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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오늘 지른 것 2

| 조회수 : 15,436 | 추천수 : 129
작성일 : 2008-11-12 17:02:58
이어지는..오늘의 장보따리..




팥 앙금 1㎏짜리 두봉지 샀습니다.
5㎏짜리 봉지는 너무 커서...
팥앙금,국산을 사고 싶지만, 어디서 파는지는 모르겠고,
집에서 제가 해보니 너무 잔손이 많이 가고, 어쩔까 하다가,
재료는 중국산 팥이지만 우리나라에서 만든 것이라 하길래, 그냥 믿고 샀습니다.




과자를 굽든, 아니면 와플 반죽에 넣든, 어떻게든 쓰임새가 있을 것 같아서, 아몬드가루도 조금 샀구요.




슈가파우더는 아쉬운 대로,
흰설탕을 커터에 갈아서 쓰곤 했는데, 나간 김에 한봉지 샀어요.


이 정도만 지르고 왔다면..뭐, 문제 겠어요? 지금부터가 문제지..

언젠가도 한번 쓴 적 있는 것 같은데...
제 딸아이가 일년에 서너번씩 용돈을 줍니다. 설, 추석, 제 생일, 어버이날..이렇게 요.
아이가 봉투에 담아주는 돈은 어찌나 아까운 지, 쓰지 못하고 늘 만지기만 합니다.
저도 그렇게 이십여년 살긴 했지만,
그래도 딸아이가 더우면 더운대로, 추우면 추운대로 아침일찍 뛰어나가, 밤늦게까지 일하고 벌어온 월급에서 주는 용돈,
정말 보기만 해도 가슴이 저립니다.
우리 딸, "출근하기 힘들지?"하면, "엄마도 그랬잖아.."하면서 씩씩한데..그래도 부모마음은...

이렇게 딸아이가 일년에 몇번 주는 용돈으로 유기 한품목만 차곡차곡 모았습니다.
처음에 준 용돈으로는 안경도 맞추고, 구두도 맞추고 했지만, 요즘은 유기를 삽니다.
그래서 꽤 많이 모았어요.
제가 잘 쓰다가 딸아이가 마흔살이 넘어서 유기가 좋아지면 고스란이 물려줄거에요.  




딸아이가 지난 추석에 준 용돈,
역시 바로 쓰지 못하고, 봉투째로 서랍에 고이고이 몇달을 모셔뒀더랬습니다.
오늘 나가면서 그 봉투 들고나가서...질렀습니다.

그동안 꽤 여러번 샀기 때문에 필요한 것 얼추 있어서, 나갈 때는 신선로틀을 살까 했는데..자신이 없었어요.
딸아이 결혼하기 전에 꼭 제손으로 신선로를 꾸며서 먹여보고 싶은데,
그러자면 유기신선로틀도 하나 있긴 있어야할텐데...그래도, 아무래도 실용성이 떨어져서 또 접시 샀습니다.

그런데...지난봄에 사고, 몇달만에 갔더니,
그동안 원자재값이 많이 오른 탓에, 유기도 많이 올랐네요.ㅠㅠ
  



지름이 26.5㎝나 되는 큼직한 접시입니다.
이런 사이즈의 접시가 한장 있는데, 한장으로는 부족한 듯 하여 한장 더 샀어요.




지름이 20.5㎝짜리 접시도 두장 샀어요.
이 사이즈의 접시는 다다익선입니다. 쓸모가 많거든요.




지름 21㎝짜리 큰 찬기도 하나 샀어요.
비슷한 사이즈의 찬기가 하나 있는데, 제가 가지고 있는 찬기보다 모양이 예뻐서 하나 샀어요.
이것도 두장이면 상차림할 때 좋거든요.


우리 식구들은 제 유기 취향을 잘 이해하지 못해줍니다.
그 비싼 건 뭐하러 자꾸 사냐는 분위기인데, 유기가 좋은 것도 좋은 거지만,
제 지갑에서 돈을 척척 살 수 있는 물건이 아니잖아요, 유기가는...
마구 지를 수 없는 것이라서 딸아이가 주는 용돈으로 한장 한장 사모으고 있는 중입니다.
언젠가 신선로틀을 꼭 사서, 얌전하게 신선로를 꾸며, 딸아이를 잘 먹이고 싶습니다.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봉봉
    '08.11.12 5:04 PM

    우왓 일뜽~

  • 2. 지윤마미..
    '08.11.12 5:05 PM

    저도 유기 좋아하는데 하나도 없네요....
    유기그릇은 나중에 따님한테 물려주심 되겠어요~~

  • 3. 귀연세라
    '08.11.12 5:07 PM

    저도 쇼핑하고싶어요 흑흑흑

  • 4. 봄밤
    '08.11.12 5:07 PM

    유기가 올랐다구요? ㅠㅠ
    얼마전 저희 식구 유기를 마련하면서 아이들건 나중으로 미뤘더니 이런 불상사가...
    암튼, 전 선생님 따님이 매우 매우 부럽습니다. ^^

  • 5. 샐리
    '08.11.12 5:09 PM

    저도 어제 거의 20여년만에 남대문에 갔아왔어요....

    애들옷만 구경하며 실내화만 사가지고 오면서도 기분이 날아갈 거 같더니...

    방산시장 조만간 다녀와야겠네요....

  • 6. 레드썬
    '08.11.12 5:17 PM

    아아~ 선생님 2탄 올리겠다고 하신 글 보고 화장실도 못가고, 밥하러도 못가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순위권에 들지 못하다니~!!! ^^
    따님의 용돈으로 뭐 이것저것~ 사시다보면 '어디썼나?' 하실수도 있는데 이렇게 좋은 유기그릇을 차곡차곡 모으시다 물려주시면 은행에 적금드는거나 다름없네요. 저도 20년 기다려서 딸들한테 이렇게 해줄래요. 꿈도 야무지네요 하하
    82회원들은 유기취향 200% 이해들 하실거에요. 저도 강력 추천합니다~ 저번에 방송보니까 식중독균이 모조리 다 죽던걸요.

  • 7. Highope
    '08.11.12 5:52 PM

    2탄 기대하며 희망수첩을 들락날락 했는데 일등 또 못했네요. ㅎㅎ
    2탄 장보시는 구경도 너무 즐거웠는데 마지막 유기보며 보지말아야
    될걸 보고만 기분!!! 아마도 곧 그분이 오실듯합니다.
    유기사신곳은 전에 선생님글에올려주신 종로에 있는 상가인가요?
    바쁘실텐데 즐거운 구경을 (그것도 1,2탄 시리즈로) 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눈이 참즐거운 시간이었어요.

  • 8. 지나지누맘
    '08.11.12 5:59 PM

    오~ 아름다운자태의 유기그릇이 오늘의 그것이었군요... ㅎㅎㅎ

    오늘 도착한 접시세트때문에 쬐끔 부럽다는거... ^^;;

  • 9. 소금별
    '08.11.12 6:02 PM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기가 그것이었네요...

    퇴근전 보고가니, 다행이네요.
    확인못하고 퇴근했으면, 궁금증 못 참고 집에가서 컴퓨터 켤 뻘 했어요. ㅋㅋ
    아고고...
    칼퇴근합니다..

    오늘 82에서도 퇴근합니다.. ㅋㅋㅋ
    퉁~~ 썽!!

  • 10. 나오미
    '08.11.12 7:23 PM

    아!지름 21㎝짜리 큰 찬기는 모듬 나물 담아내면 늠늠 멋질것 같습니당~~
    자태가 늠 고와요~~
    아흥~저두 어깨가지 지름신이 올라 앉았습니다 ^^;;

  • 11. onion
    '08.11.12 7:33 PM

    멋져요. 너무 투박하지도 않으면서 지나치게 얇지도 않은것이...
    겁나서 유기에는 손도 못대고 있지만, 덕분에 눈 호강하고 갑니다.

  • 12. 딸기가좋아
    '08.11.12 8:41 PM

    우와.. 완전 감탄이예요...
    저처럼 게으른 사람은 절대 쓸 수 없어서.. -_-;;;; (가난하기도 하지요.. -_-;;;)
    늘 부러움의 눈길만 준다는... 그 유기..

    정말 예쁘네요...

    선생님이 평~생 쓰시다가.. ^^
    따님 물려주시면 더 의미가 있겠어요...

    와우... 넘 부러부러부러부러부러버라...

  • 13. 발코니
    '08.11.12 9:50 PM

    정겨운 그릇에 선생님 마음이 느껴져서 가슴이 따뜻해져 오네요.
    딸 하나 낳아 예쁘게 기르고픈 소망이 그저 소망으로 끝나지 않기를
    가슴저리게 바라고 있는 저의 입장에서는,

    선생님의 딸을 향한 마음,
    언젠가는 엄마가 물려준 소중한 그릇을
    가보로 쓸 딸의 행복 모두 부럽구요,
    저도 딸이 생기면 선생님처럼 여자들만이 통할 수 있는
    물건에 의미를 두어서 물려주고파요... 잘 하셨어요. ^^

  • 14. soso
    '08.11.12 10:52 PM

    유기는 어디서 사나요? 정말 비싸던데요.
    선생님 글 읽으면 아무래도 은평구에 사시는 듯 싶어 더 반갑습니다.

  • 15. 또하나의풍경
    '08.11.12 11:20 PM

    선생님께서 유기사시는 이유가...너무 맘이 따뜻해지네요..^^
    따님에 대한 애틋한 사랑이 제게도 막 느껴져요...^^

  • 16. 오금동 그녀
    '08.11.13 12:28 AM

    딸은 엄마 닮는다는데 어찌 그리 마음이 고운지요~!
    유기는 너무나 쓰고 싶으나 관리가 녹녹치 않아서 전 아직 장만하지 못했어요.
    선생님 따님과 결혼하는분은 정말 좋겠어요. 아내도 장모님도 더이상 좋을수 없을테니까요~!!

  • 17. 스프라이트
    '08.11.13 2:49 AM

    저도 유기 좋더라구요. 기품있고 우아하고, 한국의 멋이 담겨있고,,,잘 사셨어요.
    따님 용돈을 이렇게 기억에 남을 물건으로 쫙 마련하시는거 좋은것같네요.
    저는 돈들어오면 야금야금 쓰다가 먹어 다 없앤다는,,,힛

  • 18. 산하
    '08.11.13 8:35 AM

    김혜경샘글을 읽다보면
    아들님보다 딸님에 대한
    관심이 훨 각별하신것
    같아요
    엄마는 역시 딸이 최고!

  • 19. 열무김치
    '08.11.13 8:42 AM

    올리신 유기 그릇들이 너무 예쁩니다 ^^

  • 20. unique
    '08.11.13 12:22 PM

    이젠.. 베이킹의 세계를 보여주시려나 봅니다.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 21. 프로방스
    '08.11.13 3:40 PM

    저도 요즘 유기그릇 사려고 망설이고 있었는데...다시봐도 멋있어요! 그새 가격이 올랐나봐요...진작에 살걸...한*유기에서 사셨나요?

  • 22. 놀러와
    '08.11.14 11:53 AM

    선생님~~~
    왜 그렇게 유기유기하시나...이해를 잘못하는 무식한 1일인이였어요..
    유기그릇알아보니..조상의 지혜도 있고..
    식중독균을 없애주고...따뜻하게 온도유지해주고..
    미네랄도 나오고...등등등...
    몸에 참 이로운 그릇이란걸 알았어요..
    그래서 저두 지름신이 앉았는데...4인가족을 냉면기등 뽑아보니 ..컥 가격이 무지 사악하네요
    거기다 요즘 올랐다면...ㅠ.ㅠ

    82쿡에서 한식기이벤트처럼 유기도 이벤트해주시면 안될까요??
    부탁드려요...한달이든 두달이든...자금확보해서 기다릴게요~~~~
    선생님 안목으로다 이쁜걸루 이벤트함 쏴주세요~~~~

    삼일전...삼겹살찜올리신거..그릇에 꽂혀서..한식기세트랑 산아래 4인세트랑
    질렀는데 아직택배도 안온마당에...유기그릇에 꽂혔어요..
    저 쫓겨나기 전에...
    공구또는 이벤트 함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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