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싼게 비지떡이라는 새삼스런 교훈!
어제밤에는 새벽 2시까지 부엌에서 달그락 거리며...놀았습니다...
요즘 한창 꽂혀 지내던 우드블럭 때문에....
어제 마지막으로 배송받아...드디어 정리가 끝난 칼들~~
그러면서 새삼스럽게 얻은...싼 게 비지떡이라는 교훈!!,
제 얘기 한번 들어보실래요??
요즘...필요없는 것, 안쓰는 것은 과감하게 정리하는 한편으로,
꺼내놓고 쓰면 편한 것, 좋은 것들은..꺼내놓고 쓰려고 정리하는 중입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칼입니다.
칼이...어쩌다보니, 어마어마하게 늘어버렸습니다.
(제 칼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날잡아서 할게요...)
많이 쓰던 쌍둥이칼 말고,
신용카드의 포인트가 소멸된다고는 하고, 딱히 필요한 건 없고 해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고른 칼,
우리 동네 새로 생긴 대형마트에 회원가입했더니 준 칼,
제가 너무 갖고 싶어하니까, 친정어머니가 여행갔다가 사다주신 남원칼,
벼룩으로 산 사각형 중화칼,
게다가...완소칼, kimys가 사다준 세라믹칼과 이거 한 자루면 걱정이 없는 솔리컷 칼..
이렇게...어마어마하게 많은 칼을 갖게 됐습니다.
이중에서도 중화칼과 세라믹칼, 솔리컷 칼, 남원칼은 좀 꺼내놓고 쓰고 싶은데...꺼내놓을 수가 없는 거에요.
게다가 잘드는 세라믹칼이나 솔리컷 칼로는 손을 베이지 않았는데,
쌍둥이칼로 베어 병원에 가서 손가락을 꿰매기까지하니까, 더 이 칼들을 꺼내놓고 쓰고 싶은 거에요.
그래서..적당한 우드 블럭을 하나 더 사기로 했습니다.
제가 필요한 우드블럭의 조건은,
1. 중화칼을 꽂을 수 있어야 한다, (상자 안에 담아놓고 쓰려니 불편하니까)
2. 식칼을 2개 꽂을 수 있어야 한다, (세라믹칼과 솔리컷칼 제자리 잡아줘야하니까)
3. 가격이 합리적이고 보기 좋아야한다,(이건 필수적인 조건)
였습니다.
그래서 설 전에 백화점과 남대문시장을 돌면서 우드블럭의 가격을 조사했는데...
세상에나...저, 뒤로 넘어갈 뻔 했잖아요.
중화칼을 꽂을 수 있는 우드 블럭은 아예 없고,
식칼은 하나밖에 안 꽂히는 7구짜리 블럭이 거의 30만원 돈인거에요.
칼 세트 값도 아니고, 칼꽂이 하나에 이십몇만원이라는거..좀 심한거 아닌가요?
돌아와서, 웹서핑중 5만원 미만의 블럭을 하나 발견했는데,
이것도 좀 비싼 것 같은데다가 식칼도 하나밖에 꽂을 수 없어서 구매하기 못 누르고, 그냥 지름신을 눌러버렸습니다.
그랬는데 설 무렵 손도 베이고...안되겠더라구요..
설 지나고 나서 다시 그 사이트에 들어갔더니, 이번에는 10구짜리 블럭이 있는 거에요,
살까말까 하다가, 더 싼 곳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가격비교사이트며 경매사이트를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밤 12시에 시작해서 새벽 3시30분까지 모니터를 뚫어져라 보면서, 인터넷에 떠있는 우드블럭을 모두 검색한 결과,
중화칼을 꽂을 수 있는 블럭을 발견했습니다.
중국산이긴 해도 쌍둥이표로 있더만요. 값도 2만6천원인가, 2만8천원인가..그리 비싸지도 않고...
흠이라면 칼은 세자루밖에 안꽂힌다는 거...5구라 해도 가위와 칼갈이 자리 빼고,칼은 꽂을 수 있는 자리는 달랑 셋.
중화칼, 식도, 과도...그것도 과도 자리가 너무 좁아서 쌍둥이 과도도 안꽂힌다는 판매자의 설명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OK캐시백까지 써서 결제하니까, 배송비를 물어도 1만3천원이면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딱 끝내고 자야하는 건데,
중화칼은 해결했으나, 세라믹칼과 솔리컷칼을 꽂을 건 해결보지 못해서, 더 찾은 결과,
식칼이 세자루나 꽂히는 1만2천8백원짜리 블럭을 발견했습니다.
값이 너무 착해, 다른 구매자의 평도 없는데, 오고가는 믿음속에 싹트는 신용사회~를 부르짖으며,
별 의심없이 구매버튼 눌렀습니다.
이제 지난주 주말의 일이었습니다.
길었던 설연휴가 지나고 지난 화요일, 기대속에 도착한 우드블럭들,
쌍둥이표 중화 우드블럭은...그런대로 괜찮았습니다.
어차피 과도 안꽂히는 건 알고 샀고, 식도 자리도 좁긴하지만 그건 중도를 꽂으면 되고,
중화칼 잘 꽂히니까 그건 괜찮았는데...
그 1만얼마짜리는 너무 합니다..정말 해도해도 너무합니다...어찌나 조잡한지...
기대가 컸기때문에 실망도 컸다는 점을 감안하고도, 어쩌면 그런 물건을 팔 수 있는 건지...
값이 싸서, 첨부터 통나무를 깎았을 것이라고는 절대로 기대하지도 않았습니다. 적당히 나무를 붙여 만들었겠지 했었죠.
그런데..막상 받아보니 너무나 엉망,
큼직하게 구멍을 뚫고 칼과 칼의 구획을 나눠주는 칸막이를 붙였는데 그 칸막이 붙인 것도 삐뚤빼뚤,
로고를 차라리 박지나 말지, 자기네 상호는 삐뚜름하게 찍히고..구매페이지에는 이런 로고가 없었습니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그리고 완소칼 두자루에게 미안해서 여기다가는 도저히 못 꽂을 것 같아서,
'이걸 확 반품처리 해?!" 하다가, 또 택배 불러서 보내고 어쩌고 하는 것도 번거로워서,
그냥 구매결정 눌러줬습니다. 대신, '너무 허접하다'고 독하게 상품평 쓰고...
그리고 즉시 그 4만5천원짜리 블럭, 구매하기 버튼 눌렀습니다.
결국...물건값에 배송비까지 1만5천원 정도를 수업료로 쓴 셈이 되었습니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평범한 교훈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하는 수업료!
수만원에서는 많게는 수십만원까지 하는 우드 블럭들, 물론 거기에는 가격거품도 좀 있겠지만,
그래도 비싼데는 비싼 이유가 있는 건데..
그런 물건을 달랑 1만원짜리 한장에 천원짜리 두세장 덧붙여서 사보겠다는 제 욕심,
1만여원짜리 물건이 20만원짜리 물건과 비슷한 수준일거라 기대했던 제 어리석음...
사실..이런 제 과욕이 문제였던 거죠.
앞으로는...최저가라는 문구에 현혹되거나, 지나치게 싼 건...안사게 될 것 같아요..
이번에 한 공부를 교훈삼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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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뿌니
'08.2.16 1:02 AM아싸! 일등맞나요? ^^
2. 뿌니
'08.2.16 1:06 AM요리선생님이라 그러신지 칼 무지 많으시네요~
전 세개 있어요~ 식칼, 과도, 빵칼 각각 하나씩!~ *^^*
손은 좀 괜찮아 지셨어요?3. 김혜경
'08.2.16 1:12 AM뿌니님..잘 지내시죠??
손가락은요..꿰맨자리 표시도 안나고, 아주 잘 아물었어요.
대신 설무렵 돌솥에 스치면서 아주 심하게 데어서, 고생 좀 했어요.
칼은요...명절 같은때 여러개 필요하기도 하고, 요즘에는 별로 안하지만,
책 쓸때 요리사진 찍거나, 아니면 잡지촬영할 때 칼이 여러자루 필요해서 갖게된 건데..
너무 많아요..그렇게 필요없는데...다 치우고 저도 한 세자루만 꺼내놓고 싶은데..그게 잘 안되네요..
이것도 다 제 욕심이죠..4. lorie
'08.2.16 4:03 AM선생님의 생굴무침반찬은 언제보아도 정말 맛있어 보입니다.
5. 행복녀
'08.2.16 4:18 AM선생님~~저도 요리는 못 하는데 칼욕심은 생기더군요~~비싼칼 아니 좋은 칼 보면 갖고 싶은..그런데 저도 우드 블럭이 없고, 사실 칼도 많지는 않아요 ^**^ 앞으로 기회되면 구입해양죠
6. 마니
'08.2.16 7:56 AM식칼은 우드블럭에 꽂아보관하는게 좋은가요??
종류별로 하나씩만 있는데..
친정에선 싱크대에 있는 식칼꽂이에 꽂아뒀는데..ㅎㅎ;;
저의 보금자리에 있는 싱크대에는
꽂아둘 곳이 없어서
그냥 서랍에 넣어뒀거든요...
이거..지름신이 올듯 말듯;;7. 발상의 전환
'08.2.16 8:04 AM싼게 비지떡...
저도 절절히 공감하는 교훈이지만서도...
그 덕에 늘어가는 가계 주름.ㅋㅋㅋ8. 스페셜키드
'08.2.16 9:03 AM흐미 조직 보스님이신줄 알았습니다.
전 공구에 관심이 많지요. 드릴이나 전기톱이런...
못도 작은것을 보고 귀엽다고했더니 못을 귀엽다고 한 아줌마가 제가 처음이라나요?
근데 와 음식 진짜 정갈하고 맛나게보이고 환상입니다.
누가 차려주면 먹을까 냠냠냠9. 새벽이슬
'08.2.16 11:20 AM싸서 구매하면 어떤건 그렇고 어떤건 좋은 품질이고.. 웅.. 난감할 경우가 많앗어요..
속사하시더라도 우쩌 겠어요 좀스고 버리시던쥐~ 반품하셔용~10. 또하나의풍경
'08.2.16 4:20 PM대부분 싼게 비지떡인게 많긴하죠..ㅠㅠ 저역시 싼거 사면서도 좋은 품질을 많이 기대하니 그게 문젭니다요 ㅠㅠ
선생님 저번에 돌솥에 데일 염려가 많다는글 보고 설마..했었는데...손을 데이셨군요.많이 데이신거 같은데 괜찮으신지 궁금해요
베이신데다가 데이셨다니...에궁..올해 액땜 모두 다하셨나봐요...ㅠㅠ11. 김혜선
'08.2.16 8:18 PM우드블럭에 꽂으면 공간절약과 편리함 외에 무엇이 있을까요
몇년전 캐나다 오빠네 갔다가 새언니가준 우드블럭을 가져는 왔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거기다 꽂으면 공기가 잘 안통해서 세균이 생길거라는 생각이 자꾸 들더라고요.
그래서 버렸어요. 그게 그렇게 비싼건지 알았으면 절대 안버렸을텐데..
그래도 아직도 세균문제가 자꾸 생각이 나네요12. 황수연
'08.2.17 2:25 AM싼게 비지떡인 것도 당연하지만, 역시 비싼 물건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생각에 완전 동감이예요...
시누에게 물려받은 저희 딸내미 코트가 백화점에서도 꽤 비싼 브랜드였는데,
물려받으지 한 3년 됐거든요...아마도 한 5년 전쯤 시누가 산듯해요..
코트 단추가 2개나 떨어져서 혹시나 하고 가서 물어봤떠니 당근 AS된다고 하더라구요...
아마도 가격이 그리 비싼건 아마도 나중에 이렇게 사후처리까지 해야하니 그 비용까지
다 포함이 된게 아닐까..싶어요..13. 클라우디아
'08.2.17 2:54 AM전 남편이 독일가서 쌍둥이칼세트를 사줬는데 우드블럭이 없어서 찾다 2001아울렛에서 만원인가 주고 사왔어요. 칼에 비해 너무 저렴하지만 멀리서 보면 그럭저럭 괜챦네요
14. mazingga
'08.2.17 11:40 AMhttp://www.amazon.com/Henckels-19-Slot-Super-Block-Knife/dp/B0000CFNJ0/ref=pd...
아마존에서 작년에 구매대행으로 구입해서 만족하며 쓰고있습니다.
중국칼 수납가능하고요 길이가 9센치네요.
제 헨켈 중국칼 크기는 가로가 8센치쯤 되고요..
아마존에서 henckels block 로 검색하니 주르르 뜹니다.
블럭은 대부분 말레이시아산같애요.
가격이 저렴한 대신 무게가 있어 배송료가 좀나와요.
빌레로이 세일할때 같이 주문했는데
한국백화점의 살인적인 가격 생각히면 참 잘했다 싶어요.
근데....백화점 헨켈의 독일 블럭만큼 매끈한 맛은 없지만
암만 비싸도 중국칼까지 들어가는건 없더라고요.
칼 주루룩 꺼내서 죽 꼽아놨더니 뿌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