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팥 앙금 1㎏짜리 두봉지 샀습니다.
5㎏짜리 봉지는 너무 커서...
팥앙금,국산을 사고 싶지만, 어디서 파는지는 모르겠고,
집에서 제가 해보니 너무 잔손이 많이 가고, 어쩔까 하다가,
재료는 중국산 팥이지만 우리나라에서 만든 것이라 하길래, 그냥 믿고 샀습니다.

과자를 굽든, 아니면 와플 반죽에 넣든, 어떻게든 쓰임새가 있을 것 같아서, 아몬드가루도 조금 샀구요.

슈가파우더는 아쉬운 대로,
흰설탕을 커터에 갈아서 쓰곤 했는데, 나간 김에 한봉지 샀어요.
이 정도만 지르고 왔다면..뭐, 문제 겠어요? 지금부터가 문제지..
언젠가도 한번 쓴 적 있는 것 같은데...
제 딸아이가 일년에 서너번씩 용돈을 줍니다. 설, 추석, 제 생일, 어버이날..이렇게 요.
아이가 봉투에 담아주는 돈은 어찌나 아까운 지, 쓰지 못하고 늘 만지기만 합니다.
저도 그렇게 이십여년 살긴 했지만,
그래도 딸아이가 더우면 더운대로, 추우면 추운대로 아침일찍 뛰어나가, 밤늦게까지 일하고 벌어온 월급에서 주는 용돈,
정말 보기만 해도 가슴이 저립니다.
우리 딸, "출근하기 힘들지?"하면, "엄마도 그랬잖아.."하면서 씩씩한데..그래도 부모마음은...
이렇게 딸아이가 일년에 몇번 주는 용돈으로 유기 한품목만 차곡차곡 모았습니다.
처음에 준 용돈으로는 안경도 맞추고, 구두도 맞추고 했지만, 요즘은 유기를 삽니다.
그래서 꽤 많이 모았어요.
제가 잘 쓰다가 딸아이가 마흔살이 넘어서 유기가 좋아지면 고스란이 물려줄거에요.

딸아이가 지난 추석에 준 용돈,
역시 바로 쓰지 못하고, 봉투째로 서랍에 고이고이 몇달을 모셔뒀더랬습니다.
오늘 나가면서 그 봉투 들고나가서...질렀습니다.
그동안 꽤 여러번 샀기 때문에 필요한 것 얼추 있어서, 나갈 때는 신선로틀을 살까 했는데..자신이 없었어요.
딸아이 결혼하기 전에 꼭 제손으로 신선로를 꾸며서 먹여보고 싶은데,
그러자면 유기신선로틀도 하나 있긴 있어야할텐데...그래도, 아무래도 실용성이 떨어져서 또 접시 샀습니다.
그런데...지난봄에 사고, 몇달만에 갔더니,
그동안 원자재값이 많이 오른 탓에, 유기도 많이 올랐네요.ㅠㅠ

지름이 26.5㎝나 되는 큼직한 접시입니다.
이런 사이즈의 접시가 한장 있는데, 한장으로는 부족한 듯 하여 한장 더 샀어요.

지름이 20.5㎝짜리 접시도 두장 샀어요.
이 사이즈의 접시는 다다익선입니다. 쓸모가 많거든요.

지름 21㎝짜리 큰 찬기도 하나 샀어요.
비슷한 사이즈의 찬기가 하나 있는데, 제가 가지고 있는 찬기보다 모양이 예뻐서 하나 샀어요.
이것도 두장이면 상차림할 때 좋거든요.
우리 식구들은 제 유기 취향을 잘 이해하지 못해줍니다.
그 비싼 건 뭐하러 자꾸 사냐는 분위기인데, 유기가 좋은 것도 좋은 거지만,
제 지갑에서 돈을 척척 살 수 있는 물건이 아니잖아요, 유기가는...
마구 지를 수 없는 것이라서 딸아이가 주는 용돈으로 한장 한장 사모으고 있는 중입니다.
언젠가 신선로틀을 꼭 사서, 얌전하게 신선로를 꾸며, 딸아이를 잘 먹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