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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아~~실패 [어선 (魚膳)]

| 조회수 : 8,896 | 추천수 : 82
작성일 : 2006-05-20 21:04:21


며칠 전 죽변에서 올라온 대구가 너무 커서, 매운탕이나 맑은탕 끓여먹기는 너무 많은 것 같고 해서,
살을 발라 김치냉장고 안에 넣어뒀습니다.
오늘..뭔가 좀 특별한 걸 해보려구요..

생각했던 메뉴는,
첫번째 메뉴는 대구살 뮤니에르.
이름은 근사하게 뮤니에르지만 한마디로 대구살을 버터에 지져내는 것이죠.

두번째 메뉴는 중국식 생선찜
대구살을 쪄낸 다음 파채와 생강채 올리고, 중국식 생선요리용 간장을 대워서 붓는 것.

마지막이 대구선이었습니다.
대구살을 포 떠서 볶은 채소를 넣고 돌돌 말아 찜통에 쪄내는 거에요.

뭘 할까하다가...먼저 한식인 어선을 하기로 했어요.
대구살은 포 뜨고, 양파 호박 당근은 채썰어서 볶았어요.
김발에 대구살을 얹고..이담이 잘못된 것 같은데...여기에 보통 녹말가루를 살짝 묻힌 후 채소를 얹어야하는건데..그만...
무슨 맘 먹고 그랬는지...달걀을 풀어 생선에 바른 후 채소를 얹은 후 말아서 전기찜기에 30분간 쪘어요.

그랬는데..ㅠㅠ...
김발에 생선이 모두 들러 붙어버린거에요...
조금전 요리책을 찾아보니...달걀지단을 한장 부쳐서 지단 위에 생선살 펴고 채소 올리는 거네요..어흑...

잘 됐으려니 하고 기대하고 있다가 떨어지지도 않는 어선을 보니..기가 막히더라구요...
언젠가..어만두(생선살을 만두피 삼아 만든 만두)했다가 실패했던 쓰라린 기억도 아련히 살아나고...
어쩔까 잠시 고민하다가...중국스푼 몽땅 꺼내...잘라 담았습니다.

소스는 지난번에 만들었던 조림간장에 겨자를 풀어냈어요.
먹을 때는 겨자장을 올려서 먹도록 했는데...kimys, 맛있대요...
보기도 좋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래도...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위로를 해줘서...다음날 성공을 다짐하면서..열심히 먹어줬습니다.
맛은 괜찮더만요...
이럴 줄 알았으면 아예 중국스푼에 생선살 담고, 볶은 채소 올려서 그냥 쪄낼 것 싶기도 하고...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한번쯤
    '06.5.20 9:08 PM

    주말 1등

  • 2. 애플 그린
    '06.5.20 9:25 PM

    와!! 2등이다

  • 3. 알랍소마치
    '06.5.20 9:44 PM

    그럼 내가 3등?

  • 4. 사랑받는 숲속나무
    '06.5.20 10:05 PM

    어선이 생각 보담 어렵더라구요..세상에 중국 스푼 너무 이뿌네요..^^

  • 5. namu
    '06.5.20 10:30 PM

    선생님도 실패할 때가 있구나! 하며 읽었답니다.
    다음의 멋진 어선 사진 기다릴께요~~~

  • 6. 사비에나
    '06.5.20 11:09 PM

    그거 예전에 실습해봤는데 어려웠어요
    실패하셨어도 뒷처리가 근사하세요
    말씀안하셨으면 그냥 저런식으로 만드는 다른 무슨 요리인줄 알았을지도 몰라요 ^^

  • 7. 두정댁
    '06.5.21 1:58 AM

    제가 요리학원에서 한식조리사 준비하는 동안 동태포뜨서 어선하는건 확실히 배웠는데 배울때
    뿐 안하게되네요....

  • 8. 서산댁
    '06.5.21 11:15 PM

    저도...
    어선배울때....
    힘들었는데, 지금은.. 할 생각도 못해요. ㅎㅎ

  • 9. 산군
    '06.5.22 4:55 AM

    보통 요리를 못하면 디스플레이가 통달되던데 샘님은 요리도 잘하시고 장식 아이디어도 번뜩이시니 부럽습니다요! 요즘 열쉬미 요리공부하는데 다덜 '폼은 그럴듯한데...' 요러잔아여
    역시 안되나 하고 포기직전이에요.

  • 10. 연주
    '06.5.22 10:14 AM

    와~~ 중국스푼에 올려 놓은 센스 배우고 갑니다.
    갑자기 또 중국스푼이 사고 싶어 진다는 ㅡ.ㅜ
    어선~~ 어선~~ 어선이 뭔지 모르는 무식한 아짐 검색하러 갑니다. ^^

  • 11. 최정하
    '06.5.22 5:27 PM

    실패작이라고 하지만 보기 좋은데요.

  • 12. 얼~쑤우
    '06.5.22 11:05 PM

    실패하신거라고는 하나, 정말 그래도 근사한걸요! ^^

    저 예전에 배울 때는 김발 위에 베보자기 깔고 그 위에 생선 올렸어요. 그리고 가루 좀 묻히고 속 넣은 후에 잘 돌돌 말아서 김발과 보자기로 말은 채로 고대로 쪄냈었어요.

  • 13. 퍼어얼
    '06.5.27 9:17 AM

    저 그전에 요리학원 다닐때 어선 한 번 해 봤는데.... 으악 너무 번거롭고 ㅋㅋ 번거러운거에 비하면 먹잘것도 없고.....ㅋㅋ 그래도 식구들은 환호했었죠. 그 다음엔 엄두도 안나서 한 번도 안해봤어요... 참 대단하세요... 모두들

  • 14. 또리
    '06.6.10 2:49 AM

    요리학원에서의 어선은 김발 위 면보에 생선살을 잘 겹치고 칼로 다지고 한번 말고는 아래 면보를 바깥쪽으로 빡빡하게 잡아당겨줘야 나중에 생선살이 촘촘하게 말려서 쪄도 살들이 엉성하게 부셔지지 않습니다. 저도 어선 계속 실패하다가 면보를 빡빡하게 잡아줘야한다는 가장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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