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을 빙빙 돌다가,
쌀 10㎏짜리 한봉지, 늘 사던 강화쌀은 20㎏짜리 밖에 없다고 해서 DMZ쌀이라는 거 한봉지,
머루포도는 오늘이 올해의 마지막 판매일이라고 하길래 5㎏짜리 한상자,
삼겹살 먹은지 오래됐다는 kimys의 말이 생각나서 삼겹살 조금,
2006년산 김치는 달랑 두쪽 남았는데 너무 새콤한 관계로 그냥 먹는 것보다는 김치찜이 더 맛있을 것 같아서 돼지갈비 조금,
그리고 며칠전부터 난데없이 왜 닭볶음탕 생각이 나는지, 그래서 닭도 한마리,
이정도만 좀 값이 나갈만한 것이고,
그밖에는 배 4개, 가지 3개, 애호박 1개, 파 1단, 순두부 1봉지, 팥 1봉지,그리고 뭐샀더라...아, 갓김치꺼리..
뭐 이렇게 많이 산 것 같지도 않은데..16만원인거 있죠?
정말 물가가 무척 많이 오른 것 같아요. 닭이며 돼지값도 많이 오른 것 같고...닭한마리에 6천얼마씩은 안했잖아요?
그래도...
아무리 물가가 많이 올랐다해도,
다른 건 줄일 지 언정 먹을 건 줄이지말자, 하며,
카드, 척 하고 내밀었습니다. ^^;;
먹는데 안 아낄 거에요...이럴 때, 먹는 것도 부실하면...슬플 것 같아요.

들어와보니,
서산댁님의 굴이 도착해있네요. 얼른 하나 집어먹어보니 역시 달달하고 맛있는 굴.
삼겹살 먹기로 해,
파무침과, 어제 남겨뒀던 채소와 드레싱으로 한접시 뚝딱 만든 샐러드,
서산댁님의 굴, 간단장아찌, 뭐 이렇게 상을 차렸습니다.
삼겹살과 같이 간장에 재운 새송이도 굽고요.

순두부찌개는 그냥 끓이려다가,
굴, 아주 쬐끔(아까워서~~), 그리고 서산댁이 보내주신 갑오징어의 다리만 조금 떼어 넣고 끓였어요.
아주 진수성찬이었습니다.
삼겹살에, 굴에, 순두부찌개에...진수성찬 맞죠??
제가...일을 만들고 다닙니다.
지난번 촬영하느라 장보러 다닐때, 짐들어준다고 kimys가 같이 다녀줬어요.
어느 마트에선가 돌산갓을 보더니, "갓이네.."하는 걸, 확 째려봐줬습니다.
그리고 뭐라고 하지도 않는 사람에게,
"촬영 앞두고 힘들어 죽겠는데, 갓김치 담그라고?!"하고 뾰족한 목소리로 말했더니,
kimys , 어이가 없는듯..."난 암말도 안했는데..그저 갓이다..이말만 했는데.."하며 억울하다는 표정을 짓는 거에요.
다..제가 제발 저려서 그런거죠..^^;;
바쁜 거 끝나고 나면 갓김치를 좀 사든가, 담그든가 해야지 하던 차에,
오늘 돌산갓을 봤어요.
냉큼 한단을 집어 담았는데..뒷통수가 땡기는 거 있죠??
속에서, '에이..한단으로 누구 코에 붙이려고, 너는 안익은 거 좋아하고, 니 남편은 곰삭은 거 좋아하는데 더 담아야하지 않겠어?' 하는 내면의 소리가 들리는 게 아니겠어요?
그래서 되돌아서 다시 가서 한단 더 집었습니다.
지금,
갓, 물기 빼고 있어요.
풀도 쑤었구요, 마늘, 생강도 갈아, 고춧가루에 액젓과 같이 버무려뒀어요.
조금 있다가 담으려구요.
근데..그래요...진짜 저는 제 신세를 스스로 볶은 것 같아요.
조금 사먹고 말 걸, 두단씩이나...(살때는 그리 많아 보이지 않았는데, 씻고 다듬고 절이면서 보니까 왜케 많은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