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뭐든 제가 하고 싶은 걸 제 맘대로 하는 시간!
오늘이 그날 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세탁기에 빨래를 돌리는데..그냥 훌쩍 뛰쳐나가고만 싶은 생각이 들어서,
가족들 모르게( 특히 kimys..), 슬쩍 집을 빠져나와서..하루 종일 시간을 제 맘대로 썼습니다.
가끔은 이래야..숨이 쉬어지는 것 같아요.
예전에 회사 다닐때..
이따금 출근길에 먼산의 꽃이나 단풍을 바라보다가,
출근이고 뭐고, 그냥 훌쩍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때는 직장에 매인 몸이라...눈물을 머금고 출근해서 일해야했지만요..
실제로 눈물을 질질 흘리기도 했습니다. 회사 가기 싫은데 억지로 회사 가야하는 제가 안타까워서요.
요샌 늘 그렇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쩌다 한번은 내 맘대로 시간을 쓸 수 있어서 좋아요.
![](http://www.82cook.com/2009/0806-1.jpg)
아침 8시반에 집에서 나와, 어디 좀 갔다가, 집에 들어가보니 오후 다섯시.
온다간다 말없이 사라졌다 돌아온 죄로, 뭔가 반찬을 하기는 해야겠는데..
뭘 할까 궁리를 하다가 냉동고를 열어보니, 새우가 들어앉아 있었습니다.
잽싸게 해동판에 녹이는 한편으로 칠리소스를 만들었습니다.
칠리소스는 제가 늘 하는 거 스위트 칠리소스에 핫소스와 생토마토, 양파 다진 것, 마늘 다진 것을 넣고 하는거..
레시피는..히트레시피에도 있고, 희망수첩에도 있고,
또 김혜경의 특별한 한상차림에도 있습니다.
![](http://www.82cook.com/2009/0806-2.jpg)
새우를 꺼내면서 보니까, '낙지 1마리' 이렇게 쓰여있는 지퍼백이 눈에 띄는 거에요.
낙지도 얼른 해동해서 초무침을 했습니다.
해동한 낙지를 끓는 물에 데쳐내고,
반개씩 남아있는 파프리카와 피망, 그리고 양파를 썰어서 초고추장소스에 무쳤습니다.
초고추장소스는, 친정엄마표 집 고추장에 식초, 설탕, 다진 마늘, 매실액을 넣은 것이지요.
낙지를 데치다가 잠시 딴짓 하느라 낙지 데치는 시간을 잘못맞춰서, 다소 질겨지기는 했지만,
냉동낙지 대신 생물을 사다가 제대로 데쳐서 채소와 함께 초고추장에 무치면,
낙지볶음과는 또다른 색다른 맛으로 낙지를 즐길 수 있답니다.
내일은 머리 퍼머나 할까 했는데..비가 온다면서요?
비오는 날 퍼머를 해야하나, 어쩌나...대기중에 수분이 많으면 퍼머가 잘 안나온다고 하더만...
미용실 예약해놓긴 했는데..살짝 갈등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