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전 죽변에서 올라온 대구가 너무 커서, 매운탕이나 맑은탕 끓여먹기는 너무 많은 것 같고 해서,
살을 발라 김치냉장고 안에 넣어뒀습니다.
오늘..뭔가 좀 특별한 걸 해보려구요..
생각했던 메뉴는,
첫번째 메뉴는 대구살 뮤니에르.
이름은 근사하게 뮤니에르지만 한마디로 대구살을 버터에 지져내는 것이죠.
두번째 메뉴는 중국식 생선찜
대구살을 쪄낸 다음 파채와 생강채 올리고, 중국식 생선요리용 간장을 대워서 붓는 것.
마지막이 대구선이었습니다.
대구살을 포 떠서 볶은 채소를 넣고 돌돌 말아 찜통에 쪄내는 거에요.
뭘 할까하다가...먼저 한식인 어선을 하기로 했어요.
대구살은 포 뜨고, 양파 호박 당근은 채썰어서 볶았어요.
김발에 대구살을 얹고..이담이 잘못된 것 같은데...여기에 보통 녹말가루를 살짝 묻힌 후 채소를 얹어야하는건데..그만...
무슨 맘 먹고 그랬는지...달걀을 풀어 생선에 바른 후 채소를 얹은 후 말아서 전기찜기에 30분간 쪘어요.
그랬는데..ㅠㅠ...
김발에 생선이 모두 들러 붙어버린거에요...
조금전 요리책을 찾아보니...달걀지단을 한장 부쳐서 지단 위에 생선살 펴고 채소 올리는 거네요..어흑...
잘 됐으려니 하고 기대하고 있다가 떨어지지도 않는 어선을 보니..기가 막히더라구요...
언젠가..어만두(생선살을 만두피 삼아 만든 만두)했다가 실패했던 쓰라린 기억도 아련히 살아나고...
어쩔까 잠시 고민하다가...중국스푼 몽땅 꺼내...잘라 담았습니다.
소스는 지난번에 만들었던 조림간장에 겨자를 풀어냈어요.
먹을 때는 겨자장을 올려서 먹도록 했는데...kimys, 맛있대요...
보기도 좋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래도...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위로를 해줘서...다음날 성공을 다짐하면서..열심히 먹어줬습니다.
맛은 괜찮더만요...
이럴 줄 알았으면 아예 중국스푼에 생선살 담고, 볶은 채소 올려서 그냥 쪄낼 것 싶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