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친한 친구라고해도,
아이들 방학하고(그 집 아이들은 어립니다), 남편도 방학하고(그 집 남편은 대학교 선생님),
그리고 날은 너무 덥고 해서,
만나자 소리도 못하고 며칠을 참았는데,
지난 일요일에는 더이상 참으면 안될 것 같아서 통화버튼을 눌렀습니다
마침 꿰맨 행주도 몇장 선물하고 싶고..
지난번에 소창 한필을 꿰매서 스무장 이상 만들어놓은 행주가 있는데다가,
모 잡지사에서 촬영하고 싶다고 해서, 소창 한필을 더 샀더랬습니다.
기껏 사다가 만드는 과정 보여주고 하루를 할애해서 촬영을 했는데..행주는 실리지 않고 다른 엉뚱한 것만...
좀...씁쓸합니다..
어쨌든, 둘둘 말려있는 소창 한필 보기 싫어서, 지난 토요일부터 일박이일로 또 스무장 정도 꿰맸습니다.
꿰맨 행주 폭폭 삶아서 보송보송 말려놓으니까..친구 생각이 더 나서...통화버튼을 눌렀는데...
친구는 "엄마가....돌아가실 것 같아...많이 편찮으셔.."하는 거에요.
가슴이...쿵 하고 내려앉았습니다...
"어떡하니.." "어쩌면 좋니..." 그말 밖에는 못했습니다.
전화를 끊고나서 생각하니...참 바보 같이...친구에게 제대로 힘내라는 말도 못한 것 같아서...
다음날 다시 전화했더니...
어머니께서...타계하셨다는 거에요...
참...제 맘이 그렇습니다...
가장 친한 친구의 어머니인만큼, 저도 가깝다면 가까운 사람인데...편찮으신 동안 문안도 한번 못가고..
그렇게 가셨다고 생각하니...너무 마음이 아렸습니다.
오후에 문상을 가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머니께서 너무 기운없어 하시길래, 영양제 주사 놓아드리려고 7월 중순께 모시고 병원엘 갔는데,
그길로 암판정을 받고 입원하시고는 불과 20일 정도 투병을 하시다 가셨다는 거에요.
참....산다는 게....허무합니다...
그리고...어르신들 건강이라는 게..참 믿을 바가 못됩니다.

어머니..
이제 좋은 곳에서 편찮으시지 말고, 편하게 쉬세요.
제가 **이랑 자매처럼 더 가깝게 지낼게요.
친구야...
힘내라...
그리고 슬픔을 참지말고, 슬퍼할 만큼 슬퍼해라...참는다고 참아지지도 않더라.
어제...너무 의연한 네 모습이 나는 더 아팠다...
슬픔에 무너져도...괜찮아.
어머니 잘 모시고....연락하고 싶을 때 연락하렴. 언제든 뛰어나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