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귀한 사진을 한장 손에 넣었습니다.
사진의 주인공은 제가...이 세상에서...
두번째로 사랑하는 여인입니다.
첫번째로 사랑한다고는 말 할 수 없는...
두번째로 사랑하는 그녀입니다.
세살 무렵...
한복 곱게 차려입고, 카메라 앞에 선 그녀,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복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치마를 겹쳐입은 건지 아니면 레이어드된 건지..
암튼 종처럼 부푼 치마에,
저고리도 소매는 배색을 댄 듯...요즘 저고리와는 좀 달라보입니다.
한복을 예쁘게 차려입은 그녀, 손에는 애지중지하던 인형을 들고있네요.
아, 적은 머리숱을 커버하느라 그랬나 봅니다.
머리에는 모자도 썼습니다.
이렇게 예쁘고 어린 그녀가 자라서...처녀가 되고, 엄마가 되고, 할머니가 됩니다.
그녀는...
네...저희 친정어머니 입니다.
지난번부터..."엄마, 엄마 결혼식 사진 한장만 주세요"하고 조르고 있던 참에,
오늘 참 오랜만에 친정엘 갔었습니다.
친정집 마루에는 아버지께서 정리해놓으신 가족앨범이 잔뜩 쌓여있었습니다.
맨위의 앨범을 펼치니..바로 엄마 아버지의 결혼식 사진이 정리되어있었습니다.
그중 한장을 뜯어오려고 하는데..
바로 낯익은 사진...거의 유일한 엄마의 유년 사진이 있었습니다.
"엄마 저 이거 가져가요! 잘 간직할게요...그리구 이 옛날 사진들, 이담에 다 저 주세요..."
아무리 세월은 화살처럼 흘러간다지만..이 사진의 주인공이 어느새 칠십을 훌쩍 넘은 할머니라니...
칠십여년전 사진을 손에 쥐고..참 많은 생각을 봅니다.
나도 참 나이를 많이 먹었구나...아, 나도 우리 엄마처럼 예쁘게 늙어야지....늙으신 우리 엄마한테 잘 해드려야지....
살다보면 가끔씩, 아니 자주 잊게되는 어머니의 은혜를 잊지않기 위해서....이 사진 한장을 꼭 품고 있으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