2560 역시...쇼핑은 즐거워!!! 24 2010/12/23 20,480
2559 동지팥죽들 드셨어요?? 12 2010/12/22 13,211
2558 즐거운 점심상~ ♪♬ 4 25 2010/12/21 20,041
2557 손님 초대 전야! 11 2010/12/21 15,131
2556 무늬만 냉우동샐러드 8 2010/12/20 11,145
2555 일요일의 소박한 점심 6 2010/12/19 14,447
2554 주말의 취미활동 2 10 2010/12/18 13,534
2553 즐거운 점심상~ ♪♬ 3 19 2010/12/16 20,050
2552 또 그릇 자랑입니다...ㅠㅠ... 38 2010/12/15 22,065
2551 남은 음식으로도 잔칫상~~ 10 2010/12/13 14,769
2550 가족들과 함께 한 송년 저녁! 24 2010/12/11 22,990
2549 아니 벌써~~ 11 2010/12/10 13,808
2548 뭘 해야 좋을지...ㅠㅠ... 17 2010/12/09 16,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