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만두, 곱창전골, 그리고 스끼야끼...

커다란 전골냄비에 쇠고기며 굴, 연근 배추 버섯 등을 넣고, 당면까지 넣은 다음,
달달한 국물을 부어 식탁위에서 바글바글 끓여먹던 스끼야끼...
친정어머니는 꼭 굴과 연근을 넣으셨더랬어요.
굴은 그렇다 치더라도 연근은 왜 넣으시는지..너무너무 싫었거든요. 절대로 안먹었죠.
또 다른 식구들은 건더기를 건져서 달걀에 찍어먹는데..
저는 날달걀에 찍어먹는 것도 싫어서, 그냥 고기와 당면만 건져먹었습니다.
풀무원 게시판에 보니까 루비레드님이..샤브샤브 자주 해먹느라 가정경제가 흔들린다고 쓰셨던데...
저도 그렇답니다..^^...샤브샤브용 고기만 보면 산다는...
오늘은 볼 일이 있어서 상암동 까르푸를 들러서 일산 하나로클럽까지 갔었는데,
까르푸에서 샤브샤브 고기를 샀으면서도 하나로에서 또 샀다는..
하나로꺼는 냉동육이라서, 한 팩 정도 냉동고에 넣어두면 아주 유용할 것 같아서 또 집어들었어요.
까르푸에서 고기를 집어들 때는 오늘 저녁 샤브샤브 해먹어야지 했었는데,
하나로에서 바로 그 연근을 발견하는 순간 마음이 바뀌어 스끼야끼를 했습니다.
어렸을 때 그리 싫어하던 연근이었는데..^^;;
스끼야끼 레시피입니다.

재료 (4인분)
요리국물 샤브샤브진 1봉지, 물 1컵(240㎖), 간장 2큰술, 설탕 2큰술
쇠고기(샤브샤브용) 400g, 굴 100g, 배추 100g, 연근채 100g, 맛타리버섯 100g, 해송이버섯 100g, 팽이버섯 200g, 파 1대
당면(마른 것) 100g, 달걀 4개
만드는 법
1. 제일 먼저 당면을 뜨거운 물에 담가 30분 정도 노골노골하게 놔둡니다.
2. 재료들, 굴 배추, 연근, 맛타리버섯, 해송이버섯, 팽이버섯, 파 등을 모두 손질해둡니다.
3. 물을 펄펄 끓인 후 당면을 삶은 후 찬물에 2~3번 씻어 체에 받쳐놓습니다.
4. 샤브샤브진에 물과 간장 설탕을 넣고 끓입니다.
5. 냄비에 쇠고기 굴 당면 연근 배추 팽이버섯 맛타리버섯 해송이버섯을 모두 둘러 담습니다.
6. 위에 대파를 올리고 국물을 부어 보글보글 끓입니다.
7. 각자 앞접시를 놓고 달걀을 푼 후 달걀에 건더기를 찍어 먹습니다.
Tip!
※ 간장과 설탕은 각자 입맛에 맞게 조절하세요. 이대로 하면 조금 싱겁습니다.
※ 건더기를 따로 간장이나 소스에 찍어먹지 않아도 됩니다.
※ 고기를 좋아한다면 더 준비했다가 한번 고기를 건져먹은 뒤 넣어주면 됩니다.
※ 해송이버섯은 새로 나온 버섯으로 약간 쌉싸름한 맛이 납니다. 다른 버섯으로 대체해도 됩니다.
김치 딱 한가지만 상에 올려놓고 먹었는데..김치에도 젓가락이 가지질 않았습니다.
반찬을 이것저것 놓지 않아도 되니까 상차리는 것도 쉽고, 먹은 후 먹다남은 음식 정리할 일도 없어 간단하고 좋았습니다.
설거지 간단하고, 정리가 쉬운 것도 좋았지만...
더 좋은 것은 추억을 먹을 수 있어서 입니다.
스끼야끼 냄비에서 당면을 건지면서, 지금은 너무 늙으신 우리 부모님의 젊은 모습이 보였고,
쇠고기를 건지면서 먹성 좋은 까까머리 오빠랑 동생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그리운 시절이 바로 손앞에 잡힐 듯 제 눈 앞에 펼쳐졌는데...젊음을 잃어버린 우리 아버지는 또 건강이 안좋으시고...
kimys는 '스끼야끼'라는 일본 이름 대신 다른 전골로 이름지어 부르라고 하는 걸...
"그럼 샤브샤브나 스파게티도 한국이름으로 고쳐야겠네??" 하면서 '스끼야끼'라는 단어를 고집했습니다.
오늘 제가 먹은 스끼야끼는 음식이 아니라 추억이었기 때문입니다.