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 잘 보내셨어요?
저는, 그야말로 두문불출,
금요일날 귀가해서, 오늘까지 쓰레기 버리러 한번 문밖을 나간 것 외에는 꼼짝도 안했어요.
아마...제 차가...'우리 주인님 웬일이니?? 집에만 있게...'했을 거에요.
이틀동안 집에서 빈둥거리면서도, 요리도 거의 안하고, 대충 지냈습니다.
그랬더니, 오늘 점심은 먹을 것이 없어서, 비상식량을 꺼냈습죠.
지난 추석에 두영오라버니가 보내준 선물, 조리된 각종 나물, 장아찌가 모두 열몇가지.
그중 취나물, 외꽃버섯볶음, 감장아찌를 꺼냈습니다.
오징어만 볶고, 새우 몇마리 넣어서 해물된장도 끓였습니다.
요즘은, 음식 재료를 보내주는 건 별로 안반갑고, 그냥 먹기만 하면 되는 반찬 주는 것이 왜 이렇게 좋은지..
저, 이러면 안되는거죠??
예전에...
제가 매일 회사 다닐때에는,
물론 시간이 없어서도 그랬지만, 그땐 주 5일제 근무 아니었어요,
제법 장보기를 합리적으로 했었습니다.
냉장고에 메모지를 붙여놓고 필요한 것이 생각날 때마다 적었습니다.
꼭 사야하는 것들이 너댓가지 생기면, 그 메모지를 바탕으로, 더 필요한 것들을 메모해서 장보러 갔지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제사나 명절, 생일, 이런 큰 행사가 아니고는 메모를 소홀히 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아, 물론 생각나는대로 휴대폰의 메모기능을 쓰긴 하지만,
제가 역시 아날로그 세대인지라, 그게 영 익숙하지 않은 거에요.
그래서, 메모지 한장 냉장고에 붙여놓고 보니, 집에 떨어진 것이 많아요.
'보리차, 버터, 유리세정제, 린스, 고구마, 식용유, 간장, 라면, 우유'
금요일부터, 생각나는 대로 메모를 해보니, 이렇게 사야할 것들이 많은 거에요.
그런데...왜 그렇게 요새 마트에 가기 싫은 건지...ㅠㅠ...
기본적인 채소, 과일, 쌀, 이런게 떨어지면 어쩔 수 없이 마트에 가게되는데,
마트에 가도 공산품 챙기는 걸 자꾸 잊는 바람에, 집에 떨어진 게 많은 거 같아요.
시간만 있으면 그냥 푸른 하늘, 청량한 바람, 맑은 숲, 뭐 이런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곳만 가고 싶지,
사람들 복닥거리는 마트는 가기 싫은 거 있죠?
집에 먹을 것도 별로 없는데...
저...가을 타나봐요...
가을은 가을이라고 집에 있기 싫고, 봄은 봄이라고 또 집에 못 있고..
사주에 역마가 있다더니, 그래서 그런가?
마누라, 이런 마음을 알아차렸는지,
kimys, 내일 새우 먹으러 가자고 합니다.
그 유명한 남당리라는 곳 한번 가볼까해요.
맨날 TV에 나오던데, 정말 그렇게 새우가 싼지...
결코 노량진수산시장보다 쌀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싱싱한 새우를 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져봅니다.
내일은...새우 사진 올려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