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당리에 대하 먹으러 갔습니다.
내비게이션상으로는 목적지까지 예상 소요시간이 2시간도 채 되지않는 길을,
3시간도 더 걸려서 갔습니다.
월요일 아침이라서 그런 건지, 서해안고속도로는 항상 그런 건지, 길이 참 많이 밀리더라구요.
어쨌든 1시가 다 되어서 도착한 남당리.

바람이 어찌나 심하게 부는지...
사진이 안나왔을 줄 알았는데, 그래도 한장은 건졌네요.
마침 바닷물이 밀려들어오고 있었는데, 이때는 이렇게 뻘이 보였지만,
30분도 채 되지 않아서 이곳이 바닷물로 채워졌습니다.
어찌나 무섭게 밀려오든지...

남당리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홍성IC에서 여기까지 오는 동안, 길가에 대하축제장이라는 유사(?) 대하마을이 있는데,
저희는 토요일날 TV에서 본 동네로 찾아왔지요.

오늘 대하시세는,
살아있는 양식대하는, 먹는 건 1㎏에 2만9천원, 포장은 2만5천원이었습니다.
그리고 죽어있는 자연산 대하는 1㎏에 5만5천원, 자연산은 아예 먹을 생각도 안했습니다.
주말을 보내면서 자연산 대하 값이 오를대로 올랐을 거라고 지레짐작한데다가,
폭풍주의보때문에 배들이 조업을 안나갔대요, 그렇다면 시세는 당연히 비쌀 수 밖에 없잖아요.
그리고 양식대하도, 3시간 걸려 찾아올만큼 충분히 맛있었습니다.
살이 통통하고, 쫄깃쫄깃하고, 달큰하고...

포장해가는 것보다 값을 더 받는 이유가 서비스 때문이었는데요,
생고구마를 깎아주기도 하고,
전어회 무침 조금, 전어구이 이렇게 충분히 주네요.
kimys, 이런 관광지에서 뭘 사먹으면, 맛있게 잘 먹는 경우보다,
뭔가 불쾌한, 음...횟값을 바가지 씌운다든다(오이도의 횟집처럼...),
주방, 특히 도마가 불결하다든가, 음식맛이 없다든가, 너무 불친절하다든가, 뭐 이런 눈쌀을 지푸릴 일이 꼭 있는데,
오늘 이곳은 서빙해주시던 할머니가 잘 해주셔서..불만이 없었다네요.ㅋㅋ...

새우와 서비스 전어구이, 그리고 따로 주문한 전어회로 배를 채운 덕에
국수같은 탄수화물은 먹지도 못하고 일어섰습니다.
바로 서울로 돌아오기 섭섭해서 궁리쪽으로 난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했습니다.
일렁이는 바다를 옆에 끼고 도는 맛이 꽤 괜찮았습니다.
사진 속 이곳은 속동갯벌체험마을의 전망대.
전망이 너무 좋았으나, 바람이 어찌나 심하게 부는지...
서있을 수가 없어서 바로 자리를 뜨고 말았습니다.

역시 속동전망대.
시커먼 바닷물이 어찌나 일렁이는지 무섭기까지 했는데...
사진 속은 그곳은 고요하고 평화롭게 보여서 마치 제가 직접 본 게 아니라, 꿈을 꾼듯도 합니다.

드라이브코스를 지나서 간월도로 들어갔어요.
어리굴젓을 사려구요.
500g 한통에 1만2천원 주고 샀습니다.

집에 와서 뜨거운 밥에 얹어 먹으니...밥도둑입니당...^^

남당항 근처에서 산 호박고구마.
남당리 대하집에서 깎아주는 호박고구마가 시원하고 맛있어서 샀지요.
벌써 한바탕 구웠습니다.
촉촉하니...맛있네요.
제가 원래는 팍팍한 밤고구마를 좋아하는데, 요즘은 물고구마도 맛있는 것 같아요.

같이 못간 식구들 생각에 1㎏ 포장해왔습니다.
남당리에서 먹은 건 1㎏가 35마리였는데, 포장해온 건 1㎏가 45마리,
포장해오는 새우는 저울을 더 잘 주는 모양이에요.
또 오는 길에 갈산 농협에 들려서,
그곳 갈산 미곡종합처리장에서 며칠전에 도정한 쌀도 10㎏ 사왔습니다.
맛있는 걸 먹는 것도 먹는 것이지만,
저는 어디 나갔다가 이렇게 뭔가 농수산물을 사들고 들어오는 것이 너무 좋아요.
오늘, 새우에, 어리굴젓에, 고구마에, 쌀에 사와서 얼마나 므흣했는지 모릅니다.
서울의 큰 시장에서 사는 것보다 더 싸지 않을 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제 돈을 직접 지방에 떨어뜨리고 온다는 게 더 좋은 것 같아요,
서울 큰 마트에 갖다 바치는 것보다..
그리고,
이 자랑은 꼭 해야합니다.
간월도에서 나오다가, 무지개를 봤습니다.
오늘 그곳 날씨가 정말 이상했거든요, 비가 왔다 해가 났다, 바람이 심하게 불다, 잠시 잦아들다..
그 와중에 너무나 또렷한 무지개를 봤습니다.
"와..무지개다!!"하고 좋아하면서 자세히 보니까, 그 옆에 무지개 하나가 더 뜬 거에요.
산에 걸쳐진 무지개는 더 또렷했고,
나중에 발견한 바다에서부터 시작한 무지개는 약간 흐릿했지만, 쌍무지개였답니다.
하나는 빨주노초파남보 순이고, 또 하나는 보남파초노주빨 순서이고...
아무래도, 뭔지 전혀 알 수는 없지만 제게 좋은 일이 있으려는 징조는 아닌지...제 맘대로 생각하고, 흐뭇해하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