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요리라는 게 그런 것 같아요,
재미 붙이고 하면 해먹고 싶은 것도 너무 하고 요리하는게 너무 재밌는데,
손을 딱 놓으면, 꾀만 나고...하기 싫어지는 것 같아요.
요 며칠, 각종 김치에, 게장 새우장에 장아찌 같은 밑반찬으로 상을 채웠더니...
너무너무 하기 싫은 거에요.
그래도 먹고는 살아야겠어, 어거지로 차린 상...ㅠㅠ...

새송이버섯이 두개 있길래 볶았어요.
새송이 버섯 채썰고, 풋고추 홍고추 채썰때까지만 해도 괜찮았습니다.
들기름을 두르고 버섯과 고추를 넣고 나니,
온 집안에 최루가스라도 뿌린듯 어찌나 맵고 재채기가 나던지...
아련한 데모의 기억이 떠올랐네요...눈물 콧물로 범벅이 되던...
버섯의 간은 굴소스를 살짝 넣었는데...정말 굴소스는 조금만 넣어도 맛이 극적으로 변하는 것 같아요.
요새 굴소스를 많이 쓰지는 않지만, 어쩌다, 요리가 정말 하기 싫을 때 쓰면, 제대로 한 몫하는 것 같아요.

날씨가 꾸물거려서 전도 부쳤습니다.
메밀부침 가루 물에 풀어서 소금 약간 넣고, 프라이팬에 지지면서,
위에는 참기름 넣고 무친 김치를 올려 돌돌 말아줬습니다.
메밀전 부치면서 메밀알레르기가 있어 메밀 음식 입에도 못대는 그린님 생각도 살짝 하고..^^
지난번 촬영하면서, 스타일링을 맡아준 스타일리스트에게 참 많이 배웠습니다.
같은 모양의 음식은 가지런하게 밖에 담을 줄 모르는데,
스타일링을 맡아줬던 하실장님은 삐뚤빼뚤하게도 담는데, 그게 그렇게 자연스럽고 예쁜거에요.
그생각이 나길래 메밀전병을 삐뚤빼뚤하게 담아봤는데..제가 담은 건 별로 안 예쁘네요.
그러니까 전문가의 솜씨겠죠.
(이담에 책 나온 다음 책 구입하시거든, 음식 담음새 하나하나 눈여겨보세요. 따라해보셔도 좋을 아이디어들이 꽤 많이 들어있답니다. )
내일은 비가 온다죠?
날씨가 차가워질 것 같은데...감기 들 조심하세요..그저 건강이 젤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