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끔, 경희식당 두영오라버니가 보내주는 반찬에...
더덕을 잘게 찢어서, 즉 더덕 보푸라기에 마요네즈로 무친 듯한 반찬이 와요.
이걸 먹으면서...돌아가신 남경희 할머니께서, 어떻게 더덕을 마요네즈로 무칠 생각을 하셨을까....궁금하곤 했어요.
며칠전 경희식당에서 다시 이 더덕무침을 먹으면서, 한번 해봐야지 싶었어요.
마침, 이제 더이상 먹지않고 냉장고에 둘 수는 없는 상태에 이른 더덕이 남아있길래,
일단 껍질을 벗기고 방망이로 민 후 잘게 찢었어요.
그리고 남경희할머니 요리책을 펴들었는데,
남경희 할머니의 요리책이 두가지입니다.
하나는 지난 2001년에 나온 것으로,요즘도 시중에 있는 '최고의 한식밥상'이라는 책이고,
또하나는 지난 1981년에 나온 '간추린 우리나라 음식 만드는 법'이라는 책입니다.
이 두가지에 모두 더덕무침 레시피가 있는데..재료에 마요네즈가 들어있지 않은 거에요.
제 입에는 분명 마요네즈가 들어간 듯 한데..
하는 수 없이, 속리산으로 전화했습니다. 마요네즈가 들어가냐고..아니라네요...
"설탕 소금 참기름이 들어간 거 아니냐"고 하니까.."식초가 더 들어갔다"는 거에요.
오~ 식초~
그래서 책에 나온 레시피로 만들어봤습니다.
더덕의 양이 작아서, 분량을 줄였는데...^^...성공적이었습니다.
제가 오늘 만든 건...
재료
깐 더덕 70g 정도, 설탕 1큰술, 소금 1작은술, 식초 1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원래 레시피에는 더덕 300g에 설탕 3큰술, 소금 식초 참기름 각 1큰술로 되어있어요. 그런데, 껍질 벗기지 않은 더덕을 기준으로 하신 것 같아요. 과정에 껍질벗기는 것부터 나와있는 걸 보면요. 껍질 벗긴 건, 이 정도 하면 맞을 것 같아요.)
만들기
1. 더덕을 방망이로 밀어 가늘게 찢어둡니다.
2. 더덕에 먼저 설탕과 소금을 넣어 조물조물해요. 조물조물 하다보면 뻣뻣하던 더덕이 숨이 죽으면서 보드라워집니다.
3. 식초와 참기름을 넣고 다시 조물조물하면 끝!
더덕 찢는 것만 하고나면, 너무 간단하고 쉬워요.
더덕의 향도 살아있구요, 무엇보다 재밌는건, 식초가 들어갔는데도 신맛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거에요.

더덕무치고, 감자도 볶았어요.
해먹을만한 재료가...감자 밖에 없어요..
요즘 장을 제대로 안봐서...

생식두부가 하나 있길래, 양념장 끼얹어서 상에 올렸어요.

또 이렇게 저녁상이 차려졌지요.
장을 안보고도 이럭저럭 차려지는 거 보면 제가 생각해도 참 신기해요.
내일도, 시장 안다녀와도 또 밥상 차릴 수 있을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