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저기 뒤지다보니....30년전에 발간된 인테리어책이 한권 나왔습니다.
제가 우리딸 임신도 하기전이니까 확실히 30년전 맞습니다.
30년전, 제가 다니던 신문사에 외국 서적을 판매하는 세일즈맨이 들어왔습니다.
신문사의 편집국이라는 곳이 언제나 부산한 곳이고,
자기 일이외에는 관심들이 없어서, 외부사람들이 들어와서, 뭐라고 말을 걸어도, 친절한 말 한마디 대꾸하는 사람들이 없죠.
저도 예전에, 한창 기사 쓰고 있는데 누군가 말을 거는데 고개를 들어 쳐다보지도 않고, 대답만 해줬다가,
버르장머리 없다고 두고두고 욕을 먹었더랬습니다.
아마도, 선배를 찾아온 손님이었던 모양인데, 고개를 들고 눈을 맞춰가며, 사근사근하게 알려주지않고,
책상에 코 박고 하던 일을 계속하면서, 손가락으로 그 손님이 묻는 곳을 가르키기만 했다고,
싸가지없다고 선배에게 일러서...욕을 바가지로 먹었더랬죠.
암튼,
손님에게도 이러는데, 책 세일즈맨에게야 누구 한사람 대답이나 했겠어요?
편집국 안을 한참이나 쭈볏거리며 돌아다니던 그 영업사원, 제게 다가오더니, 책을 사라는 거에요.
꼭 동정심은 아니었지만, 왠지 저라도 한권 팔아줘야할 것 같아서,
당시로서는 적지않은 돈을 주고, 인테리어 책을 한권 샀습니다.

독일어라고는 고등학교때 딱 한학기, 'Was Ist Das' 정도 배운의 독일어 까막눈이,
떠억 하니 독일 인테리어책을 샀습니다.
활자는 한자도 읽지않고, 아니 읽을 생각도 하지않고 사진만 열심히 참 재밌게 봤더랬습니다.
그런데 책 사이즈가 너무 커서, 책꽂이에 꽂을 수 없어 책장 위에 눕혀두었었는데,
그 바람에 어딘가에 박혀있다가 이제야 나타난 거죠.
오랜만에 펼쳐보니, 30년된 책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가구나 인테리어디자인이 현대 감각에 맞는 거 있죠?
또다시 재밌게 봤습니다. 며칠동안 새로운 기분으로 사진 하나하나를 뚫어져라 바라볼 듯...
한가지, 서글펐던 것은....
30년전에는 이 책을 보면서 열심히만 살면, 이 책에 나오는 것 같은 근사한 서재를 가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못한 현실이...좀...슬펐습니다....
열심히 살지 않은 것도 아닌데...

저녁엔,
매주 월요일 우리 아파트를 찾아오는 순대 곱창볶음 아줌마에게 곱창볶음 1인분을 사다먹었습니다.
먹을 때는 너무 맛있게 먹었는데요...역시...조미료 범벅임에는 틀림없는 모양입니다.
배에서 사인이 와요...내 몸안에 화학조미료 있다...ㅠㅠ...
어차피 안 먹을 수도 없는 거, 소화라도 잘 시켜주었으면 좋을텐데,
날이 갈수록 반응이 즉각적이며 강렬해집니다.
김장들은 하셨어요?
우리 집은 내일 김장 합니다.
절여진 배추 사서, 속 넣어주는 아주머니들이 속 넣어주면, 감독만 하다가 싸들고만 오면 되는 김장이지만,
그래도 김치통 차에 싣고 내리고, 육체노동이 예정되어있는 지라, 이만 컨디션 조절차원에서 쉬러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