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샌...TV 보다가 "와..저거 맛있겠다!!!"하고 감탄도 못합니다.
제가 맛있겠다 하고 침을 흘리면,
이는 곧 '내가 곧 한번 만들어 볼테다!'하고 자기 맘대로 해석하는 모모씨가 있기 때문입니다.
며칠전, 삼겹살 오븐에 구워서, 다시 팬에 지져내는 걸 보고, 맛있겠다고 했더니,
kimys "왜 안해주냐?"고 해서,
오늘 점심 무렵 마트에 다녀왔습니다.

마침, 당근, 감자, 양파 같은 기본 채소가 단 한알도 없었고,
출출한 밤, 너무 맛있게 익은 김치에 싸먹으면 딱 좋은 두부도 한조각 없고 해서, 갔었습니다.
물가가 올라도 너무 올랐다고 야단들해서, 저 또한 아주 많이 위축되는 것 같았습니다.
딴 때 같으면 감자를 대여섯개씩 담았을텐데, 겨우 3개 담았습니다.
이러면 안되는데..., 물론 속으로는 '조금씩 먹을만큼만 사는 거야, 적게 사는게 아니고...'
요즘같은 때 꼭 쓸 건 써야하는거..맞죠?
삼겹살을 사면서, 보통은 파무침을 해먹는데, 오늘 영양부추샀습니다.
또 제가 영양부추에 적채 넣는 걸 좋아해서 적채도 사고...

삼겹살은 1㎏ 조금 넘게 샀습니다.
사오자마자, 밑간을 했죠.
밑간은 지난 주 '최고의 요리비결'에서 김은경 선생님이 하셨던 대로,
적포도주 3큰술, 씨겨자 2큰술, 간장 1큰술로 재웠습니다.
김은경선생님 레시피에는 소금 후추를 더 넣는 것으로 되어있는데,
저는 마침 스테이크 시즈닝이 눈에 띄길래, 스테이크 시즈닝을 1큰술 정도 넣었습니다.
월계수잎도 세장 올려줬구요.
냉장고 넣어두고, 30분에 한번씩 꺼내서 뒤적여가며, 간이 배도록 했어요.

굽는 방법은 김은경선생님과 달리 했습니다.
저는 일단 호일로 감싼 후, 아랫쪽은 젓가락으로 구멍을 냈어요.
석쇠에 받쳐서, 190℃로 예열한 오븐에 30분간 구웠습니다.

30분후 꺼내서 호일을 모두 벗겨낸 다음,
거죽에 먹음직한 색이 나라구 200℃ 오븐에서 10분간 구웠습니다.
그랬더니, 가운데는 아직 덜 익었습니다.
뭐, 애초부터, 완전히 익힐 생각은 없었습니다. 식탁에서 구우려고 했거든요.

오븐에서 꺼낸 삼겹살을 두툼하게 썰었습니다.
만약 손님 접대를 한다면..여기까지..그러니까 오븐에서 30분+10분 굽는데 까지 해뒀다가,
마지막에 식탁에서 구워도 될 것 같아요.

이걸 달궈진 그릴위에서 다시 한번 구워 먹었습니다.
저희 시어머니 말씀은, "그냥 생삼겹살 구운 것 보다 부드럽고 맛있는 것 같다"고 하시고,
아들은 "스테이크 먹는 기분"이라고 합니다.
kimys는, "맛있기는 한데 들이는 노력 생각하면, 자꾸 해달라고 하기 미안한 삼겹살구이"라고 하네요.
밑간하고, 오븐에 굽고 하는 것이 좀 그래 보였나봐요.
그런데 확실한 건, 적포도주에 재웠던 것이라 돼지고기냄새는 거의 안나네요.
나름 성공!!
곁들인 영양부추의 소스는,
맛간장 3큰술, 식초 1큰술, 참기름 반작은술, 다진 마늘 1작은술, 깨소금 조금 넣고 잘 저은 것입니다.
달래 넣어 끓인 된장찌개에..이만하면, 오늘 저희집은 호화 메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