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어머니께서 오른팔 골절상을 입으신 후, 치료가 다되어 멀쩡해졌지만,
그때부터 새로 생긴 전통, 명절에 친정에 뵈러 가면, 친정에서 밥을 먹지않고, 모시고 외식하는,
그 전통대로..어제도 밖에서 밥을 먹었습니다.
가끔은...그냥 뻔한 명절음식, 탕국에 삼색나물, 삼색전에 엄마가 한 밥 먹고도 싶지만,
kimys의 장모님에 대한 배려이기때문에...
"엄마, 이번 명절은 엄마가 밥 차려주세요.." 이렇게 못합니다...
어제는 연희동에서 샤브샤브를 먹고,
부산여행을 가는 딸아이의 기차시간이 좀 남아서 이대 후문쪽으로 차 마시러 갔었습니다.

저..참 촌스러운가봐요..
세상에...무슨 커피값이 그렇게 비싸요??
보통 커피는 6천5백원, 마끼아또 그런 건 8천5백원이나 하네요.
주스는 한잔에 9천8백원...헉 소리가 새어 나왔지만...엄마랑 딸아이 앞이라..놀라는 척도 못했어요.
그랬는데..커피가 저렇게 로얄 코펜하겐 찻잔에 담겨나와서...용서가 됐습니다..^^
커피 맛보다도..커피 잔 때문에...흐뭇한 시간이었다는...

케이크도 두조각 주문했습니다.
금방 밥 잔뜩 먹어서 배가 부른데도..^^
이 집 고구마 케이크가 맛있거든요...
엄마께 맛보이려고, 고구마 케이크와 블루베리치즈케이크도 한조각씩 주문했습니다.

그랬는데...
고구마케이크는 지놀리 접시에, 블루베리 치즈케이크는 로열 코펜하겐 접시에 담겨나오네요.
"엄마, 이거 무지 비싼 접시야.."
"니 눈에는 접시만 보이나부다..그걸 그렇게 알아보니..."
ㅋㅋ...그렇습니다...그릇만 보이네요...
더불어, 딸에게도 한마디 했습니다.
딸아이, 네덜란드 교환학생 갔을 때, 유럽 여기저기를 헤집고 다니면서 여행을 했는데,
그때 로열 코펜하겐 전시장이라나 박물관이라나..그런 곳에 갔다오면서...엄마를 위해 접시 한장 안사온거 있죠??
"로얄 코펜하겐까지 가면서 맨손으로 오냐? 엄마 생각도 안나?"
"그땐, 그게 그렇게 좋고 비싼 접신지 몰랐지..."

그래..니가 뭘 알겠니..
그리고 알아도...가난한 학생이 뭔 수로 그 접시를 사왔겠니..
내가 용돈 넉넉히 보내 주지도 못했는데...
접시는 안 사왔어도...
이렇게 잘 자라주어서...고맙다...너무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