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춥다고 하길래, 밖에 나갈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춥지만 않다면, 백화점에 가서 압력솥 고무패킹도 사고, 커피캡슐도 사야 하는데,
날씨가 춥다길래, 배송비 각각 3천원씩 물어가면서 인터넷으로 고무패킹 주문하고, 전화로 커피캡슐도 주문했습니다.
왕복버스 요금 생각하고, 또 오고가고 시간 쓰고,
게다가 나가면 충동구매까지 하기 십상인데, 차라리 배송비를 무는 것이 더 싸게 먹힙니다.
이 바람에..내일도, 모레도, 택배아저씨의 방문은 계속될 듯 합니다. ^^::
이러고나서 책도 좀 읽다가, 다큐멘터리도 보다가, 빨래까지 했는데 좀 심심해졌습니다.
그러다 문득 눈에 띈 재봉틀!
제 원래 재봉틀은 30여년전, ROTC장교로 군복무중이던 오빠가 사준 것입니다.
100V 라서 수리를 좀 해볼까 했더니, 수리가 안된다고 해서, 변압기까지 준비해놓았는데,
영 잡아보질 않았습니다.
사실 전기문제는 핑계이고, 너무 오래 재봉틀을 잡지않아서 겁이 났던 겁니다.
게다가 설명서도 어디로 달아났는지 찾을 수 없고...
30년전에는 제손으로 식탁보에, 커튼에, 전등갓에, 이것저것 만들어썼는데, 그땐 재봉틀을 어떻게 다룬 건지...^^::
그러던 차에 얼마전 220V 재봉틀을 좋은 값에 살 수 있어서, 일단 사뒀었어요.
오늘 마침 눈에 띄길래 심호흡을 하고 꺼냈습니다.
자신 없는 기계를 만지려면, 저는 심호흡을 여러차례하곤 합니다.
설명서를 읽는데, 밑실 감는 것, 윗실 끼우는 것, 그림을 봐도 설명을 읽어도 무슨 소린지...아삼삼한거에요.ㅠㅠ...
그러다가 간신히 밑실도 감아서 끼우고, 윗실로 끼웠습니다.
뭔가를 박아봐야할텐데, 뭘 할까 하다가, 지난번에 사놓은 무명천이 생각났습니다.
얇은 광목? 광목도 아닌 것 같아요, 옥양목쯤 되려나...암튼 면을 사놓은 것이 있습니다.
그 면으로 얄프레한 매트를 만들어서 막 빨아써볼까하고 수를 놓았는데,
매트를 하기에는 너무 얇은 거에요.
에라..그 얇은 천으로 행주나 만들자 싶어서, 천을 숭덩숭덩 잘라 행주 6장을 박았습니다.
이렇게...금방 박을 수 있는 것을...
그동안 제가 손으로 행주를 꿰맸던 것은..순전히 재봉틀을 다룰 자신이 없었던 때문입니다.
이번 겨울에는,
예전 한때 제가 재봉틀에 미쳐서 밤이면 밤마다 잠 안자고 이것저것 만들던 그때처럼은 아니어도,
그동안 끊어두었던 천들을 어떻게든 처리하게 될 것 같아요.

며칠전에 담은 깍두기가 제법 맛이 괜찮습니다.
설렁탕집 깍두기처럼 큼직큼직하게 담아서, 먹을 때 썰어먹어요.
젓갈을 많이 넣지 않아 진하고 깊은 맛은 없지만, 개운하고, 무엇보다 무가 아삭아삭 맛있습니다.
아, 지난번에 친정어머니께서 주신 곱창배추국 레시피 묻는 분들이 계셨는데요,
하는 방법은 요,
1. 곱창 대창 양 등을 충분히 준비해서 밀가루를 넣어 바락바락 주물러가며 냄새가 나지 않도록 잘 씻어요.
2. 준비된 내장에 물을 붓고 푹 끓여줍니다.
3. 내장이 익으면 내장은 건져내고, 국물만 차가운 곳에 두어, 기름을 굳힙니다.
4. 국물의 기름을 완전히 걷어낸 다음에 먹기좋은 크기로 자른 내장과 배추를 썰어 넣고 된장을 풀어 국을 끓입니다.
포인트는 된장은 슴슴하게 풀어야 해요.
국이 짜면 맛이 없습니다.
또 국물은 넉넉히 잡으세요, 양곰탕처럼 국물이 진한 것보다는 약간 흐린 편이 국을 더 담백하게 해줍니다.
레시피 물으시는데...레시피랄 것도 없어서, 답변을 못드렸더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